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자료 유출' 고리로 연일 韓 때리지만
공세 역효과 지적…장기 영향력엔 선긋기

[더팩트ㅣ국회=정채영·이태훈 기자]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존재감을 부각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의 속내가 복잡한 모습이다. 민주당은 자당 김승원 의원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직 낙마 국면에서 떠오른 '검찰 수사자료 유출 의혹' 등을 고리로 한 의원을 공격하고 있지만, 공세를 펼 수록 한 의원의 정치적 무게감만 키워줄 수 있다는 고민에서다.
한 정치권 인사는 22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한 의원 때문에 속내가 상당히 복잡할 것"이라며 "한 의원이 자신들을 향해 연일 공격을 퍼붓고 있다. 그런데 대응을 안 하자니 한 의원 주장만 확산이 되고, 대응하자니 그걸 빌미로 (민주당과 한 의원) 공방이 더 부각된다. 한 의원이 다(多) 대 1로 싸워 버티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짚었다.
한 의원은 지난 19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직을 사퇴한 김 의원을 둘러싼 의혹 제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한 의원은 인사청문회 전부터 김 의원을 둘러싼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과 관련한 녹취록과 검찰 수사자료 등을 잇달아 공개하며 공세를 주도했다. 이후 김 의원이 후보자직에서 낙마하면서 한 의원도 다시 정치권의 중심에 서게 됐다는 평가다.
김 의원의 후보자직 사퇴 이후에도 민주당과 한 의원의 충돌은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은 한 의원이 김 의원에 대한 의혹 제기 과정에서 내놓은 통화 녹취록 등을 검찰 내부 수사자료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통화 녹취록 등의 입수·유출 경위를 추궁하며 경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한 의원에 대한 강제수사 필요성까지 거론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조계원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0일 브리핑을 통해 "법원에도 가지 않는 검찰 내부 문서가 어떻게 한동훈의 손에 들어갔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강제수사가 필요한 장본인이 바로 한동훈"이라고 꼬집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도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 의원은 어차피 법의 심판을 받으셔야 하니, 국회의 제명이나 자격 정지 대상에서는 당분간 빼는 쪽으로 생각을 바꿨다"며 향후 한 의원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계속 쥐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만 민주당이 한 의원과 정면충돌할수록 그의 정치적 존재감을 키워주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민주당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 의원은 지난 17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 1위에 오르며 존재감 상승을 증명했다는 평가다. 한국갤럽이 시사IN 의뢰로 지난 6~8일 만 18세 이상 전국 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대한민국 신뢰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11.4%가 한 의원을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으로 꼽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11.1%로 뒤를 이었다. 두 사람의 격차는 0.3%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안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국민은 (이번 청문 정국) 논란의 핵심이 김승원 의원이지, 한동훈 의원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민주당이 '통화 녹취 취득 경위'로 한 의원을 공격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김 의원 의혹에 더 중점을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는 인식의 영역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어떤 행보를 하던 (민주당을 향한 여론이) 쉽게 바뀌진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이번 청문 정국을 통해) 한 의원의 지지율만 올라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우려에도 민주당이 한 의원에 대한 공세를 계속하는 데는 한 의원이 펼치는 '여론전'의 반향이 민주당이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부산 북갑에서 당선된 이후 범보수 진영의 유력 대권 주자로 부상한 한 의원의 '광폭 행보'를 마냥 내버려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민주당 인사는 통화에서 "한 의원의 발언을 다루는 보도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당이 아얘 무대응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한 의원이 당장 주목받는 것과 장기적 관점에서 정치적 체급을 키우는 것은 별개 문제라는 '회의적 시각'도 민주당 내에 존재한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리더십은 혼자 내는 게 아니라 주변에서 받쳐줘야 비로소 나오는 것인데, 한 의원은 그런 면이 약하다"며 "혼자 하는 정치로 순간적으로 주목받을 수는 있겠지만 정치는 단기 레이스가 아니라 장기 레이스다. 차기 대선 구도도 2028년 총선이 지나야 본격적으로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사에 포함된 여론 조사는 가구 유선전화 RDD 및 휴대전화 RDD를 병행한 전화 면접조사(CATI) 듀얼 프레임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8.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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