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부모님·연인·친구와 함께 즐기는 맞춤 공연 가이드

[더팩트|박지윤 기자] 멀리 떠날 계획을 세우지 않았어도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다면, 연휴 중 하루만 공연장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
현재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인기 애니메이션과 그림책을 무대화한 무대부터 대형 공연장에서 만나는 화려한 대작까지, 장르와 규모가 각양각색인 여러 뮤지컬이 관객들의 익숙한 일상을 특별한 시간으로 바꿔주고 있다. 당연히 모든 공연을 즐기면 좋겠지만, 한정된 시간과 부담스러운 티켓 가격 등을 고려해 연령과 취향에 따라 골라볼 만한 작품들을 살펴봤다.

◆ 그림책과 애니메이션이 무대 위로?…이번 연휴가 마지막 기회
TV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 시즌6을 바탕으로 한 '프린세스 캐치! 티니핑'과 백희나 작가의 베스트셀러 그림책을 원작으로 하는 '알사탕'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는 27일까지 각각 티켓링크 1957 씨어터와 서울숲 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먼저 '프린세스 캐치! 티니핑'은 지난 1월 서울 초연을 시작으로 전국 21개 지역을 돌고 다시 서울을 찾는다. 작품은 마술과 뮤지컬 그리고 퍼펫(사람이 조종해 움직이게 만드는 인형이나 꼭두각시)을 결합한 패밀리 쇼뮤지컬로, 마술사 이은결이 총감독을 맡고 홍승희가 연출했다.
앞서 국내 오리지널 IP(지식재산권)인 '캐치! 티니핑'은 극장판 '사랑의 하츄핑' 시리즈로 영역을 확장하며 기존 팬덤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다. 이어 애니메이션 속 세계관을 실제 무대 위에 구현한 쇼뮤지컬로 관객과의 접점을 넓히며 콘텐츠의 재미를 스크린에서 무대까지 확장하고 팬덤의 새로운 관람 경험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은결 총감독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퍼펫 오브제와 퍼펫티어의 움직임을 활용해 캐릭터의 개성을 무대 위에 상상하게 펼쳐내고, 기존 뮤지컬 형식에 다채로운 쇼 요소를 더하며 어린이와 부모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패밀리 쇼뮤지컬을 완성했다. 주요 예매처에서 장르별 예매율 1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하고 있는 만큼, 온 가족이 함께 특별한 관람 경험을 즐기고 싶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공연이다.
'알사탕'은 주인공 동동이가 우연히 문방구에서 얻은 신비한 알사탕을 입에 넣은 순간 그동안 듣지 못했던 사람들과 사물의 소리를 듣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원작의 매력은 짧고 담백한 문장으로 아이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남긴 깊은 공감과 여운이다.
그리고 무대는 붉은 단풍나무와 골목길 세트 그리고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원작 감성을 그대로 재현하고, 60분이라는 부담 없는 러닝타임으로 어린이 관객들이 지루할 틈 없이 극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에 따라 공연은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감수성을 툭 건드리고 어른들에게는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시간을 선물하고 있다.

◆ 화려한 볼거리부터 강렬한 서사까지…이유 있는 뜨거운 인기
친구나 연인 혹은 부모님과의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오랜 시간 관객들의 선택을 받아온 스테디셀러나 압도적인 무대 규모를 자랑하는 작품 등 대형 뮤지컬도 좋은 선택지가 될 듯하다.
먼저 '엘리자벳'은 합스부르크 왕가가 통치하던 오스트리아 제국을 배경으로, 자유를 갈망했던 황후 엘리자벳의 삶과 그의 곁을 맴도는 초월적 존재 죽음(Der Tod)의 관계를 그린 작품이다. 1992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초연된 이후 세계 각국에서 공연됐고 국내에서도 지난 다섯 시즌 동안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
이번에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화려함과 위압감을 고스란히 담아낸 거대한 무대 세트부터 엘리자벳의 화려한 머리장식을 모티브로 한 대형 액자와 드레스 등 인물을 상징하는 오브제까지 더해지는 등 초연부터 이어져온 원작의 서사와 음악을 바탕으로 시각적 요소를 새롭게 구성한 뉴 프로덕션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여기에 린아 이지수 카이 서경수 고은성 노윤 등이 처음 합류한 만큼, 각자의 해석으로 캐릭터에 새로운 색을 입히며 작품에 신선한 활력을 더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전에 '엘리자벳'을 관람했던 이들이라면 이번 시즌만의 차별화된 지점을 찾으면서 또 다른 시선으로 즐기는 것도 색다른 관람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단순한 판타지나 호러를 넘어 농도 짙은 로맨스 뮤지컬을 즐기고 싶다면 '드라큘라'가 제격이다. 브램 스토커 소설을 기반으로 하는 작품은 빅토리아 시대가 끝나갈 무렵의 유럽을 배경으로 드라큘라와 미나, 조나단을 둘러싼 사랑과 욕망 그리고 운명의 갈등을 펼쳐낸다.
특히 공연은 4중 턴테이블과 20개의 거대한 기둥 그리고 들어가면 사라지는 마법 같은 드라큘라의 관 등 독창적인 무대 장치라는 강력한 무기로 시시각각 공간에 변주를 주며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여기에 프랭크 와일드혼의 중독성 강한 넘버들이 드라큘라의 강렬한 카리스마와 미나를 향한 애절한 사랑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극이 끝난 뒤에도 귓가에 오래 남는 음악적 여운을 만끽할 수 있다.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애니메이션을 국내 무대로 옮긴 최초의 공연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겨울왕국'으로 달려가야 한다. 엘사와 안나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작품은 'Let It Go(렛잇고)'를 비롯해 오직 뮤지컬에서만 들을 수 있는 음악과 함께 눈과 얼음으로 가득한 아렌델 왕국을 무대 위에 구현하며 스크린에서만 만나던 마법 같은 순간을 실제 공연장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성격과 능력으로 인해 갈등을 겪던 엘사와 안나가 오해를 풀고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은 어른들에게는 잊고 지냈던 환상의 세계를 다시금 일깨워주고 아이들의 소중한 동심을 확실하게 지켜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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