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사회
[사라진 어른들③] '실종·귀가 도돌이표' 한해 3만명…헛바퀴 도는 경찰력
수색 중인데 경찰에 귀가 안 알리기도
위치확인 장치 확대·예방 강화 시급 지적


경찰은 실종자의 인상착의와 사진 등을 담은 실종경보 문자를 발송하고 폐쇄회로(CC)TV와 휴대전화 위치정보 등을 활용해 소재를 추적하고 있다. 치매환자 등 반복 실종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는 위치 확인이 가능한 배회감지기 등도 보급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역 철도 경찰 사무실에서 관계자들이 역내 CCTV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이새롬 기자
경찰은 실종자의 인상착의와 사진 등을 담은 실종경보 문자를 발송하고 폐쇄회로(CC)TV와 휴대전화 위치정보 등을 활용해 소재를 추적하고 있다. 치매환자 등 반복 실종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는 위치 확인이 가능한 배회감지기 등도 보급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역 철도 경찰 사무실에서 관계자들이 역내 CCTV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이새롬 기자

누군가는 1시간 만에 돌아오고, 누군가는 끝내 돌아오지 못한다. 경찰에 접수되는 성인 실종 신고는 연간 7만건. 대부분 단시간 발견되지만 숨진 채 발견되는 이들도 연평균 1300명에 이른다. 촘촘한 안전망을 갖춘 아동 실종과 달리 '가출인'으로 분류되는 성인 실종의 민낯은 이번 제주 30대 여성 실종 신고 허위 종결 사건으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더팩트>는 성인 실종 대응 체계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보완해야 할 과제를 3편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정인지 기자] 실종된 사람이 귀가했다가 다시 실종 신고되는 반복적인 실종자가 지난 5년간 약 1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해 3만 명 꼴이라 경찰이 정작 중요한 사건은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발견 이후 경찰에 귀가 사실을 알리지 않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경찰은 이를 모른 채 수색 및 수사를 계속하면서 가뜩이나 전담 인력도 부족한 경찰력이 낭비되고 있다.

7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실종 신고 해제 이후 다시 신고가 접수된 사람은 총 14만8619명에 이른다. 이중 성인은 4만2875명이었다. 18세 미만 아동과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치매환자 등 '실종아동 등'은 10만5744명으로 집계됐다. 아동이 5만2844명으로 가장 많았고, 치매환자 3만329명, 장애인 2만2571명이었다.

경찰은 실종자의 인상착의와 사진 등을 담은 실종경보 문자를 발송하고 폐쇄회로(CC)TV와 휴대전화 위치정보 등을 활용해 소재를 추적한다. 실종자 소재를 파악하면 신고를 해제한다. 실종자를 직접 만나 확인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대면 확인이 어려운 경우 영상통화 등 다른 방법을 쓰기도 한다.

실종자가 귀가한 경우는 신고자 등을 통해 확인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보호자에게 전화할 수도 있고 직접 만나 확인할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 다르다"며 "신고자가 먼저 전화해 신고를 해제해 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 입장에선 반복 실종이라고 수색을 소홀히 할 수도 없다. 이전에 여러 차례 스스로 귀가했더라도 언제든 범죄나 사고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단순 연락 두절이나 가출에 따른 실종 신고의 경우 귀가 이후에도 경찰이 계속 실종자를 찾기도 한다. 보호자나 당사자가 경찰이 확인하기에 앞서 귀가 사실을 알려주지 않아서다.

나주봉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 회장이 서울 동대문구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 사무실 벽에 붙은 실종 아동 전단을 가리키고 있다. /나 회장 제공
나주봉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 회장이 서울 동대문구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 사무실 벽에 붙은 실종 아동 전단을 가리키고 있다. /나 회장 제공

일선 현장에서는 반복 실종 신고나 귀가 미통보로 정작 범죄나 사고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위치확인 장치의 확대 및 의무 지급이 시급하다. 경찰은 치매환자나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등 반복 실종 위험이 높은 경우 배회감지기 등을 보급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서울의 한 경찰서 직원은 "치매환자나 정신·지체장애인은 팔찌나 위치 확인용 칩으로라도 확인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이들을 별도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면 경찰이 실제 위험한 실종 사건에 더 빨리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종 대응 기능이 여러 기관에 나뉘어 있는 점도 과제로 꼽힌다. 경찰은 실종 신고 접수와 수색·수사를 맡고, 보건복지부와 아동권리보장원 등은 예방과 지원 업무를 담당한다. 치매환자의 경우 관련 기관과 지방자치단체도 예방과 지원 업무에 참여한다.

이에 경찰력을 투입해 실종자를 찾는 사후 대응에서 벗어나 원인을 파악하고 재발을 막는 예방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관 간 협업을 통해 보호자 지원을 연계하고, 가정불화 등 다른 원인이 있는 경우에는 복지·상담 서비스를 연결하는 식이다.

나주봉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 회장은 "실종자를 찾았다고 해서 그걸로 끝내면 같은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반복 실종의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치매나 장애 등 유형에 따라 위치 확인이나 보호·관리로 이어지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nji@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