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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홈런 타자의 ‘기습 번트’…너무 많은 재능이 ‘독’이 된 김도영 [김대호의 야구생각]
9일 NC전서 번트 타구에 코뼈 부러져
40홈런 타자의 '기습 번트', 과연 옳은 판단인가


KIA 김도영이 9일 광주 NC전서 자신의 번트 타구에 얼굴을 맞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중계화면 캡쳐
KIA 김도영이 9일 광주 NC전서 자신의 번트 타구에 얼굴을 맞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중계화면 캡쳐

[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9일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전. 0-3인 4회말 무사 1루. KIA의 타자는 김도영이었다. NC 내야진은 정상 수비를 펼쳤다. 다른 타자 같았으면 희생 번트에 대비한 전진 수비를 시도할 수 있지만 김도영이었기에 정상적인 수비 포메이션을 가져갔다. 김도영은 이번 시즌 40홈런으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OPS는 무려 1.049다. NC 입장에선 3점 차로 앞서 있지만 무사 1루에서 김도영이 타석에 들어선 자체로 위기다. 김도영은 NC 선발 투수 송명기의 패스트볼에 ‘기습 번트’를 댔다. 상대의 허를 찌른 이 시도가 성공하면 무사 1,2루가 된다. 김도영은 어떻게든 살아 나가 득점 기회를 이어 나가고 싶었을 것이다.

김도영이 8일 삼성전서 시즌 40호 홈런을 날리고 있다. 홈런 1위 타자의 기습 번트 시도가 과연 옳은 판단이지 의문이다. /뉴시스
김도영이 8일 삼성전서 시즌 40호 홈런을 날리고 있다. 홈런 1위 타자의 기습 번트 시도가 과연 옳은 판단이지 의문이다. /뉴시스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방망이 윗부분에 맞은 타구가 1루로 뛰어나가는 김도영의 얼굴을 강타했다. 김도영은 코피를 쏟았고, 광주야구장은 순간 "아~"하는 탄식과 함께 정적에 빠졌다.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진 김도영은 X-ray와 CT 검사를 받은 결과 ‘비골 골절’로 판명 났다. 다행히 아시안게임 출전 가능성은 열어뒀다. KIA는 경과를 더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김도영은 아시안게임은 물론 팀의 포스트시즌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최악의 경우 이번 시즌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 결과론이지만 여기서 김도영의 ‘기습 번트’ 시도를 짚지 않을 수 없다. 김도영은 야구에서 흔히 말하는 ‘5툴 플레이어’다. 파워, 정교함, 강한 어깨, 빠른 발, 안정된 수비까지 모두 갖춘 선수이다. 김도영의 플레이는 마치 야생마가 초원을 달리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넘치는 운동 능력을 주체하지 못한다.

김도영은 장타력 못지 않게 빠른 발도 자랑한다. 이 때문에 항상 부상 위험을 달고 다닌다. /뉴시스
김도영은 장타력 못지 않게 빠른 발도 자랑한다. 이 때문에 항상 부상 위험을 달고 다닌다. /뉴시스

김도영의 이런 재능은 가끔 ‘독’이 돼 자신에게 돌아온다. 너무도 과감한 베이스러닝을 펼치다 여러 차례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렸다. 오죽했지만 ‘도루 금지령’이 내려질 정도였다. 김도영의 발이 조금만 느렸어도 훨씬 대단한 거포가 됐을 것이란 말이 설득력을 얻는다. 40홈런 타자의 번트는 분명 도발이다. 성공 확률도 높다. 김도영이기에 가능한 도전이다. 하지만 김도영은 이제 한 방에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해결사’다. 너무 많은 재능과 너무 많은 공격 수단이 김도영의 발목을 잡은 것 같아 더욱 아쉽다.

김도영은 장타력 못지 않게 빠른 발도 자랑한다. 이 때문에 항상 부상 위험을 달고 다닌다. /뉴시스

daeho902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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