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전남광주=김승일 기자] 호남권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이 본격화하면서 전남광주시 광주권의 주거정책도 전환점을 맞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인구 감소에 따른 주택 공급 과잉이 주요 고민이었다면 이제는 반도체 산업 종사자와 가족까지 포함한 대규모 인구 유입에 어떻게 대비할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9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전남광주시는 광주 군공항 종전부지에 조성되는 호남권 첨단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다핵형 배후 주거도시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산단 규모는 826만㎡가량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반도체 제조시설(팹) 4기가 들어설 예정이다. 첫 양산 목표는 2030년이다.
팹 4기가 모두 가동되는 2030년대 중후반에는 산업 종사자와 가족 등을 포함해 10만~16만 명 규모의 정주여건이 필요할 것으로 시는 예상하고 있다.
전남연구원이 지난달 내놓은 분석에서도 팹 4기에 따른 직접·간접 종사자 가운데 신규 주거 수요가 약 3만 6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전남연구원은 광주와 산단 인근에서 2030년 이전 약 1만 35가구, 이후 4만 2549가구 등 모두 5만 2584가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기존 미분양·공실까지 활용하면 초기 주택 부족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문제는 단순히 주택 숫자를 맞추는 데 그치지 않는다.
광주 주거정책의 기존 전제 자체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종전 광주시의 '주거 기본 조례'는 시장이 10년 단위 주거종합계획을 수립하고 5년마다 타당성을 재검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계획에는 주택·택지 수요와 공급, 임대주택 공급, 주거환경 정비 등을 담도록 했다.
광주시는 이에 따라 2021년부터 2030년을 대상으로 한 주거종합계획을 수립했다. 당시에는 인구 감소와 신규 아파트 공급 증가에 따른 공급 과잉 가능성이 주요 주거정책 현안 가운데 하나였다.
광주연구원은 이후 사회·경제 여건 변화 등을 반영해 2024년 말 '2030 광주광역시 주거종합계획 수정계획'을 마련했다.
하지만 행정통합과 대규모 반도체 산단 유치라는 기존 계획 당시 예상하기 어려웠던 변수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주택 수요 전망부터 입지와 공급 방식까지 다시 살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통합에 따른 자치법규 정비도 맞물린다.
전남광주시는 지난 7월 출범과 동시에 제1호 조례로 '글로벌 반도체 전략투자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투자 유치와 기업 지원의 제도적 기반부터 마련했다.
반면, 통합 조례로 정비되지 않은 종전 광주와 전남의 자치법규는 특별법 경과규정에 따라 기존 적용지역에서 계속 효력을 갖는 구조다.
이에 따라 산업 투자뿐 아니라 주택 공급과 정주 지원까지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재편하려면 광주권에 적용되던 주거정책과 전남 지역 주거정책을 통합특별시 차원에서 어떻게 조정할지도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
배후 주거 후보지의 사업 속도도 변수다.
반도체 산단에서 5㎞가량 떨어진 산정 공공주택지구에는 1만 4000가구가 계획돼 있지만 사업이 지연되면서 현재 준공 목표는 2034년이다. 당초 목표였던 2029년보다 5년 늦어졌다.
최근 산정지구 주민들이 "반도체 공장은 2030년에 가동하는데 배후도시는 2034년까지 기다려야 하느냐"며 사업기간 단축과 조속한 보상을 요구하고 나선 이유다.
광주송정역 KTX 투자선도지구도 주거·상업 복합개발을 통해 32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지만 실제 준공 시점은 2032년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무 도심융합특구 역시 주거와 일자리, 상업·문화기능을 결합한 복합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업 완료 목표는 2031년이다.
결국 첫 반도체 양산이 예정된 2030년을 전후해 기존 주택과 공실을 활용해 초기 수요를 흡수하고 이후 산정지구와 상무지구, 송정역세권 등을 순차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장기적으로는 군공항 주변 미개발지역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종전부지 등까지 포함한 새로운 배후 주거축도 검토 대상이다.
반도체 산단이 공장 건설에 그치지 않고 실제 인구 유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주택뿐 아니라 교육과 의료, 교통, 문화 등을 함께 갖춘 정주환경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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