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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토크<상>] 이찬진 "계파·친소 안돼"…연말 금융권 '인사 폭풍' 몰아치나
8개 금융지주 70여개 자회사 CEO 선임 앞두고 승계절차 보완 주문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회장들을 만나 은행장 등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해야 한다며 미흡한 사항을 조속히 보완해 달라고 강조했다. /남용희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회장들을 만나 은행장 등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해야 한다며 미흡한 사항을 조속히 보완해 달라고 강조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정리=장병문 기자]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시고 계신가요. 연휴 마지막 날, 비즈토크 상편에서는 금융권 인사를 다뤄보겠습니다. 연말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앞두고 금융감독원이 금융지주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장을 비롯한 자회사 CEO를 특정 계파나 친소 관계가 아닌 능력을 기준으로 뽑아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문했는데요. 금융지주들도 실제로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권한을 강화하는 등 제도 손질에 나서고 있는 만큼 올해 은행장 인사부터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는 유통업계의 판매 주체로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이슈를 만들기도 합니다. 비즈토크 하편에서는 유튜버의 말 한마디에 곤욕을 치른 기업들을 살펴보겠습니다.

◆ 5대 은행장 12월 임기 만료…회장 중심 인사·자회사 임추위 역할 변화 주목

-이찬진 원장이 금융지주 회장들을 불러 모았다면서요.

-네. 이찬진 원장이 금융지주 회장들을 소집해 연말 인사를 앞두고 CEO 선임 절차를 제대로 갖추라고 직접 경고했습니다. 이 원장은 23일 KB·신한·하나·우리·농협·iM·BNK·JB 등 8개 은행지주 회장과 은행연합회장을 만나 자회사 CEO 선임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했습니다. 올해 하반기 이들 8개 금융그룹에서 은행장을 포함해 70여개 자회사 CEO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만큼 본격적인 인사철을 앞두고 미리 메시지를 던진 셈이죠.

-이 원장은 CEO 선임 과정이 특정 계파나 친소 관계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누구와 가까운지가 아니라 실제 능력과 자격을 따져 적임자를 골라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CEO 자격 요건이나 후보별 최소 검증기간 등 핵심 절차를 아직 마련하지 않은 지주에는 인사를 시작하기 전에 서둘러 보완하라고 주문했습니다.

-특히 은행장을 비롯한 자회사 CEO 인사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면서요.

-네. 이 원장은 지주사가 사실상 주도해온 자회사 CEO 인사 방식도 손질 대상으로 봤습니다. 지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가 후보를 정해 내려보내고 자회사 임추위가 이를 사실상 추인하는 식이 아니라, 은행 등 각 자회사 임추위가 후보 추천과 평가 과정에서 실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금융권 연말 인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선 올해 말 주요 은행장들의 임기가 한꺼번에 끝납니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의 임기가 모두 오는 12월31일 만료됩니다. 5대 금융지주로 범위를 넓히면 은행장을 포함해 KB금융 10명, 신한금융 12명, 하나금융 13명, 우리금융 12명, 농협금융 7명 등 모두 54명의 계열사 CEO가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은행장은 금융그룹에서 차지하는 무게가 남다릅니다. 여전히 은행이 금융지주 자산과 이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 은행장 자리가 향후 지주 회장 후보로 가는 주요 경로이기도 합니다. 은행장을 어떻게 뽑느냐가 단순히 자회사 대표 한 명을 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그룹 전체의 승계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동안 은행권에서는 첫 임기 2년을 마친 은행장이 실적만 뒷받침되면 1년을 더 맡는 이른바 '2+1' 방식이 비교적 일반적으로 자리 잡아왔습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이제 실적뿐 아니라 후보군을 어떻게 관리했는지, 검증을 충분히 했는지, 이사회가 독립적으로 판단했는지까지 들여다보겠다고 나선 만큼 기존의 연임 공식이 그대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기존 금융권 CEO 인사는 어떻게 이뤄졌나요.

-최근 금융지주 회장 인사만 놓고 보면 현직 회장의 연임 흐름이 강했습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했고, 올해 3월에는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나란히 연임을 확정했습니다. 각 지주의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군을 꾸린 뒤 평가 절차를 거쳐 현직 회장을 최종 후보로 추천하고 주주총회에서 선임하는 방식이었죠.

