현빈·정우성 등과 호흡…"누군가의 동생 役 해보고 싶었어"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우도환이 '메이드 인 코리아'와 함께 두 번의 계절을 보냈다. 동시에 우도환 역시 한 캐릭터의 성장을 두 시즌에 걸쳐 고민하며 배우로서 새로운 것을 배웠다.
우도환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각본 박은교, 연출 우민호, 이하 '메인코2')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백기현을 맡은 그는 시즌1부터 시즌2까지 참여하며 겪은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23일 6부작을 끝으로 막을 내린 '메인코2'는 더 큰 욕망을 향해 폭주하는 백기태(현빈 분)의 여정을 그린 누아르 드라마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시즌1은 1970년대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백기태를 중심으로 각자의 욕망과 신념을 가진 인물들의 관계를 쌓았다. 9개월 후인 지난 9일 첫 공개된 시즌2에서는 절대 권력의 공백 속 중앙정보부와 합동수사본부가 맞붙고, 9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장건영(정우성 분)과 형의 폭주를 막으려는 백기현까지 각자의 이해관계가 충돌했다.
우도환이 연기한 백기현은 시즌1의 풋풋한 소위에서 시즌2의 보안사 중령으로 성장했다. 형 백기태를 어려워하면서도 누구보다 동경했던 동생은 9년의 시간을 지나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특히 시즌2에서는 장건영과 백기태 사이에서 어느 편에 설 것인지 끊임없이 선택을 요구받는다.
우도환은 "기현이의 선택이 중요한 시즌이었다 보니 부담도 있고 책임감도 있었다"며 "장건영은 어느 편에 설 건지 정했냐고 물어보고, 형도 전화로 계속 압박하다 보니 조이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실제로 기현을 둘러싼 환경 자체가 인물을 압박하는 구조였다. 여러 인물에게 감시받는 동시에 자신의 선택까지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기현의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감독님은 흔들림이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어느 편에 설지 안 보였으면 좋겠다고요. 그런 기조를 끝까지 가지고 가길 바랐던 것 같아요. 저 또한 제 캐릭터를 가볍게 갖고 가면 안 되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백기태에게 총구를 겨누는 장면도 같은 맥락에서 접근했다. 우도환은 백기현이 형을 죽이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강한 방식으로 백기태에게 멈춰달라고 말하는 장면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방아쇠를 당기는 연기 역시 하지 않았다. 형에게 일본으로 떠나라고, 자신이 누나와 민주를 책임지겠다고 말하는 기현의 행동에는 마지막까지 가족을 놓지 못하는 마음이 담겼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백기태를 향한 기현의 감정은 사랑과 두려움이 공존한다. 가장 큰 형이자 어린 시절부터 동경했던 대상이지만, 동시에 자신을 끊임없이 압박하는 존재이기도 했다. 우도환은 "형을 어려워하는 동생이고 싶었다"며 실제 대본보다 형제 사이의 거리감을 크게 설정했다. 존칭을 제대로 사용하려고 했던 것도 같은 이유였다.
"원래 대본은 존칭이 아니었어요. 조금 더 가까운 형제였죠. 형을 어려워하는 동생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거기에 제가 실수도 했기 때문에 호랑이 앞에서 꼬리 내린 강아지처럼 형의 눈빛만 봐도 도망치고 싶은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그렇다고 기현이 처음부터 형의 뜻에 따라 군인이 된 것은 아니다. 우도환은 "형이 시킨다고 해서 군인이 됐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형이 군인이었던 모습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그 모습이 멋있었고 형처럼 되고 싶어 했던 마음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누구보다 열심히 해서 수석 성적을 냈고 그때서야 형에게 떳떳한 말을 들었다. 때문에 내가 최고가 돼야 형에게 사랑과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점에서 우도환이 시즌2의 백기현을 두고 선택한 표현은 '키맨'이 아닌 '아킬레스건'이었다. 사건의 열쇠를 쥔 인물이라기보다 백기태가 끝까지 외면할 수 없는 약점에 가깝다는 의미다. 백기태에게 가족은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이유이자 동시에 가장 큰 약점이었다. 동생 백기현은 바로 그 지점을 건드리는 존재였다.
우도환은 "동생들을 위해서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백기태에게 기현은 어떻게 보면 걸림돌이지 않나. 형에게 큰 고민을 안겨주는 존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시즌1에서 일부 시청자들은 백기현을 두고 '중2병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우도환 역시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그는 당연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우도환은 "시즌1은 확실히 철이 없어 보이려고 한 것도 있다"며 "이제 임관을 한 소위가 20대 초반이다. 현실을 모르는 어린 나이기 때문에 전쟁터에 가겠다는 말을 형 앞에서 당당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전 어쩔 수가 없어요. 무조건 기현이 편이에요. 기현이의 행동이 납득이 안 된다고 할 때 왜 이해가 안 되지 싶어요. 당연한 거 아닌가요.(웃음)"

두 시즌을 거치며 우도환이 얻은 것은 백기현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이해만이 아니었다. 오랜 시간 함께한 선배 배우들을 보며 배우로서 어떤 길을 걸어가고 싶은지도 생각하게 됐다. 시간이 지나도 작품에서 계속 찾는 배우, 존재만으로도 신뢰를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다.
우도환은 "요즘 선배님들을 만나면 아직도 대체 불가 배우로 남아 있는 것 자체도 멋있고,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존경심이 생긴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동시에 나도 저런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시즌제 작품인 만큼 떠나보내는 마음도 남달랐다. 한 인물을 오랜 시간 붙잡고 고민한 만큼 촬영이 끝났다고 쉽게 털어내기 어려웠다. 우도환은 "'사냥개들'을 비롯해 시즌제 작품을 경험하면서 한 인물과 작품에 쏟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애착 역시 커진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작품을 마친 뒤에도 우도환은 백기현만을 앞세우지는 않았다. 자신이 맡은 인물의 이야기를 넘어 각자의 욕망과 신념이 충돌하며 만들어낸 '메인코' 전체의 힘을 봐주길 바랐다. 두 시즌을 모두 경험한 배우이기에 할 수 있는 마지막 인사이기도 했다.
"'메인코'를 찍으면서 뻔한 말이지만 너무 많이 배웠어요. 이 말을 제일 드릴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배우로서 좋은 필모그래피가 하나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저에게 있어서 뜻깊고, 과연 시즌2가 끝일까라는 생각도 들어요. 아직 안 본 분들은 재밌게 봤으면 좋겠어요. 기현이만 봐달라고 하기도 싫어요. '메인코'가 주는 힘이 있다고 생각해요. 제목만으로도 애국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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