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혼동…"명장 간판 보고 갔다가 실망"

[더팩트ㅣ이다빈 기자] '대한민국제과명장', '제과명장이 만드는 빵집'
최근 들어 명장 문구를 사용하는 베이커리가 곳곳에 눈에 띈다. 국가에서 공식 인정한 제과·제빵 분야 '대한민국명장'은 17명 뿐이만 일부 베이커리에서 유사한 명칭을 내세우면서 소비자들이 속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서울 종로구의 한 베이커리 매장에는 제과·제빵 명인증서를 비롯해 각종 음식경연대회 상장, 기사 스크랩 등이 액자에 담겨 벽에 걸려 있었다. 매장명에는 명인 문구를 사용하고 있었다. 다만 고용노동부장관 명의의 대한민국명장 명패나 인증서 등은 보이지 않았다.
명장과 기능장, 명인, 장인 등은 모두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기술자를 뜻한다. 다만 각 명칭마다 법적 근거와 선정·인증 주체, 자격 요건이 다르다. 특히 대한민국명장은 숙련기술장려법에 따라 15년 이상 종사한 최고 수준의 숙련기술자를 대통령 명의로 선정한다. 숙련기술 보유나 숙련기술 발전 기여도 등을 심사하며 서류와 현장실사, 면접 과정을 거친다. 제과·제빵 분야에서는 지난 2000년부터 2024년까지 총 17명이 대한민국명장으로 선정됐다. 반면 명인이나 장인은 민간단체나 사설 협회, 학회 등의 자체 규정에 의거해 지정하는 것으로 국가공인 칭호와 구분된다.
숙련기술장려법 제11조에 따르면 대한민국명장이 아닌 자는 대한민국명장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지 못한다. 유사 명칭을 사용할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업무표장에 등록된 대한민국명장패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상표법 제230조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문제는 일부 베이커리에서 대한민국명장과 혼동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해도 현행법상 유사 명칭에 해당되지 않아 사실상 제재가 어렵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에는 매년 10건 이상 관련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공단은 신고 접수 후 해당 업체에 유사 명칭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구두나 서면으로 안내하지만 애매한 유사 명칭 기준으로 과태료 부과까지는 현실적 어려움이 따른다.
공단 관계자는 "국호인 대한민국명장을 활용한 명칭을 사용했을 경우에는 문제가 된다"면서도 "명장이나 명인이라는 표현 자체는 고유명사기 때문에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고 했다. 이어 "구두 안내에 이어 2차로 서면 공문을 보내기도 하지만 미조치에 따라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되는 경우는 현재까지 없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혼란을 야기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X(옛 트위터)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빵 좋아하는 사람들 이제 명장과 명인의 차이를 헷갈리지 마라"며 "정부로부터 인증받은 국가 칭호인 제빵 명장은 단 17명이다. 민간단체가 주는 것과 완전히 다르고 기능장 자격증과도 별개"라는 글이 올라왔다.
"진짜 국가 명장이 운영하는 곳인지 궁금하면 간판이나 인증서에 대한민국명장 문구가 있는지 확인하면 된다", "명장 외에 다른 칭호는 외부 업체 등에서 발급해주는 민간 증서다. 명장은 기술력은 물론 업계 기여도까지 까다롭게 심사해 뽑히는 것이다", "유사 명칭이 널리 사용돼 손님들이 착각하기 쉬운 상황인 것 같다" 등 내용도 있었다.
대학생 이모(23) 씨는 "명장·명인이라는 간판을 보고 찾아갔는데도 기대했던 만큼 엄청 맛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며 "민간에서 부여하는 비슷한 명칭이 많다 보니 국가에서 인증받은 명장 베이커리로 알고 방문했다가 실망하는 경우도 많을 것 같다"고 했다.
50대 남모 씨는 "명장·명인이라는 명칭을 보면 인정받은 실력자라고 생각할 뿐 그 차이를 잘 알지는 못했다"면서 "오해할 수 있는 명칭을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