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등과 달리 보호대상 미포함
예방 체계도, 장기 관리도 예외

누군가는 1시간 만에 돌아오고, 누군가는 끝내 돌아오지 못한다. 경찰에 접수되는 성인 실종 신고는 연간 7만건. 대부분 단시간 발견되지만 숨진 채 발견되는 이들도 연평균 1300명에 이른다. 촘촘한 안전망을 갖춘 아동 실종과 달리 '가출인'으로 분류되는 성인 실종의 민낯은 이번 제주 30대 여성 실종 신고 허위 종결 사건으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더팩트>는 성인 실종 대응 체계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보완해야 할 과제를 3편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정인지 기자] 성인 실종이 전체 실종 신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18세 미만 아동과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치매환자 등과 달리 일반 성인은 현행법상 보호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적극적 초동 조치가 어렵다. 성인 실종 사건 장기화를 막기 위해 법적, 제도적 근거 마련 등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5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접수된 성인 실종 신고는 총 33만4345건이다. 2022년 7만4936건, 2023년 7만4847건, 2024년 7만1854건, 지난해 7만814건이었다. 올해는 7월까지 4만1894건 접수됐다. 지난 4년간 하루 평균 약 200건의 성인 실종 신고가 접수된 셈이다.
특히 성인 실종 신고는 전체 실종 신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전체 실종 신고는 12만5383건이었다. 18세 미만 아동 2만9563건, 치매환자 1만6586건,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8420건을 모두 합쳐도 5만4569건으로 성인보다 1만6245건 적었다. 일반 성인 실종 신고가 전체의 56.5%에 이르는 것이다.
2024년에도 18세 미만 아동 2만5692건, 치매환자 1만5502건,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8430건을 합치면 4만9624건으로 성인보다 적었다. 2023년은 18세 미만 아동 2만5628건, 치매환자 1만4677건,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8440건 등 총 4만8745건, 2022년은 18세 미만 아동 2만6416건, 치매환자 1만4527건,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8344건 등 총 4만9287건이었다.
그럼에도 성인은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실종아동법)상 보호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실종아동법은 18세 미만 아동과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치매환자를 '실종아동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내부 규정상 성인 실종자를 '가출인'으로 분류한다. '실종아동 등 및 가출인 업무처리 규칙'에 따르면 경찰은 성인 실종 신고를 접수하면 범죄 관련 여부를 확인하고 정보시스템 조회와 신고자 진술 청취 등을 통해 소재 파악에 나선다. 발견하지 못하면 관련 정보를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입력하고, 다른 경찰서 관할이면 사건을 이첩한다.

하지만 성인 실종자는 범죄혐의가 확인될 때까지 가출인으로 분류돼 교통카드 사용 내역 등을 통한 이동 경로, 위치정보 추적 등이 제한된다. 실제로 성인 실종자는 단순 외출이나 가출인 경우가 대다수라 경찰이 신고 즉시 범죄나 사고로 판단하기 어렵다.
미비한 법적 근거로 담당 경찰의 경험이나 판단에 상당 부분 의존해 초동 대응이 미흡할 수밖에 없다. 결국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고, 조기 발견 실패에 따른 사건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실종 예방 체계도 다르게 적용된다. 경찰은 18세 미만 아동과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치매환자 등을 대상으로 지문과 사진, 보호자 연락처 등을 미리 등록하는 '지문 등 사전등록제'를 운영한다. 실종되면 등록된 정보를 이용해 신원 및 소재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성인은 사전등록 대상에서 제외된다.
장기 실종으로 관리하는 기준도 다르다. 실종아동 등은 신고 후 48시간이 지나도 발견되지 않으면 '장기실종아동 등'으로 분류된다. 일반 성인 실종에는 별도의 시간 기준이 없다.
성인 실종은 가족들이 공개적으로 찾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 나주봉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 회장은 "아동은 전단을 붙이고 공개적으로 찾을 수 있지만 성인은 그렇게 하기 어렵다"며 "가족과 다투고 집을 나갔다 돌아오는 경우도 있는데 사진과 신상이 공개되면 이후 생활에 지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 회장은 "성인 실종 관련 법이 없다 보니 경찰이 법 테두리 안에서 공무를 집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성인 실종의 특성에 맞는 제도와 대응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경찰도 실종아동 등과 마찬가지로 성인 역시 관련 정보를 확인·추적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inj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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