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파티마·화지산 부실여신 관리 과제
하반기 우량여신·저원가 수신 확보 관건

지난 1월 고영철 신협중앙회장이 당선된 이후 신협에는 전국 15개 지역을 대표하는 지역이사제도가 처음 도입됐다. 지역이사는 각 지역의 목소리를 중앙회에 전달하고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지역 대표다. 고 회장이 취임 후 신협의 정상화를 강조한 만큼 새롭게 출범한 지역이사들이 이끄는 신협의 건전성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전국 지역 대표 조합 15곳 가운데 제주 한라신협과 인천항신협, 충남 화지산신협, 울산행복신협, 전북 전주파티마신협 등 5곳은 일부 재무지표에서 관리 부담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전성과 수익성이 개선된 조합도 있지만, 자본·유동성·자산건전성 가운데 하나 이상에서 부담이 확인됐다. 특히 인천항신협은 유동성비율이 법정기준을 밑도는 등 단기 자금 대응 여력도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인천항 유동성 기준 하회…울산행복 적자전환
11일 신협중앙회에 따르면 박태선 이사장이 이끄는 인천항신협은 5개 조합 가운데 자산건전성 관련 부담이 가장 뚜렷하다. 올 상반기 손실위험도가중여신비율은 9.79%로 지난해 동기 대비 1.39%포인트 상승했다. 두 자릿수 진입을 앞둔 수준이다. 연체율도 3.57%로 0.17%포인트 높아졌다. 잠재적인 손실 위험과 연체 부담이 함께 커진 만큼 건전성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유동성비율이 법정기준을 밑돌았다. 6월 말 인천항신협의 유동성비율은 93.39%로 전년 동기 대비 100.65%포인트 하락했다. 유동성비율이 100%를 밑돌 경우 예금 인출 등 단기 자금 수요에 대응할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 '뱅크런' 등 위기상황이 발생할 경우 조합만의 여력으로 예치금 지금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의미다.
대출채권은 같은 기간 9.67% 늘었지만 예수부채는 3.65% 감소했다. 예대율은 약 85.6%로 10.4%포인트 상승했다. 대출은 늘어난 반면 예금 기반은 축소되면서 자금 운용 여유가 줄어든 구조다.
자본과 수익성도 악화됐다. 순자본비율은 5.24%로 전년보다 하락했고 총자본비율과 단순자기자본비율도 각각 1.09%포인트, 0.25%포인트 낮아졌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09%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상반기 순손실은 3억3060만원으로 지난해 6907만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울산행복신협은 건전성 지표가 개선됐지만 수익성과 자본·유동성에서는 부담이 커졌다.
6월말 기준 손실위험도가중여신비율은 9.73%로 지난해 상반기 14.54%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에 육박한 수준이다. 연체율과 순고정이하여신비율도 각각 4.99%, 3.80%로 전년보다 개선됐지만 잠재적인 관리 부담은 남아 있다는 평가다.
순자본비율은 7.06%로 전년보다 0.46%포인트 하락했고 유동성비율도 172.96%에서 128.83%로 44.13%포인트 떨어졌다. 대출채권은 5.75% 증가한 반면 현금및예치금은 22.00% 감소하면서 유동성 부담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큰 부담은 수익성이다. 상반기 ROA는 -0.03%로 지난해 0.44%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수지비율은 112.78%로 100%를 웃돌았다. 상반기 순손실은 18억2700만원으로 지난해 7억4300만원의 순이익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건전성 개선 흐름을 이어가면서 수익 기반을 회복하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

