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녹취 35개 중 3개 선별 제출…원본성 의문"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 대납 의혹 항소심 공판에서 명태균 씨가 오 시장 후원자 김한정 씨에게 "오세훈이는 몰라요", "돈 1원도 안 받았다"고 말한 통화 녹취가 공개됐다.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16일 오후 오 시장 등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속행공판을 열었다.
이날 법정에서는 김 씨 측이 명 씨의 증언 신빙성을 탄핵하겠다며 제출한 3건의 통화 녹취 중 주요 부분이 재생됐다.
재생된 녹음 파일은 김 씨가 뒤늦게 제출한 증거물로 명 씨가 법정에서 자신을 "형님"이라고 부른 적이 없다는 취지로 증언하자 제주 별장에서 옛 휴대전화를 찾아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녹취에는 명 씨가 김 씨에게 "오세훈이는 몰라요. 모르고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알아서 할게"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명 씨는 또한 "오세훈한테 돈 왜 받냐, 1원 한 장 안 받았다"고도 했다. 이를 두고 김 씨 측은 명 씨가 오 시장으로부터 여론조사 의뢰나 비용 지급과 관련한 지시를 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명 씨가 여론조사 결과를 오 시장에게 전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한 대목도 공개됐다.
명 씨는 녹취에서 "로데이터 보고서를 김종인 위원장하고 지상욱에게 다 줬다"며 "오 시장이 달라고 하면 주지만 먼저 주지 말라고 한 이유는 수치만 보고 자기가 잘 나온 줄 알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
또 명 씨는 "돈 빌려가지고 자체조사 5000개를 했고, 돈 4000만원이 날아갔다"며 자신이 비용을 들여 조사를 진행했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김 씨 측은 이를 근거로 김 씨가 명 씨의 제안을 믿고 독자적으로 여론조사를 지원했을 뿐, 오 시장 측의 요청에 따라 비용을 대신 낸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 측 변호인은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해주겠다는 명 씨 말을 믿고 김 씨가 돈을 보낸 것"이라며 "오 시장이 의뢰하거나 비용을 대납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녹취에 나타난다"고 했다.
반면 특검은 김 씨 측이 명 씨와의 통화 녹음 35개 중 3개만 골라 제출했고, 나머지 녹음 파일과 휴대전화 제출도 거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3월13일자 녹음 파일은 명 씨와 오 시장의 관계가 언론에 보도된 2024년 11월께 다른 저장매체로 옮겨진 흔적이 있다며 편집·조작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수정한 바 없다"며 "명 씨가 거짓말을 많이 해 녹음해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현 단계에서 허위·조작이나 불법 취득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해당 녹취록을 탄핵증거로 채택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2일 결심공판을 열고 특검과 피고인 측의 최종변론을 들을 예정이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김 씨에게 비용을 대신 지급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씨는 2021년 2∼3월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계좌로 5차례에 걸쳐 총 3300만원을 송금했다.
1심은 이 가운데 2월1일부터 18일까지 지급된 2100만원을 오 시장 측이 의뢰한 여론조사의 대가로 판단했다. 오 시장은 1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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