-다만 이 흐름을 KB금융이 깼습니다. KB금융 회추위는 지난 11일 양종희 현 회장이 아닌 이재근 KB금융 부문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택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양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이 많았지만, 회추위는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 필요성을 내세워 이 부문장을 낙점했습니다. 함 회장에 이어 진 회장과 임 회장까지 연이어 연임했던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처음으로 현직 회장이 교체되는 사례가 나온 것이죠.

-그런데도 이찬진 원장은 뭐가 부족하다고 보는 건가요.

-이 원장이 문제 삼는 건 '누가 됐느냐'보다 '어떻게 그 사람이 후보가 됐느냐'에 가깝습니다. 이 원장은 KB금융 차기 회장 후보가 결정된 지 나흘 뒤인 지난 15일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대부분 금융지주의 자회사 CEO 승계 절차가 미흡하고 자회사 임추위의 역할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금감원은 당시 발언이 특정 금융회사나 특정 인사를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KB금융 회장 인선 직후이자 연말 대규모 CEO 인사를 앞둔 시점에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금융권에는 상당한 압박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금감원은 일부 금융지주가 CEO에게 어떤 자격과 역량이 필요한지 세부적으로 정해놓지 않았고, 후보를 단계적으로 줄이는 과정에서도 최소 검증기간을 두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평소 후보군을 만들어놓더라도 실제로 체계적인 육성과 검증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문제도 제기했죠.

-특히 지주사가 자회사 CEO 후보를 사실상 정해놓은 뒤 자회사 임추위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구조라면 자회사 이사회의 독립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당국의 문제의식입니다. 이 원장이 23일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자추위뿐 아니라 자회사 임추위도 CEO 후보 추천과 선정 과정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죠.

KB금융 회추위는 지난 11일 양종희 현 회장이 아닌 이재근(사진) KB금융 부문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택했다. /김태환 기자
KB금융 회추위는 지난 11일 양종희 현 회장이 아닌 이재근(사진) KB금융 부문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택했다. /김태환 기자

◆ 신한·BNK 임추위 추천권 확대·KB도 검토…금융권 일각선 '관치' 우려도

-그렇다면 올해 은행장 인사는 실제로 달라질까요.

-적어도 후보를 뽑는 과정은 달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미 일부 금융지주는 벌써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신한금융과 BNK금융은 자회사 CEO 후보 선임 과정에서 자회사 임추위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했습니다. KB금융도 자회사 임추위에 CEO 후보 추천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죠.

-올해 가장 먼저 체감되는 변화 역시 특정 은행장이 연임하느냐, 교체되느냐보다 후보를 골라내는 과정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후보군을 이전보다 폭넓게 관리하고 검증기간을 충분히 두거나, 은행 임추위가 후보 추천과 평가 과정에서 더 큰 권한을 갖는 방식이죠.

-이렇게 되면 지주 회장이 은행장 인사에 행사하던 영향력도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자회사 임추위가 독자적으로 후보를 추천하고 평가할수록 기존 회장 중심의 인사 구조를 견제할 여지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최종 후보 선정 권한이 지주 자추위에 남아 있는 만큼 실제 회장의 영향력이 얼마나 줄어들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금융권 불만은 없나요.

-금융권은 감독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자칫 '관치 인사'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각 회사 이사회와 임추위가 CEO 후보의 실적과 전문성 등을 평가해 선임하고 있는데, 감독당국이 인사철을 코앞에 두고 세부적인 절차까지 주문하는 게 과연 적절하느냐는 비판이죠.

-특히 KB금융처럼 외부 인사를 포함한 후보군을 장기간 관리하고 여러 단계에 걸쳐 검증한 사례까지 일률적으로 "승계 절차가 부족하다"고 볼 수 있느냐는 반론도 있습니다.

-결국 올해 연말 금융권 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단순히 '누가 연임하고 누가 교체되느냐'에만 있지 않겠네요.

-맞습니다. 금융지주 회장의 인사 영향력이 실제로 얼마나 줄어드는지, 자회사 이사회가 독립적으로 얼마나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 그리고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어디까지 '감독'으로 받아들여지고 어디서부터 '관치' 논란을 부를지가 함께 시험대에 오르게 된 상황입니다.

☞<하>편에서 계속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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