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7일 충북을 찾아 지방재정 위기 해법 마련을 위한 광역지자체 간 공조를 제안했다.
국세인 법인세 일부를 지방에 배분하고, 지방소비세율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한편 국가직으로 전환된 소방공무원 인건비를 국가가 부담하는 데 힘을 모으자는 취지다.
추 지사는 7일 충북도청에서 신용한 충북도지사와 만나 이 같은 내용의 지방재정 문제를 논의했다.
허태정 대전시장과 지방재정 해법을 논의한 데 이어 광역지자체를 잇달아 찾으며 지방재정 개편을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이다.
추 지사는 이날 "산업 기반시설은 지방이 부담하지만 기업 성장에 따른 세수 혜택은 충분히 돌아오지 않는다"며 현행 지방재정 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청주를 중심으로 SK하이닉스와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대기업이 성장하고 있는 충북의 상황이 경기도와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추 지사는 "청주는 SK하이닉스로 인해 반도체 초과 세수의 혜택을 볼 수 있는 위치인데 그런 인프라는 충북이 다 감당하고 혜택은 충북도가 전혀 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경기도 역시 전력·물·도로 같은 기반시설을 도가 부담하고 유지보수까지 하고 있지만 초과 세수에 따른 혜택은 한 푼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세인 법인세의 5%를 지방에 배분하는 방안을 중앙정부에 공동 건의하자고 제안했다. 애초 경기도 내 '반도체 거점도시'들의 반발을 산 '공동세원화' 방침을 국세 배분으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 지사도 이에 동의하면서 "충청북도와 경기도가 규모는 다르지만 산업군에 있어서 비슷한 점이 굉장히 많다. 법인세에서 5%를 광역에 할애해 주면 좋겠다는 부분은 충북도도 당연히 찬성한다"고 말했다.
지방소비세율을 현재 25.3%에서 40.3%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에도 뜻을 같이했다.
추 지사는 "중앙과 지방의 세수를 7대 3으로 배분하겠다는 공약이 있었던 만큼 지방소비세를 올려야 한다"며 "현재 25% 수준에서 해마다 5%씩, 이재명 정부 4년 동안 40%까지 차츰차츰 올리자"고 제안했다.
신 지사도 "지방소비세가 25.3%였던 것을 점진적으로 늘려 40.3%까지 해달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국가직으로 전환된 소방공무원의 인건비를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놓고 추 지사는 "국가직화에 걸맞게 지방이 부담하는 소방 인건비를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 국가가 인건비를 부담해야 하는데 지방이 시설·장비 유지비와 인건비까지 모두 부담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 전체적으로 소방 인건비가 6조 5000억 원에 달하고 경기도는 1조 원이 넘는다"며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다만 일몰 예정인 지방세 재원을 소방 인건비와 주거복지 가운데 어디에 활용하는 것이 지방에 더 유리한지를 놓고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신 지사는 "담배소비세를 어느 방편이든 지방으로 내려주는 것은 당연히 동의한다"면서도 "주거복지와 소방인건비 가운데 어느 것이 실질적으로 유리할지는 정교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부분은 추 지사와 협의하면서 같이 목소리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추 지사는 "재정위기에 직면한 것은 경기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통적인 문제"라며 "재정 문제를 먼저 해결하지 않고서는 지역의 산업정책이나 미래를 제대로 설계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신 지사도 충북과 경기의 산업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청주 반도체 산업 간 연계를 통한 두 지역의 상생을 제안했다.
신 지사는 "진천·음성·청주 등 경기와 접경을 이루는 지역에서 산업 발달을 같이 도모하고, 특히 반도체 같은 경우 용인과 청주가 앞으로도 좋은 관계로 계속 윈윈할 수 있는 관계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추 지사는 만남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기도와 충북 모두 지금의 지방재정 구조로는 지역의 산업과 미래를 제대로 설계하기 어렵다는 데 공감했다"며 "각자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정부와 국회에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적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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