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호주·싱가포르 등 해외 사례 공유…관광정책 제시

[더팩트ㅣ전주=김수홍 기자] 전북 전주시가 국내외 지방정부 및 관광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전주의 관광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전주시는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전주시 라한호텔과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린 '2026 전주미래도시포럼'이 국내외 지방정부 관계자와 전문가, 시민, 청년 등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고 19일 밝혔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전주미래도시포럼은 '글로벌 도시관광, 미래로의 진화'를 주제로 MICE·미식·스포츠·야간관광·스마트관광 등 5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이번 포럼에서는 단순히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광객이 지역에 머물면서 지역 경제와 연결되고, 주민의 삶과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도시관광 모델을 구축하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첫날 라한호텔에서 열린 포럼에서는 MICE와 미식, 스포츠를 주제로 국내외 사례와 전주의 관광자원을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됐다.
MICE 세션에서는 싱가포르의 방문객 경제와 인재 육성 사례가 소개됐으며, 문화와 경험을 중심으로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체류형 MICE 모델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모종린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전주가 대표 관광지인 한옥마을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객리단길 등 원도심 곳곳이 골목으로 연결된 도시라는 점에 주목했다.
모 교수는 전주의 골목 문화를 관광자원으로 확장해 '골목이 강한 도시'라는 도시 정체성을 지속가능한 관광 전략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제안을 내놨다.
미식 세션에서는 이탈리아의 슬로푸드 사례를 비롯해 지역 전통 식문화와 지속가능한 미식관광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장민영 아워플래닛 대표는 과거의 결핍이 풍요를 만들었지만 현대의 풍요가 오히려 새로운 결핍을 낳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지역 고유의 식재료가 점차 사라지는 현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 음식의 관광상품화뿐 아니라 전통 식재료를 보존하고 생산 기반을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지역 미식관광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는 의미다.

스포츠 세션에서는 호주의 스포츠관광 사례를 바탕으로 중견도시가 스포츠를 지속가능한 관광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공유됐다.
호주 스포츠 분야 명문 디킨대학교의 헌터 퓨잭 교수는 최근 여행 트렌드로 운동과 여행을 결합한 'Sweat jetting'과 경기 관람 또는 참여와 휴가를 결합한 'Race-cation' 등이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대규모 국제 스포츠대회 유치에만 의존하기보다 시민과 관광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스포츠 콘텐츠를 도시 곳곳에 접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둘째 날 국립무형유산원에서는 야간관광과 스마트관광을 중심으로 도시의 활력과 시민의 삶을 함께 고려하는 관광정책이 논의됐다.
야간관광 세션에서는 EU 야간경제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는 이탈리아 제노바와 포르투갈 브라가의 사례를 중심으로 유럽 도시들의 야간경제 및 야간관광 정책 경험이 소개됐다.
참석자들은 야간관광을 단순한 볼거리 확대 차원이 아니라 지역 상권과 문화, 시민의 여가활동을 연결해 도시 전체의 활력을 높이는 정책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포럼 마지막 세션인 스마트관광에서는 지속가능한 관광에서 지방정부가 맡아야 할 역할과 국제협력을 통한 재생관광의 미래가 다뤄졌다.
이탈리아 프라토, 포르투갈 코임브라, 말레이시아 세베랑 페라이, 인도 강톡 등 EU IURC 파트너 도시들의 스마트·친환경 관광정책 사례도 소개됐다.
전주시의 관광정책과 해외 도시들의 사례를 비교하며 디지털 기술을 관광에 접목하면서도 지역의 역사와 문화, 환경 등 도시 고유의 정체성을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특히 올해 포럼에서는 일방적인 강연과 발표를 넘어 참가자들이 직접 해결책을 만들어가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발표자들이 한 테이블에 모이는 'Co-design 라운드테이블'에서는 '기술을 활용하면서도 도시 정체성을 지키는 방법'과 '관광을 성장시키면서도 주민의 삶을 밀어내지 않는 방법'을 공통 과제로 설정하고 도시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청년과 시민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마지막 프로그램인 '청년랩(Youth Reflection Lab)'에서는 온라인 사전 접수를 통해 참여한 대학생과 청년, 시민들이 해외 파트너도시 대표들과 5개 테이블로 나눠 앉아 지속가능하고 스마트한 전주 관광을 위한 아이디어를 직접 도출하고 발표했다.
최우수 아이디어로 선정된 '코임브라' 조는 전북대학교 국제학부 김건희 학생 등 4명이 참여해 주민이 직접 촬영한 일상 영상을 관광객에게 보여주는 '주민 스토리텔링'을 제안했다.
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관광지 혼잡도와 최적 방문 시간을 실시간으로 안내함으로써 관광객을 분산하는 시스템과 관광객과 시민이 달리면서 도시 곳곳의 쓰레기를 줍는 '클린 더 시티 마라톤' 등도 제시했다.
관광객의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주민 참여와 환경보전을 결합한 아이디어로, 전주시가 지향하는 지속가능한 관광의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전주시는 이번 포럼에서 논의된 국내외 도시 사례와 전문가 제안, 청년·시민 아이디어 등을 향후 관광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검토할 계획이다.
특히 관광객 유치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체류시간을 늘리고 지역 상권과 문화·체육·미식 콘텐츠를 연결하는 한편,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관광 편의성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높이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조지훈 전주시장은 "이번 포럼은 세계 도시의 전문가와 파트너도시, 청년과 시민이 한자리에 모여 전주 관광의 미래를 함께 그려본 자리였다"며 "관광정책의 주인공은 결국 이 도시에 살아가는 시민인 만큼 청년과 시민들이 직접 제안한 아이디어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꼼꼼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ssww993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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