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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압박, 이란은 경고…거듭되는 韓 파병 딜레마
美 "한국, 역내에 자원 투입하길"
이란 "파병은 심각한 결과 초래"
여당 내에서도 "비전투 vs 신중"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검토 중인 가운데 미국과 이란의 압박 수위가 연일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UAE) 코르 파칸 해안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발이 묶인 유조선과 자동차운반선이 정박해 있는 모습. /뉴시스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검토 중인 가운데 미국과 이란의 압박 수위가 연일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UAE) 코르 파칸 해안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발이 묶인 유조선과 자동차운반선이 정박해 있는 모습. /뉴시스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검토 중인 가운데 미국과 이란의 압박 수위가 연일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한국의 자원 투입을 촉구하는 한편, 이란 외무부는 한국이 파병을 결정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누적된 불만과 한미 관계를 고려해야 할 뿐 아니라, 핵심 원유 수송로의 자유 통항까지 확보해야 하는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파병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호르무즈 해협 내 불확실성이 피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6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군사적 기여 방안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 "한국은 중동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 중 하나"라며 "한국이 역내에 자원을 투입하기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도 이날 CNN 방송, 폭스뉴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동맹국의 역할 확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한국이 이란 전쟁 지원에 미온적이었다며 "기억해 두겠다"고 언급한 뒤 재확인된 미국 행정부의 입장인 것이다.

이란은 경고 수위를 한층 끌어 올렸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다른 국가가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적으로 주둔하거나 작전에 참여하는 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위험한 선택에는 대가가 따릅니다'라는 한국어 경고문도 게재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7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한국어 경고문. /바가이 대변인 X 갈무리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7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한국어 경고문. /바가이 대변인 X 갈무리

정부는 전투·비전투·수색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 중인 가운데 아직 결정된 건 없다는 입장이다. 외교부도 이날 "정부는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조속한 회복,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우리 포함 모든 선박의 자유로운 통항을 위해 관련국들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경우 통상·안보 협상에 진척이 없는 데다 향후 북미대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누적된 불만을 해소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이란전 과정에서 호르무즈 해협 관련 지원에 나서지 않았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대미투자도 지연되고 이란 전쟁에서 한국의 기여가 없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이라며 "전례 없는 연합 훈련 축소도 이뤄진 마당에 미국 측 요구를 더는 외면하기 어려운 측면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란과의 관계도 차치할 수 없는 문제다. 전날에는 한국이 파병을 단행한다면 중동 지역 내 한국 기업 등 민간 자산이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이란 측 경고도 있었다. 정부로서는 호르무즈 해협이 핵심 에너지 수송로라는 점도 경제적 국익 관점에서 간과하기 어렵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통화에서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을 위한 기여를 밝혀왔던 만큼, 이란에는 우리의 파병이 이와 관련한 비전투 인력과 자산을 보내는 것이라고 설득해야 한다"며 "미국에도 우리의 기여 의지와 행동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의 상반된 파병 압박뿐 아니라 국내 여론도 정부의 고심을 깊어지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당장 이날 여당 내에서도 비전투 파병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비전투병도 교전 당사국이 참전으로 인정한다면 위험하다(이기헌 민주당 의원)는 엇갈린 입장이 나왔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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