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디앤디 측 "채무불이행 위험 없다"

[더팩트|윤정원 기자] 한앤컴퍼니가 경영권을 쥔 SK디앤디가 유상증자를 앞두고 내놓은 주주 답변이 요구받은 정보에 못 미쳤다. 주주들은 내년까지의 자금 흐름과 최대주주 지원 조건을 물었지만, 회사는 단기 현금 잔액과 기존 투자설명서를 중심으로 답해 빈축을 사고 있다.
◆ 내년 자금 흐름 물었지만…현금 잔액표는 올해 말까지
SK디앤디가 지난 18일 공시를 통해 공개한 '유상증자 관련 주주 요청사항에 대한 회사 답변'을 보면, 개인주주들은 이달 1일 회사에 10개 항목의 설명을 요청했다. 첫 질문은 증자 이후 자금 사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하기 위한 2026~2027년 월별 자금수지표였다.
주주들은 청약률 100%·90%·80%와 최대주주가 기본 배정분만 청약하는 경우를 나눠 달라고 했다. 회사는 자구계획이 예정대로 실행되면 모든 경우에서 "2026년 이후 월별 기말현금은 양(+)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그러나 첨부한 표의 범위는 올해 10~12월에 한정됐다.
청약률이 100%이면 예상 현금 잔액은 10월 말 397억원에서 12월 말 795억원으로 늘어난다. 최대주주가 기본 배정분만 청약하면 같은 기간 183억원에서 580억원으로 증가한다. 표는 증자 납입액과 월말 잔액을 비교하는 형태다. 매각대금이 언제 들어오고 차입금 상환과 사업비로 얼마가 나가는지는 구분하지 않아 이번 답변만으로는 현금이 늘어나는 과정을 확인하기 어렵다.
회사는 주요 자금조달 변수가 해소됐다는 입장이다. 답변에 따르면 군포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재구조화에 따른 1800억원의 추가 대출은 지난 11일 실행됐다. SK디앤디는 <더팩트>에도 "각 청약률별로 채무불이행 위험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본PF 재구조화 실행이 확정돼 올해 하반기 자금수지표에 대해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진행 사업의 일정은 올해 말 이후로 이어진다. 답변서에 담긴 11개 프로젝트의 7월 말 누적 자기자본 투입액을 합산하면 3855억원, 당시 잔여 출자의무는 333억원이다. 준공 예정 시점은 당산역이 2027년 3분기로 가장 빠르고 나머지는 2028~2031년에 걸쳐 있다. 사업별 추가 출자 시점은 따로 적지 않아 연말 예상 현금과 이후 필요한 자금을 연결해 살펴보기 힘들다.
◆ 매각대금은 "협상 영향"…추가 지원 질문엔 기존 자료 안내
앞으로 투입할 돈이 남아 있는 만큼 주주들은 진행 사업에서 자금을 확보할 시점과 규모도 물었다. 사업별 예상 순회수액과 가장 이른 회수 시점, 내년까지 추가로 유동화할 수 있는 금액을 요청했다. SK디앤디는 사업별 대출 방식을 안내했지만 회수액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매각금액 및 순회수액은 향후 매각 협상, 조건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기재가 어려운 사항"이라고 답했다.
회사도 매각 일정의 불확실성을 인정했다. 목표 시점에 맞춰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최근 시장환경 특성상 매각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현금이 남는다는 전망은 자구계획의 정상 실행을 전제로 하지만, 매각이 늦어지면 자금 유입 일정도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매각이나 청약이 예상에 못 미치면 부족한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도 주주들의 질문이었다. 회사가 최소한 확보해야 할 금액과 추가 차입·자산 매각의 실행 기준을 물었고, 최대주주에게는 이번 증자 참여를 넘어선 지원계획을 요청했다. 한앤코개발홀딩스의 배정 신주 전량 청약 계획과 별개로, 이후에도 돈이 부족하면 얼마를 어떤 조건에서 더 부담하기로 했는지 확인하려는 것이다.
자금조달 대안에 관해 SK디앤디는 "이사회와 ESG위원회에서 가능한 자본확충 방안을 종합적으로 비교·검토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조달 방안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와 증자 납입액이 줄었을 때의 대응책, 최대주주에게 확인한 내용은 투자설명서의 '유상증자 추진 배경'과 '투자위험요소'를 참고하도록 했다. 주주들이 요청한 '구속력 있는 부족자금 지원계획과 조건'에 대해서도 이번 답변서에서 직접 설명하기보다 기존 공시를 안내한 셈이다.
<더팩트>는 자산 매각 지연이나 청약 미달에 대비한 대책과 최대주주의 추가 지원 약정 여부를 재차 확인했으나 SK디앤디는 "자구계획이 정상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최대주주의 계획에 대해서는 당사가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한앤컴퍼니 측도 내년 자금계획의 보완 공개와 추가 지원 약정, 주주 소통 방침에 관한 질의에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번 증자의 모집 예정액은 1차 발행가 2260원 기준 약 1010억원이다. 기존 발행주식의 약 2.4배에 해당하는 신주를 발행한다. 신주인수권증서는 오는 29일까지 거래되며, 구주주 청약은 다음 달 12~13일 진행된다.
주주들은 서면답변과 함께 추가 설명회도 요청했지만, 회사는 이번 자료로 설명을 대신한 상태다. SK디앤디는 그 이유에 대해 "상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서면으로 답변했다"며 "향후에도 주주들과의 소통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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