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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의 월미도에서] '용의 눈물'이 보인다
2기 개각 지지율 하락 촉진, 청년정치 후퇴
용혜인 후보 공적 책임, 국민 신뢰 '부적합'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 적합성과 임명에 대한 부정 여론이 크다. 용 후보자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국회=서예원 기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 적합성과 임명에 대한 부정 여론이 크다. 용 후보자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국회=서예원 기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에 대해 여론은 싸늘하다. 11일 용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며 자신을 두고 불거진 사안들에 대해 "국민만 보고 필요한 설명을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용 후보자의 태도는 독불장군처럼 보인다. 여론조사도 국민 눈높이와는 거리가 먼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8~10일 한국갤럽이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용 후보자 장관 임명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61%가 '적합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적합하다'는 13%에 그쳤다. 20대 이하와 30대에서도 '적합' 여론은 15%, 12%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여성계에서도 등을 돌렸다. 용 후보자의 국민에 대한 '짝사랑'이 이어질수록 청년층 이탈을 우려하는 이재명 정부의 고심은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는 1990년생을 임홍택은 '90년생이 온다'에서 도덕·공정성을 내세우는 정직한 탈권위주의적 세대로 읽어내려고 했다. 오늘날 2030 코호트를 상징하는 MZ세대의 행동양식은 '공정'에 방점이 있다. 편법과 특혜, 내로남불을 거부한다. 그럼에도 기본소득당의 용 의원은 여야가 꼼수를 둔 누더기 선거법의 결과로 탄생한 비례 위성정당을 통해 2번 연속 국회에 입성했다. 더욱이 성 평등 분야의 깊이 있는 전문적 역량이 부족한 30대 장관 지명에 따른 정책 권위의 실추와 특혜 시비 등은 청년층의 반발을 잠재우기에 역부족이다. 혼탁한 기성정치에 기대고 의지해 청년정치의 설 땅마저 비좁아질까 걱정이 앞선다.

그동안 한국 정치는 청년세대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한 정당 활동을 촉진해 왔다. 주요 정당은 청년당원을 45세 이하로 규정하고 있으며, 정치 청년연령 기준은 일반적인 사회 인식보다 높은 40대 정도로 인식된다. 각 정당이 청년공천할당제 등 청년정치인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내세우고 있지만 청년 정치활동은 제한적이다. 청년 정치인을 올바로 길러낼 수 있는 정치시민교육 프로그램이 정착되고, 육성 시스템 등이 활발히 가동돼야 할 것이다.

청년 정치 활동가들이 기성 정치에 동원되는 수단 정도로 이용되고, 인생의 기회비용마저 잃게 된다면 사회적 책임이다. 청년들이 정치 주변인으로 머물 것이 아니라 미래 주인공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성 정치세대가 길잡이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청년들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저출산·고령화, 부양부담, 노동시장 불균형, 양극화 등 수많은 과제에 접근할 새로운 동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회 인턴, 정무직 당직자 인선 등에서도 불투명한 친소관계가 동원되고, 후원금 차별 적용 등은 청년들의 정치 진입 장벽을 어렵게 만드는 사례들이다.

용혜인 후보자가 사퇴론에 선을 그었다.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용 후보자가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국회=서예원 기자
용혜인 후보자가 사퇴론에 선을 그었다.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용 후보자가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국회=서예원 기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도 체계화된 육성 시스템이 아닌 '언더조직'이 길러낸 청년 정치인이다. 용 후보자의 '가족정당'에 대한 이해충돌 공정성 시비, 정당으로서 받은 청년고용 정부지원금의 적절성 문제, 당직자 '셀프 연구비' 지급, '언더조직'에서의 성차별 문화, 국가관 등이 적법성 차원을 넘어 공적 책임과 국민적 신뢰의 문제로서 첨예한 갈등 이슈로 등장했다. 더욱이 용 후보자의 장관과 의원직 겸직 주장이 법적으로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관례에 따른 공직윤리와 권력분립에 적절한가에 대한 국민적 정서는 부정적이다.

1980년생으로 뉴질랜드 노동당 당대표를 역임한 자신다 아던은 37세에 총리에 올랐다. '공감도 정치적 능력'이라는 아던의 리더십은 국민의 고통을 이해하고, 친절한 인품을 발휘하는 사람 중심이었다. 세계에서 뛰어난 청년 정치인들도 정책 전문성, 소통, 포용 등의 리더십을 펼쳤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만 39세 이하 당선자가 403명이 나왔지만 광역·기초단체장에 당선된 청년 정치인은 없었다. 용 후보자가 청년정치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있으나 젊음은 정치 수단에 불과하다.

정무직 장관에 오르려면 전문성과 함께 국민의 정서를 파악하는 정무적 감각이 앞서야 한다. 유망한 청년 정치인은 장기적인 로드맵 과정에서 정무적 역량도 배우게 된다. 국민을 바라본다고 하지만 용 후보자는 정치와 언론을 향해서도 과감한 독설을 아끼지 않았다. 현실적인 타협과 연합의 지혜를 활용할 겸손의 기회를 스스로 버렸다.

권력에 대한 욕심은 반드시 희생이 따르기 나름이다. 우리나라 청년 정치의 귀감은 언제 나올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의 2기 개각에 대한 여론은 지지율 하락을 촉진한 악수로 평가된다. 결자해지가 긴요하다. 상처로 얼룩질 용의 눈물이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8~10일 자체 실시한 여론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전국 18세 이상 1000명 대상, 표본오차 ±3.1%포인트(95% 신뢰수준)이며 접촉률 46.7%, 응답률은 9.4%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용혜인 후보자가 사퇴론에 선을 그었다.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용 후보자가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국회=서예원 기자

infac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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