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후 접수 무효화해야"…수험생 반발 확산

[더팩트ㅣ이다빈·김태연·안디모데 기자] 2027학년도 대학입시 수시모집 원서 접수 시스템 중단 사태의 후폭풍이 거세다. 교육당국의 구제 방안에 공정성 논란이 커지면서 원서 접수 무효화 등을 요구하는 국회 청원까지 등장했다.
14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5시50분께 원서 접수 대행사인 유웨이어플라이 시스템에 전산 장애가 발생했다. 원서 접수 마감을 앞두고 수험생들이 몰리면서다. 결국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원서 접수 마감 시간을 당초 오후 6시에서 오후 7시까지 1시간 늘렸다.
수험생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미리 원서를 접수한 사람만 손해라는 것이다. 이미 일부 대학의 학과별 최종 경쟁률이 공개된 데다 지원자들 간 점수 공개 서비스도 시작돼 추가 접수하는 수험생들은 이를 비교한 뒤 원서를 낼 수 있다. 특히 경쟁률과 지원자들 성적은 합격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 이강현(17) 군은 "사이트 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는 건 매년 고지하는 주의사항"이라며 "이에 대비해 경쟁률을 보지 않고 마감 이틀 전 원서를 접수했는데, 일찍부터 접수한 학생들만 손해를 본 것 같아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윤지(17) 양은 "수험생 입장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했을 때 비상 대응 매뉴얼이 존재했다면 그 기준이 어떻게 적용됐는지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모(18) 양은 "마감 시간 연장은 이전에 접수한 학생들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최종 경쟁률이 발표된 상태에서 원서 접수를 가능하게 했다는 건 공정성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결국 제시간에 맞춰 원서를 접수한 결과가 불이익이라는 사실이 큰 혼란으로 다가온다"면서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개인의 욕심으로 원서를 접수하지 못한 것을 구제해 준다는 점에서 형평성의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이날부터 오는 16일까지 전산 장애로 원서 접수를 완료하지 못했거나 지원하려던 대학 대신 불가피하게 타 대학에 접수한 수험생들을 상대로 구제 신청도 받기로 했다. 교육부는 마감 시간 연장 안내를 확인하지 못하는 등 접수를 완료하지 못한 수험생이 12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두고도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형평성을 해치는 조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현석(17) 군은 "진짜 피해자는 제때 원서 접수를 했던 학생들"이라며 "이미 마감 시간이 1시간 연장된 것만으로도 억울한데, 교육부가 구제 신청을 받아준다는 건 이 사태에 기름을 들이붓는 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서하(17) 양은 "서버가 실제로 먹통이 된 시간 동안 접수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그 시간만큼의 연장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며 "하지만 실제 장애 시간보다 긴 연장 시간 제공, 최종 경쟁률 노출, 추가적인 구제 신청 등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김모(18) 양은 "교육부는 안일한 대처에 대해 마감 기한 내 접수를 완료한 수험생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접수 마감 시간 연장이라는 지침을 없애고, 구제를 받은 접수 건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고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49) 씨도 "원래 접수 마감 시간이 넘어간 건은 사실상 모두 취소해야 한다. 마감 시간이 가까워지면 사이트가 마비될 수 있으니 미리 접수해야 한다고 알고 있었다"며 "아이가 접수한 학교도 시간이 연장돼 20명이나 더 지원해 경쟁률이 높아졌다. 미리 접수한 학생들만 바보가 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안은숙(51) 씨는 "소신 지원한 학생들도 '마지막 눈치 작전을 할 걸 그랬네'라는 후회가 밀려온다"며 "형평성은 이미 무너졌고 불공평하다"고 전했다.

국민신문고와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연장 시간 이후 접수된 원서 무효화와 공정한 후속 조치 및 보호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는 청원까지 올라왔다. 청원에는 "입시의 원칙을 바로잡기 위해 원래 마감 시각인 11일 오후 6시 이후 접수된 모든 원서를 전면 취소하고 환불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수시 원서는 대학별 마지막 공개 경쟁률을 보며 초조하게 접수하는 치열한 과정이다. 지원 인원이 고정돼야 할 마감 시간 이후 추가로 사람이 유입되는 것 자체가 기존 지원자들에게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치명적인 불이익"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입시업계에서는 이번 수시 먹통 사태로 인한 공정성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구제 대상과 피해 범위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고, 기존 지원자들에게는 또 다른 피해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종 경쟁률을 확인한 후에 원서 접수가 가능했다는 것 자체가 불공정하다"며 "일부 수험생들을 구제하더라도 그 순간부터 정상적으로 원서를 제출한 학생들이 피해자로 바뀌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공정성 논란이 지속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피해 범위를 빨리 특정해야 하는데, 사실 그 자체가 어렵다"면서 "교육당국은 이 사태가 벌어진 이후 마감 시간 연장 사실 자체가 수험생들과 유웨이어플라이에 어떻게 통보됐는지 등을 소상히 설명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와 대교협은 대학별 원서 접수 연장 기간 내 경쟁률이 노출된 대학에 신규 접수한 수험생 현황을 파악하고, 불공정 사례가 발견되면 추가 조치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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