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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따로 주가 따로'…반도체 소부장·이차전지 반등은 언제쯤
호실적 발표에도 외인 이탈·수급 꼬임 등에 주가 정체
증권가 "과도한 저평가"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관계자들이 양사 반도체 화물 탑재 작업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관계자들이 양사 반도체 화물 탑재 작업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올해 상반기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한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과 이차전지 주요 종목들이 실적 개선에도 주가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증명했음에도 주가가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면서 펀더멘털과 주가의 괴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8위 시가총액 상장사인 반도체 테스트 소켓업체 리노공업은 전날 1.14% 내린 6만9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 23일 최고 12만9000원을 기록한 후 꾸준히 하락하다가 8월부터는 6만원대 후반에서 7만원대 초반 구간에서만 한 달 넘게 보합 흐름을 보인다. 11일 장에서도 이날 오전 11시 기준 3%대 약세를 기록 중이다.

반면 실적은 주가와 대조적이다. 리노공업은 지난 8월 발표한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칩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7% 급증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상반기 호실적이 발표됐는데도 같은 기간 주가는 고점 대비 크게 조정받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실적과 주가가 괴리 현상은 다른 우량 반도체 소부장 종목에서도 관찰된다. 반도체 레이저 장비 기업 이오테크닉스는 지난 4월 고점(62만3000원) 대비 28%가량 내린 44만원대에 거래 중이다. 레이저 장비 공급 본격화로 상반기 호실적을 달성하며 순항 중이나 역시 주가 흐름은 대조적이다.

이차전지 밸류체인 진영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대장주인 삼성SDI는 지난 3월 고점(74만원대) 대비 최근 낙폭이 두드러지며 40~50만원대에서 정체 중이다. 다만 실적은 전기차 수요 정체(캐즘) 구간에서도 북미 AI 데이터센터향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주를 따내며 배터리 셀 업체 중 가장 견고한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하반기 미국향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대규모 출하 모멘텀을 확보해 실적 반전을 노리는 엘앤에프도 연고점 대비 절반가량인 12만원대에서 주가가 머무르고 있다. 장부는 흑자 기조를 이어가는데 주가는 하단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는 장세가 연출된 형국이다.

시장에서는 이런 펀더멘탈과 주가의 괴리를 두고 우선 최근 뚜렷하게 나타난 국내 증시 수급 불균형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증시 평균 변동성은 4.1%로 주요국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대형주의 부진으로 시장 전반 체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수급 꼬임과 불균형 주범으로 지목된 레버리지 청산 매물이 발상해 실적 우량주들의 주가 상승도 제약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주가가 실적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을 두고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 대비 과도한 저평가 국면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단기적 흐름은 저조하지만 장기적인 성장 모멘텀은 훼손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반도체 소부장 업종 분석 보고서를 통해 현재를 메모리 설비투자 사이클의 초입으로 진단했다. 여전히 높은 수요로 내년 신규 공장에 투입될 장비 발주가 올해 4분기부터 본격화하는 만큼 소부장 기업들의 매출 성장 가시성이 2028년까지 확보됐다는 평가다. 리노공업 역시 지난 8월 말 증권가에서 하반기 강력한 성수기 효과와 상반기 확인된 호실적을 바탕으로 투자의견 '매수' 리포트를 받기도 했다.

박현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생산량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는 소재·소모품보다 신규 설비 설치의 영향을 직접 받는 장비업체의 이익 증가 폭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차전지를 대표하는 삼성SDI에 대한 매수 의견도 나온다. 전기차 수요 부진 우려를 상쇄할 만큼 미국 내 배터리 ESS 수요가 급성장하고 있고, 견고한 흑자 기조를 고려하면 현 주가는 매력적인 매수 구간이라는 분석이다.

삼성SDI에 목표주가 74만원을 제시한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판매 부진과 중국 경쟁사들의 시장점유율 확대는 부담스럽지만 ESS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라며 "2분기 흑자전환 이후 하반기 실적도 중요하다. 2분기 일회성 요인과 3·4분기 신규 공장 가동이 예정돼 있는 만큼 본업 손익의 개선 속도를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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