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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수학 만점' AI 안경 어쩌나…반입금지·응시제한은 한계
최근 AI 안경 부정행위 잇따라 적발…해외도 확산
수능 반입 금지 규정만…구체적 대책은 '협의 중'


시중에 판매되는 인공지능(AI) 안경의 모습. 최근 공인어학시험과 국가기술자격시험 등에서 '인공지능(AI)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일반 안경과 외관상 구분하기 어려운 AI 안경 특성상 현장에서 이를 식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메타(Meta) 홈페이지 캡처
시중에 판매되는 인공지능(AI) 안경의 모습. 최근 공인어학시험과 국가기술자격시험 등에서 '인공지능(AI)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일반 안경과 외관상 구분하기 어려운 AI 안경 특성상 현장에서 이를 식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메타(Meta) 홈페이지 캡처

[더팩트ㅣ이예리·김태연 기자] 최근 공인어학시험과 국가기술자격시험 등에서 '인공지능(AI)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잇따라 적발됐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교육당국은 아직 구체적 제재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광주에서 소방설비기사 자격시험을 치른 응시자가 AI 안경을 썼다가 적발돼 국가기술자격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같은 달 서울과 목포에서 치러진 전기산업기사 자격시험에서도 AI 안경을 착용한 응시자가 적발됐다. 지난 6월에는 대구와 울산에서 가스기능사 시험에 응시한 수험생이 AI 안경을 착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토익(TOEIC) 시험에서도 AI 안경을 착용한 응시자가 연달아 덜미를 잡혔다.

AI 안경은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 등의 기능이 있는 첨단 기기다. 생성형 AI 기술을 안경에 적용해 이용자의 시선이나 음성, 주변 소리 등을 토대로 즉각적인 질문과 답변이 가능하다. AI 안경을 이용하면 단순한 정보 검색뿐만 아니라 문제 풀이나 실시간 질의응답도 가능하다. 하지만 일반 안경과 외관상 구분하기 어려워 식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해외에서도 AI 안경 부정행위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만에서는 지난 5월 국립대만대학교 입학시험 중 AI 안경을 쓰고 시험을 본 응시생이 적발돼 0점 처리됐다. 중국의 화난농업대학에서 치러진 학부 기말고사에서는 AI 안경 등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적발돼 시험 감독관들이 금속탐지기로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의 안경과 귀 주변까지 확인했다. 결국 중국 교육당국은 지난 6월 대학입학시험 '가오카오' 당시 '모든 수험생은 시험장 보안검색 과정에서 착용하거나 소지한 안경에 대한 별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안내문을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AI 안경 부정행위를 막을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오는 11월19일 수능에서 AI 안경 부정행위 활용이 우려된다. 한 유튜버는 지난 6월 AI 안경을 착용하고 수능 수학 모의고사 30문항을 18분만에 풀어 1등급을 받는 과정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네이버 수험생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국가시험에서 AI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 적발사례가 꽤 있는 듯한데 수능장에서 철저히 단속했으면 좋겠다"며 "열심히 정직하게 한 아이들이 억울하지 않도록 AI 안경 사용자를 철저히 골라냈으면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2027학년도 수능에서 AI 안경을 포함한 모든 전자기기는 시험장 반입이 금지된다. 하지만 수능을 53일 앞둔 이날까지 매뉴얼의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세부계획 공고문' 캡처
2027학년도 수능에서 AI 안경을 포함한 모든 전자기기는 시험장 반입이 금지된다. 하지만 수능을 53일 앞둔 이날까지 매뉴얼의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세부계획 공고문' 캡처

이번 수능에서 AI 안경을 포함한 모든 전자기기는 시험장 반입이 금지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지난 6월 발표한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세부계획'에는 "시험 중 휴대폰, 스마트 안경 등을 포함한 모든 전자기기는 반입이 금지되고, 소지하는 경우 부정행위로 처리한다"고 명시돼 있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오는 10월에는 수능 감독관을 대상으로 AI 안경 관련 대응 매뉴얼을 배포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매뉴얼의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 시험장 입실 전 별도의 검사도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매뉴얼 내용은 아직 협의 중"이라며 "매뉴얼 제작은 평가원이 하고 있고 교육부에서도 대책을 수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만 했다. 이어 "현재 부정행위 적발 시 수능 응시 제한을 강화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라며 "안경 외형 특징을 확인하거나 응시자의 특이행동을 관찰하는 것도 검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반입 금지 규정만으로 AI 안경 부정행위를 막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형남 한국AI교육협회 회장은 "단순히 전자기기 반입 금지라고 하는 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AI 안경 사용을 규제할 수 있는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AI 안경은 일반 안경과 외관상 거의 구별하기 어려워 감독관이 육안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통일된 감독 지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출시된 AI 안경들의 특성에 맞춰 시험 환경을 갖춰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 교수는 "시험장에 들어서기 전 통신 모듈이나 특수 렌즈, 카메라 등의 탑재 여부를 식별할 수 있는 장비를 활용해 검사를 실시하고, 시험장 내부에서도 AI 안경을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을 마련해야 한다"며 "학생의 이상 행동이 확인될 경우 부정행위로 판단하는 등 일정 수준의 시스템과 절차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yeri@tf.co.kr

pad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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