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정치
"자작극" 선 그은 김여정…지뢰 폭발 둘러싼 北 셈법
북한, 30일 김여정 명의 담화 발표
"실지사격 시 가차없는 보복" 위협
2015년식 확전 사전 차단·韓 압박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30일 담화를 통해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의 책임을 전면 부인하며 실제 사격 시 보복을 예고했다. /더팩트 DB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30일 담화를 통해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의 책임을 전면 부인하며 실제 사격 시 보복을 예고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정소영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의 책임을 전면 부인하며 실제 사격 시 보복을 예고했다. 북한이 한국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 담화를 낸 것을 두고 2015년 ‘목함지뢰 사건’과 같은 사태 전개를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은 30일 ‘도발의 장본인들은 자작광대극의 대가를 각오해야 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김 부장 담화를 발표했다.

김 부장은 지난 21일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해 "도발 시기와 수법에 있어서 10여년 전 세상을 소란하게 했던 목함지뢰 사건을 그대로 방불케 하는 명백한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5년 8월 서부전선 DMZ 목함지뢰 사건 발생 후 우리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바 있다. 북한은 당시 남북 고위급 접촉을 제안했고, 지뢰 폭발에 유감을 표명했다.

김 부장은 북한군의 군사분계선(MDL) 침범 가능성도 부인했다. 그는 "우리 군대는 두 해 전부터 국경 강화 사업의 일환으로 남부 국경 일대에서 차단물공사를 진행하고 있고 이는 그 어떤 군사적 목적과는 무관한 철저한 주권행사일 뿐"이라며 "한국 군부가 떠들어대고 있는 우리 군인들의 월선이라는 것은 정세 격화의 책임을 우리에게 넘겨씌워 보려는 의도적이며 계획적인 억지 주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군인들은 단 한 번도 국경선을 넘어선 적이 없다"며 "우리는 결코 국경선 일대에서 벌어지는 우려스러운 적대행위들을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사고 원인에 대한 최종 판단이 나오기도 전에 김 부장 명의의 담화를 낸 것은 사건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진은 북한 개성특별시 기정동 마을에 펄럭이는 인공기. /박헌우 기자
북한이 사고 원인에 대한 최종 판단이 나오기도 전에 김 부장 명의의 담화를 낸 것은 사건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진은 북한 개성특별시 기정동 마을에 펄럭이는 인공기. /박헌우 기자

또 "만약 남부국경영구화공사를 진행하는 우리 군인들을 향해 한국군 깡패들이 경고사격이 아닌 실지사격을 가해 온다면 우리 국경부대들은 즉시적이고 가차없는 보복을 가할 것"이라며 "최근 도발이 잦은 한국군 3군단 21보병사단 비무장지대 방향에 우리 군대는 전술적 반격 수단들을 증강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위협했다.

이번 담화는 김 부장이 직접 대응에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방성이나 총참모부의 차원의 실무적 대응을 넘어 대남 메시지 수위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방부 실무 차원의 기술적 상응조치 논의를 건너뛰어 청와대의 정치적 판단을 직접 압박했다"며 "국방성·총참모부의 실무형 반박이 아닌 김 부장 대응으로 단번에 도약한 것은 실무 영역에서 정치적 결단의 영역으로 이동"이라고 짚었다.

북한이 사고 원인에 대한 한국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도 전에 김 부장 명의의 담화를 낸 것은 사건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015년 목함지뢰 사건을 직접 소환해 당시와 같은 대북 확성기 재개 등 대응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하고, 향후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쟁에서 선제적으로 입지를 확보하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군 당국은 지난 28일 지뢰 폭발 사고가 북한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북한 매설 지뢰로 최종 판정되면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지난 7월 5일 신형 구축함 강건호의 무기체계 시험을 참관했던 모습. /뉴시스. 조선중앙TV 갈무리.
군 당국은 지난 28일 지뢰 폭발 사고가 북한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북한 매설 지뢰로 최종 판정되면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지난 7월 5일 신형 구축함 강건호의 무기체계 시험을 참관했던 모습. /뉴시스. 조선중앙TV 갈무리.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지뢰 매설에 대한 한국의 군사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의도가 강하다"며 "현재 지뢰 도발 사건 회피하면서 마치 다른 분쟁이 일어날 수 있는 것처럼 위기감을 조성해 한국에 대응 수단을 약화시키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2015년식 문제 해결 방식 거부한 것"이라며 "진실 공방 속에 향후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21사단이 특정돼 접경지역의 우발적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3군단 21사단 방향으로 전술반격수단을 증강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해당 지역을 포함한 전 전방 부대의 경계·감시 태세를 고도화하고 즉각적인 대응 화력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육안 판별이 모호한 경계선에서의 우발적 불씨가 대규모 충돌로 번지지 않도록 현장 수칙(교전규칙)을 정교하게 관리해야 한다"고도 전했다.

앞서 지난 21일 서부 최전선 육군 25사단 관할 DMZ에서 수색로 개척 작전을 수행하던 우리 군 간부 3명이 북한이 매설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 사고로 크게 다쳤다.

강현우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30일 입장문을 통해 "북측의 사과와 함께 책임 있는 조치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향후 발생하는 상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혀둔다"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지난 28일 지뢰 폭발 사고가 북한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북한 매설 지뢰로 최종 판정되면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upjsy@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