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하고도 팬들 비난과 조롱 빗발쳐
50여 년 전으로 되돌아간 한국야구 수준

[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대한민국 야구가 아시안게임 5연패에 성공했다. 한국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3-1로 이겼다. 25일 일본전 0-5 패배를 이틀 만에 설욕한 한국은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아시안게임에서 5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경기 뒤 각종 야구 관련 사이트는 우승 축하 대신 비난과 조롱 문구가 줄을 이었다. 병역 혜택을 취소하라는 분노의 글도 눈에 띄었다.
한국야구의 수준에 실망했기 때문이다. 야구팬들은 국내 프로야구의 인기와 선수들의 고액 연봉에 걸맞는 성적을 기대했다. 실업 선발이 출전한 일본과 대등한 경기를 원한 게 아니다. 최소한 경기 내용 면에서 한국 프로야구의 자존심을 세워주길 바랐다. 하지만 일본과의 두 차례 경기 결과는 야구팬들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첫 번째 일본과의 대결에선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완패했다. 프로선수 답지 않게 순간 대응력이 크게 떨어졌다. 감독은 무능의 극치를 보였다. 결승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타자들의 적극적 공격이 달라졌지만 많은 찬스를 후속타 불발로 날렸다. 경기 후반 뒤집힐 뻔한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우승 뒤 선수들이 뒤엉켜 기뻐했지만 단 한 명 김도영은 굳은 표정을 지었다. 다른 선수들이 김도영을 감싸 안았지만 무표정한 모습으로 고개를 숙였다. 김도영은 1-1인 8회초 3루 앞 강습 안타로 결승타를 때린 이 경기의 히어로였다.
김도영은 왜 웃지 않았을까. 아니 웃지 못했을까. 김도영은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다. 이날 우승으로 병역 특례를 받게 됐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는 김도영으로선 한결 안정된 환경에서 야구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김도영은 웃을 수 없었다.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올해로 프로야구가 출범한 지 45년째가 됐다. 그동안 한국야구는 얼마나 발전했나. 1977년 대륙간컵대회에서 한국이 처음으로 우승했을 때 한국은 일본 사회인 야구 선발을 이겼다.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도 한국은 일본 사회인 야구팀을 눌렀다. 두 대회 모두 한국은 아마추어 선수들이었다. 2026년 한국 프로야구 최정예 선발팀은 일본 사회인 야구 선발팀과 1승 1패를 기록했다. 내용 면에선 오히려 밀렸다. 50여 년 전과 달라진 게 없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라는 허울에 겉멋만 잔뜩 들었을 뿐 내실은 나아진 게 없다. 김도영의 웃음기 사라진 표정에서 해답을 찾는다.

daeho902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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