◆ 전주파티마·화지산, 손익 개선에도 건전성 숙제
전주파티마신협과 화지산신협은 수익성과 자본적정성이 상대적으로 개선됐다. 다만 자산건전성 악화는 풀어야할 숙제다.
양춘제 이사장이 이끄는 전주파티마신협은 지난해 상반기 24억998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3억5168만원의 순이익으로 전환했다.
다만 자산건전성은 악화됐다. 순고정이하여신비율은 4.49%로 전년보다 0.53%포인트 상승했고 연체율도 5.99%로 0.63%포인트 높아졌다. 손실위험도가중여신비율은 11.90%로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외형도 줄었다. 총자산은 4529억6400만원으로 4.70% 감소했고 예수부채와 대출채권도 각각 4.93%, 0.37% 줄었다. 흑자 전환은 긍정적이지만 자산건전성과 외형이 함께 악화된 만큼 전반적인 경영 안정화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윤여경 이사장이 이끄는 화지산신협도 자본적정성과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자산건전성은 후퇴했다. 손실위험도가중여신비율은 8.89%로 전년 6.74%보다 2.15%포인트 상승했고 순고정이하여신비율도 3.22%로 높아졌다. 연체율 역시 3.82%로 상승했다.
대출잔액은 7.58% 감소하며 외형이 축소됐지만 건전성 관련 지표는 오히려 악화됐다. 대출 규모 축소가 곧바로 자산건전성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셈이다. 수익성과 자본 개선 흐름을 유지하면서 부실여신을 관리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 한라신협, 건전성·수익성 동반 개선에도 경영 부담 잔존
강정신 이사장이 이끄는 한라신협은 5개 조합 가운데 가장 회복세가 가장 뚜렷하다. 손실위험도가중여신비율은 6.08%로 전년 11.41%보다 5.33%포인트 낮아졌고 연체율은 2.44%, 순고정이하여신비율은 2.60%로 각각 전년보다 하락했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ROA는 0.79%로 전년 0.12%보다 높아졌고 상반기 13억9300만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순손실 34억2000만원과 비교하면 '합격점'에 가깝다.
다만 자본과 유동성에서는 부담이 남았다. 순자본비율은 6.91%로 전년 7.67%에서 하락했고 총자본비율과 단순자기자본비율도 낮아졌다. 유동성비율 역시 127.20%로 전년 177.20%에서 50%포인트 떨어졌다.
통상 일선 조합에서는 유동성 비율 150% 안팎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한다. 건전성과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됐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자본과 유동성 여력이 함께 줄었다는 점에서 완전한 경영 정상화로 보기에는 이르다.

◆ 하반기 우량여신·저원가 수신 확보 관건
5개 조합을 보면 경영 부담이 나타난 양상은 제각각이다. 인천항신협과 울산행복신협은 자산건전성 개선에도 자본·유동성·수익성에서 부담이 나타났고, 전주파티마신협과 화지산신협은 일부 손익 지표가 개선됐지만 자산건전성은 후퇴했다. 한라신협은 건전성과 수익성이 뚜렷하게 개선됐지만 자본·유동성 여력이 줄었다.
결국 하반기에는 이사장의 영업 역량이 더욱 요구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무리한 외형 확대보다는 우량여신과 안정적인 조달 기반을 확보하는 영업력이 중요할 전망이다. 특히 자산건전성이 취약한 조합은 대출을 단순히 늘리기보다 부실 가능성이 낮은 차주를 선별해 여신의 질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최근 상호금융권이 주목하는 분야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이다. 정부가 지난 8월 13일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목표를 기존 1.5%에서 3%로 높였고, 이달 신협에도 추가 대출 한도가 배분됐다. 집단대출과 중금리대출도 총량 관리에서 별도 취급되면서 영업 여건이 일부 개선됐다. 다만 대출 확대 과정에서 건전성이 다시 악화되지 않도록 우량 차주를 확보하는 역량이 중요하다.
수신에서는 지방보조금 전용계좌 등을 통한 저원가성 예금 확보가 새로운 기회로 꼽힌다. 최근 인천에서는 부평구와 미추홀신협, 계양구와 계산신협이 지방보조금 전용계좌 확대를 위한 협약을 맺었다. 제주에서도 제민신협이 지방보조금 전용계좌 취급기관으로 선정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영업환경 과도기에는 이사장의 역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실무책임자 출신 이사장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라며 "하반기에는 가계대출 한도가 소폭 완화됐고 지방보조금 전용계좌 등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특히 보조금 계좌는 지방자치단체와의 소통 역량이 중요한 만큼 이사장의 역할에 따라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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