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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영토 넓히는 증권사들…거점 확보 넘어 수익원 발굴 '시동'
미래에셋, 토스證 일본 증권사 인수 검토
메리츠, 국내 시장 고집 전략 수정 홍콩법인 설립 준비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더팩트 DB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내수 시장을 넘어 해외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국내 시장의 한계를 넘어 해외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행보다. 단순히 현지 거점을 마련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우량 금융사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등 해외 진출 전략도 ‘대형화’와 ‘현지화’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증권사들의 해외 진출이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국내 증권회사 해외점포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6개 국내 증권사가 15개국에서 총 93개 해외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현지법인은 83개로, 홍콩·중국·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 점포가 66개로 전체의 71%를 차지했다.

해외 사업의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국내 증권사 해외 현지법인들이 지난해 거둔 전체 당기순이익은 4억5580만달러(약 6540억원)로 전년 대비 67% 넘게 증가했다. 이는 16개 증권사의 전체 당기순이익 가운데 8.7%에 해당하는 규모다.

글로벌 영토 확장의 선봉에는 미래에셋증권이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7일 "일본 증권사 인수를 검토 중"이라며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일본 현지 증권사를 인수할 경우 국내에서 축적한 자산관리(WM) 역량과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 리테일 시장 공략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장기간 예금에 머물던 개인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WM과 ETF 경쟁력을 보유한 미래에셋증권의 현지 사업 확대에 적합한 시장으로 평가된다. 기업지배구조 개혁과 주주환원 확대 등을 계기로 일본 증시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미국에서도 온라인 증권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공시를 통해 "미국 온라인 증권사 퍼블릭닷컴 인수를 검토 중이며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아시아 금융 중심지인 홍콩에서는 글로벌 투자 플랫폼 '미래에셋 포트폴리오서비스(MAPS)'를 선보였다. MAPS는 '미래에셋 3.0' 비전 아래 출시한 첫 글로벌 투자 플랫폼으로,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하나의 모바일 플랫폼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들은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들은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토스증권도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 증권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일본 증권사 3~4곳을 인수 후보로 놓고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플랫폼과 간편한 사용자 경험(UX)을 앞세워 현지 투자자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대형 증권사 가운데 그동안 내수 시장에 집중해온 메리츠증권도 해외 시장에 첫발을 내딛는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하반기 내 홍콩 법인 설립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초대 법인장을 내정하고 본부장급 인사를 비롯한 전문 인력 영입에 나서는 등 조직 구성 작업도 상당 부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설되는 홍콩 법인은 현지 투자 기회 발굴과 거래 중개, 해외 딜 소싱 등 글로벌 비즈니스에 특화된 형태로 운영될 전망이다. 현지에서 해외 고객 네트워크를 확보할 경우 본사의 핵심 수익원인 기업금융(IB) 부문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해외 금융사 지분 인수를 통해 현지화에 한발 더 나아갔다. 지난 7월 인도 상장 금융그룹 초이스그룹의 증권 부문 핵심 자회사인 초이스에쿼티브로킹(CEB)에 1423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랐다.

단순한 재무적 투자에 그치지 않고 경영 참여를 수반하는 전략적 투자라는 점이 특징이다. 투자 당시 지분율은 32.2%로, 향후 이사회에 참여하는 등 실질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할 계획이다. 인도처럼 금융 규제가 까다로운 신흥시장에서는 외국계 증권사가 독자적으로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신규 법인을 설립해 안착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만큼, 현지 금융사와의 제휴·지분투자를 통해 진입장벽을 낮춘 사례로 볼 수 있다.

증권사들의 해외 진출이 단순 거점 확대에서 현지 금융사 지분 인수 등 대형 거래로 확대되면서 이를 뒷받침할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지 대형 금융회사의 지분을 인수하려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만큼 자본규제 준수에 따른 부담은 물론 자금조달 측면에서도 제약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박해식 하나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진출 필요성과 과제' 보고서에서 "정책금융기관이 해외 금융회사의 지분인수에 공동투자자로 참여하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거래에 안정적인 자금을 공급함으로써 국내 금융회사의 자금조달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며 "국내 금융회사는 자본규제로 자기자본 활용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정책자금의 투입은 국내 금융회사가 지분인수에 따른 자본비율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대형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 여력을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증권사는 외부자금 조달의 만기구조가 단기화돼 있고 조달 규모도 자기자본의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된다"며 "금융지주 산하의 증권사는 금융지주에서 추가 출자를 기대할 수 있으나 이 역시 자회사 출자총액을 제한하는 이중레버리지비율 규제로 활용 가능성이 제한적일 수 있어 해외 금융회사의 지분인수 활성화를 위해서는 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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