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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기 부실수사 책임 어디까지…경찰은 '광산서', 검찰은 '국수본' 지목(종합)
국수본·광주경찰청 축소 개입은 부정…검찰 판단과 엇갈려

오동욱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장이 지난 7월 15일 광주경찰청에서 열린 '장윤기 살인사건 관련 진상규명' 언론 브리핑에 앞서 사과하고 있다. /뉴시스
오동욱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장이 지난 7월 15일 광주경찰청에서 열린 '장윤기 살인사건 관련 진상규명' 언론 브리핑에 앞서 사과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전남광주=조효근 기자]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을 둘러싼 경찰의 부실수사 의혹을 두 달 넘게 추적한 특별수사단이 당시 광산경찰서 지휘라인의 조직적인 수사 제한이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장윤기의 범행에서 성적 목적을 뒷받침하는 정황과 증거가 확보됐지만 서장부터 형사과장, 강력팀장으로 이어지는 지휘 과정에서 관련 조사가 축소됐고 결국 경찰은 강간 등 살인이 아닌 일반 살인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는 것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장윤기 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이하 특수단)'은 21일 전남광주시 광주경찰청에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사건 당시 광산경찰서장과 형사과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같은 혐의 등으로 구속 송치된 강력팀장과 수사정보를 장윤기의 부친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 강력팀원까지 포함하면 이번 사건과 관련해 특수단이 검찰에 넘긴 경찰관은 모두 4명이다.

부실수사의 출발점에는 장윤기가 이채원 양을 살해하기 이틀 전 발생한 외국인 여성 대상 범행이 있었다.

장윤기는 지난 5월 3일 자신과 함께 일했던 외국인 여성을 상대로 스토킹과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았지만 당시 112 신고는 정식 사건으로 처리되지 않고 현장에서 종결됐다.

이틀 뒤인 5월 5일 장윤기는 전남광주시 광산구 월계동에서 일면식도 없는 이 양을 살해하고 이를 막으려던 남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특수단은 당시 광산경찰서 지휘부가 앞선 스토킹 신고 부실대응과 살인사건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될 경우 경찰이 거센 비판과 문책을 받을 것을 우려한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당시 경찰은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스토킹 살인사건 부실대응으로 이미 비판을 받고 있었고 전국적인 관계성 범죄 점검까지 진행하던 상황이었다.

특수단에 따르면 당시 광산서장은 형사과장에게 외국인 여성 사건과 이 양 살인사건을 연결하지 않고 일반 살인사건으로 처리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고, 이 내용은 강력팀장에게 순차적으로 전달됐다.

이후 수사보고서에 담긴 외국인 여성 관련 내용이 수정되거나 빠지고 장윤기를 조사하는 과정에서도 성적 범행 목적에 대한 질문이 제한된 것으로 조사됐다.

블랙박스 영상 분석이나 범죄분석보고서에서도 장윤기의 성범죄 목적을 뒷받침할 수 있는 내용이 누락되거나 반영되지 않았다는 게 특수단의 판단이다.

형사과장에게는 장윤기가 범행에 이용한 차량의 열쇠를 가족에게 조기에 돌려주도록 해 추가 감식과 증거 확보를 어렵게 한 혐의도 적용됐다.

실제 경찰은 지난 5월 14일 장윤기를 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이 양을 상대로 한 범행에는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이후 검찰 수사를 통해 장윤기가 성범죄 목적으로 이 양을 납치하려다 살해한 혐의가 추가되면서 경찰의 최초 수사 과정 전반을 둘러싼 의혹이 커졌다.

장윤기의 부친이 현직 경찰관이라는 점에서 제기됐던 수사팀과의 유착 의혹도 특수단의 주요 조사 대상이었다.

조사 결과 과거 장윤기의 부친과 함께 근무했던 경찰관이 범행 차량 보관 장소와 블랙박스 확인 계획 등 수사정보를 전달한 사실이 확인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송치됐다.

다만, 장윤기 부친이 직접 수사 축소를 청탁하거나 국수본·광주경찰청 관계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한 구체적인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관련자들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서는 별도의 감찰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특수단 수사는 지난 7월 5일 시작됐다.

당초 22명 규모로 출범한 수사팀은 최대 41명까지 확대됐으며 국수본과 광주경찰청, 광산경찰서를 압수수색하고 통신·계좌 자료 등을 확보해 분석했다.

사건 관계자 44명을 대상으로 모두 96차례 조사가 이뤄졌다.

그러나 특수단의 최종 결론이 장윤기 부실수사를 둘러싼 논란을 모두 끝낸 것은 아니다.

특수단은 국수본과 광주경찰청이 외국인 여성의 성폭력·스토킹 사건과 이양 살인사건을 서로 다른 부서가 나눠 수사하도록 지시한 것 자체에는 축소·은폐 목적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성범죄는 여성청소년 기능이, 살인사건은 형사 기능이 각각 맡도록 한 것은 수사 전문성과 피해자 보호 등을 고려한 정상적인 업무 지휘였으며 국수본과 광주경찰청도 장윤기의 성적 범행 목적을 확인하라는 지시를 여러 차례 내렸다는 것이다.

이는 앞서 광주지검이 내린 결론과는 차이가 있다.

검찰은 지난 2일 박성주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을 비롯한 당시 국수본 관계자 4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국수본 지휘부가 광산경찰서의 병합수사 요구에도 두 사건을 분리하도록 지시하면서 장윤기의 강간살인 혐의를 규명하는 데 영향을 줬다고 판단했다.

반면, 특수단은 분리수사 지시와 관계없이 광산경찰서가 이미 확보한 증거와 진술만으로도 장윤기의 강간 목적을 충분히 규명할 수 있었다고 봤다.

결국 장윤기 사건의 최초 부실수사가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에는 검·경 판단이 일치하지만 책임의 범위를 광산경찰서 지휘부까지 볼 것인지, 국수본 최고 지휘라인까지 확대할 것인지를 놓고 서로 다른 결론이 나온 셈이다.

오동욱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장윤기 사건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장은 "이번 사건에서 제기된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수사했다"며 "스토킹 신고 접수·처리 과정에서 확인된 미흡한 조치는 감찰 부서에 통보하고,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관련 부서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장윤기는 이 양을 성범죄 목적으로 납치하려다 살해하고 이를 막으려던 남학생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장윤기에게 사형을 구형했으며 1심 선고공판은 오는 30일 광주지법에서 열린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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