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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부터 5년 젊어졌다…이재근號 KB, 계열사 CEO 세대교체할까
KB 주요 계열사 CEO 12명 중 10명 연말 임기 만료
증권·카드 웃고 보험은 주춤…실적 따라 연임 셈법도 제각각


이재근 KB금융 차기 회장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금융 신관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성렬 기자
이재근 KB금융 차기 회장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금융 신관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성렬 기자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KB금융이 1961년생 양종희 회장 대신 1966년생 이재근 부문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택하면서 연말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주요 계열사 CEO 12명 가운데 10명이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이들의 경영 성적표도 엇갈리고 있다. 이 후보가 나이보다 역량과 전문성을 인사 기준으로 강조한 만큼 실적과 재임기간에 따라 CEO별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11일 이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회추위는 "현재의 우수한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그룹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이 후보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오는 11월 21일 취임할 예정이다.

회장 인선부터 변화가 컸다. KB금융이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주가도 최고치를 경신한 상황에서 현직인 양 회장의 연임 대신 5살 어린 이 후보가 낙점됐기 때문이다. 이 후보도 전날 서울 여의도 KB금융 신관 출근길에서 "제가 이렇게 선임된 것은 1등에 안주하지 말라는 메시지로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AI·디지털 전환과 머니무브, 고령화 등에 대응해야 할 향후 3~5년을 금융그룹의 명운이 걸린 시기로 꼽았다.

이재근 KB금융 차기 회장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금융 신관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태환 기자

시선은 이제 연말 계열사 인사로 향한다. 주요 계열사 CEO 12명 가운데 강진두 KB증권 IB부문 대표와 곽산업 KB저축은행 대표를 제외한 10명의 임기가 오는 12월 끝난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과 김재관 KB국민카드·정문철 KB라이프생명·윤법렬 KB인베스트먼트·박찬용 KB데이타시스템 대표는 첫 임기를 마치고, 이홍구 KB증권 WM부문·구본욱 KB손해보험·김영성 KB자산운용·빈중일 KB캐피탈·성채현 KB부동산신탁 대표는 이미 한 차례 연임한 상태다.

가장 관심을 끄는 인물은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이다. 1964년생으로 이 후보보다 두 살 많은 이 행장은 2025년 취임해 올해 첫 임기를 마친다. 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2조225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그룹 핵심 계열사를 안정적으로 이끌며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점은 연임에 긍정적이지만, 새 회장 취임 직후 이뤄지는 첫 은행장 인사라는 점이 변수다. 금융권에서는 이 행장이 3년 이상 재임한 다른 계열사 대표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연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비은행에서는 실적에 따라 온도 차가 뚜렷하다. 이홍구 대표가 이끄는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7963억원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135.0% 급증했다. 증시 호조와 거래대금 증가 등에 힘입어 그룹 비은행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이 대표는 이미 한 차례 연임했고 지난해 말 강진두 IB부문 대표가 합류하면서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된 만큼 추가 연임 여부가 관심사다.

김재관 대표의 KB국민카드도 반등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1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7% 늘었다.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을 회복하고 있다는 점은 첫 연임을 앞둔 김 대표에게 긍정적인 대목이다.

반면 보험 계열사들의 성적표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구본욱 대표의 KB손해보험은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4.2% 감소했고 정문철 대표의 KB라이프생명 역시 20.4% 줄었다. 구 대표는 이미 한 차례 연임해 추가 연임 여부를 판단해야 하고 정 대표는 첫 연임을 앞두고 있어 하반기 수익성 회복이 중요해졌다.

성채현 대표의 KB부동산신탁도 눈여겨볼 곳이다. 올해 상반기 순손실이 1531억원으로 전년 동기 219억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부동산 경기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진이라는 업황 요인이 있지만 성 대표가 1965년생으로 이 후보보다 한 살 많고 이미 한 차례 연임했다는 점까지 맞물려 거취가 주목된다.

김영성 KB자산운용·빈중일 KB캐피탈 대표도 한 차례 연임해 올해 다시 평가대에 오른다. 윤법렬 KB인베스트먼트·박찬용 KB데이타시스템 대표는 첫 연임 대상이다. 특히 자산운용은 증시 활성화와 머니무브, 인베스트먼트는 미래 성장동력 발굴, 데이타시스템은 AI·디지털 전환과 맞닿아 있어 이 후보가 제시한 향후 그룹 전략과의 연계성도 평가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근 KB금융 차기 회장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금융 신관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태환 기자
이재근 KB금융 차기 회장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금융 신관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태환 기자

다만 이 후보는 '젊은 KB'를 단순한 연령 교체와는 구분했다. 이 후보는 "젊은 KB의 세대교체는 의사결정을 신속하고 책임 있게 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나이에 국한하지 않을 것이고 역량과 전문성, 조직원들의 헌신을 끌어낼 수 있는 리더가 누군지를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 방식에서도 변화를 예고했다. 이 후보는 "회장이 전부 힘을 갖고 인사를 하기보다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이사회 소위원회인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논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장 개인에게 권한이 집중되기보다 프로세스와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분권형 조직'을 지향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 인사는 이 후보가 말한 '젊은 KB'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라며 "실적을 낸 CEO를 재신임할지, 부진한 계열사에 변화를 줄지에 따라 이재근 체제의 세대교체가 단순한 연령 교체인지 성과와 전문성을 앞세운 쇄신인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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