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피스 지분 93.9%·DB금융13호스팩 대표

[더팩트|윤정원 기자] 양준석 전 이스톤PE 대표가 하이브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양 대표는 현재 라피스인베스트먼트와 DB금융제13호스팩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어, 이번 송치가 향후 투자·합병 업무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 하이브 투자로 500억 성과보수…7년 뒤 '부정거래 혐의' 송치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3일 양 대표를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 이재상 하이브 대표, 권용상 전 최고재무책임자(CFO), 김창희 뉴메인에쿼티 대표 등과 함께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이들이 하이브가 상장을 준비하던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없다는 취지로 설명해 사모펀드(PEF) 측에 주식을 넘기도록 유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이 방 의장 등 피의자들의 범행으로 산정한 부당이득은 총 2631억원이다. 법원은 해당 금액 전액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결정을 내렸다. 양 대표는 현재 검찰에 송치된 단계로 혐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양 대표는 당시 하이브 투자에 직접 참여한 PEF 운용자다. 양 대표는 2019년 4월 이스톤PE를 설립해 대표를 맡았다. 이스톤PE는 같은 해 6월 250억원 규모 1호 펀드를 조성한 데 이어 11월 뉴메인에쿼티와 1050억원 규모 2호 펀드를 만들었다. 두 펀드가 사들인 하이브 구주는 전체 지분의 11.4%에 달했다. 당시 양 대표는 자금 모집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가 2020년 10월 코스피에 입성한 뒤 투자금 회수 과정에서 운용진에게 돌아간 성과보수도 상당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 투자 펀드의 핵심 운용인력 3명이 약 2000억원의 성과보수를 나눴다. 김중동 전 하이브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약 1000억원, 양 대표와 김 대표가 각각 약 500억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톤PE는 하이브 상장 이듬해인 2021년 12월 폐업했다.
이스톤PE가 문을 닫은 뒤 양 대표는 라피스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 활동을 이어왔다. DB금융제13호스팩의 최신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양 대표는 2021년부터 라피스인베스트먼트 투자부문 대표로 재직하며 투자총괄을 맡고 있다. 보유 주식은 8700주로 지분율이 93.9%에 이른다. 투자 업무를 총괄하면서 회사 지분 대부분까지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양 대표 개인의 사법 리스크가 길어질 경우 라피스가 받게 될 부담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투자회사는 외부 자금을 유치하고 투자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핵심 투자 인력의 이력과 신뢰도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특히 양 대표는 단순 소속 임원이 아니라 지분 대다수를 가진 투자총괄인 만큼 검찰의 향후 처분에 따라 신규 투자나 자금 모집 과정에서도 변수가 될 수 있다.
◆ '도덕성' 따지는 스팩 대표가 검찰 송치…DB증권 "처리 방안 검토"
양 대표가 맡고 있는 또 다른 자리는 코스닥 상장사 DB금융제13호스팩 대표이사다. 양 대표는 회사가 설립된 2024년 7월 26일부터 대표직을 맡아왔고 임기는 2027년 7월 26일까지다. 지난달 11일 제출된 반기보고서에서도 대표이사로서 경영 전반을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DB금융제13호스팩은 2024년 11월 28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스팩은 다른 회사와 합병하는 것을 유일한 사업 목적으로 만들어진 회사다. 자체 사업을 통해 실적을 내는 일반 상장사와 달리 어떤 비상장기업을 찾아 합병 대상으로 선택하느냐가 사업의 핵심이다. DB금융제13호스팩 역시 합병 대상 회사를 선정할 때 사업성과 수익성, 성장성, 기술력과 함께 '대상회사 경영진의 도덕성'을 고려한다고 공시했다.
합병 상대 경영진의 도덕성까지 평가 기준으로 내건 스팩에서 정작 경영을 총괄하는 대표가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황이 된 것은 아이러니다. 더욱이 양 대표의 혐의가 과거 비상장기업인 하이브의 지분 인수와 IPO 과정에서 불거졌다는 점도 부담이다. 향후 비상장기업 발굴과 합병 협상 과정에서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지난달 11일 반기보고서 기준 DB금융제13호스팩에는 아직 합병과 관련해 발생한 사항이 없다.
DB금융제13호스팩은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 교체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으면서도 변동에 대비한 방안은 공시에 담아둔 상태다. 회사는 대표이사와 이사가 발기인 측 임원을 겸직하고 있어 임원 변경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사임 등 변경 사항이 발생하면 즉시 적임자를 선임해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DB증권도 양 대표의 검찰 송치 이후 거취 문제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DB증권 관계자는 지난 3일 "양 대표가 검찰에 송치된 사실을 이날 처음 인지했다"며 "어떻게 처리할지는 내부에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라피스 측은 양 대표가 현재 회사의 투자 의사결정과 LP 유치 등에 어느 정도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지, 검찰 송치 이후 기존 업무에 변화가 있는지 등에 대해 묻자 "대답해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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