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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의료정보, 산업 활용 법 추진…민감정보 유출 vs 산업발전 
16일 복지위 소위 디지털 헬스케어 법안 심의
가명정보화 해 기업 활용...식별 가능성 우려 제기


2024년 6월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환자 및 보호자들이 진료를 받으러 기다리고 있다. /더팩트DB
2024년 6월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환자 및 보호자들이 진료를 받으러 기다리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정부와 국회가 개인 의료정보를 기업들이 활용하는 법 제정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민감한 개인 건강 정보 유출이나 악의적 이용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관련 산업계는 산업 발전을 위해 개인 의료정보 활용이 필요하단 입장이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오는 16일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국민건강보험공단, 의료기관에 있는 개인 의료정보를 디지털 의료산업에 활용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진흥 및 보건의료정보 활용 지원에 관한 법률안(디지털 헬스케어 법안)'을 상정해 심의한다. 관련 법안은 총 4건으로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권칠승, 전진숙 의원과 국민의힘 안상훈 의원이 각각 발의했다.

해당 법안들은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기관, 중앙정부 등이 보유하고 있는 국민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상태, 질병과 부상에 대한 보건의료정보를 가명처리 해 공익적 목적에 해당하면 필요 기관에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도 해당 법안 처리를 원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복지부는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관련 공청회를 열었다.

이를 두고 시민단체들은 개인 의료정보를 가명처리한다해도 다른 정보와 연계되면 식별이 가능해져 악용될 수 있다며 법안 논의 중단을 주장하고 있다. 특이질환자 경우 가명처리해도 사례의 희귀성 때문에 개인 식별 가능성이 높아 인권과 사생활 보호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문제 제기다.

보건의료시민단체들과 양대노총 진보당 등이 참여하는 건강보험 빅데이터 민간개방 저지 공동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여당이 내일 국회 복지위원회에 상정해 심의하는 '디지털헬스케어법안’은 정신 질환, 성 관련 질환 등 민감한 정보도 개인 동의 없이 제3자가 활용할 수 있게 한다. 가명처리를 하지만 다른 정보와 조금만 결합되면 어렵지 않게 식별된다"며 디지털 헬스케어법 제정 논의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CT, MRI는 환자의 신체적 특징이나 병변 위치 등 개인 식별 가능성이 높은 정보고, 유전정보는 그 자체가 식별자이므로 가명처리가 의미없다"는 의견이다.

해당 법안에 담긴 '보건의료정보 전송 요구' 조항도 쟁점이다. 본인에 관한 개인보건의료정보를 개인보건의료정보 관리전문기관에 전송해 줄 것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이다. 이에 보험사, 건강관리회사, 플랫폼 기업, 각종 앱 사업자 등이 의료정보·건강정보에 접근할 가능성이 커져 상품 설계, 위험선별, 차등요율 산정, 고객관리 등 공공보건 강화가 아니라 건강정보의 상품화에 따른 국민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상윤 건강과연대 책임연구위원은 "기업이 상품 가입 상 필요하다고 요구하면 개인은 보건의료정보 전송을 동의하지 않기 어렵다"며 "민간기업이 개인 건강정보를 이용해 상품화에 따른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들에 복지부 관계자는 "가명정보가 100% 비식별화된다고는 말할 순 없다"며 "다만 이미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보건의료정보가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윤 책임연구위원은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보건의료정보가 활용되고 있지만 병원이 가진 개인 의료 정보는 의료법이 우선 적용돼 산업에 활용돼선 안된다는 법적 이견이 있다"며 "이러한 부분을 해소해 병원에 있는 상세한 개인 의료정보를 산업에 활용하도록 정부, 여당이 디지털 헬스케어법을 제정하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산업계는 디지털 헬스케어 법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도형호 HL7KOREA(한국의료정보표준화기구) 운영위원장은 지난 6월 30일 ‘디지털 헬스케어 진흥 및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관련 입법 방향 국회 세미나’ 발제에서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활용이 어렵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국내 기업은 데이터 확보·정제 단계에서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날 박대웅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수석 연구원은 "법률 간 적용관계 불명확, 보건의료정보 활용 벅적 근거 미비, 분산된 법체계 문제가 있다"며 "디지털헬스케어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lovehop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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