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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셰플러 천하...우즈도 제쳤다 [박호윤의 IN&OUT]
투어챔피언십 역전 우승으로 통산 상금 1위 등극
시즌 3승, 통산 22승에 5년 연속 올해의 선수도 유력
덜 이겼지만 더 강해져


스코티 셰플러가 투어챔피언십 최종일 3타차 열세를 딛고 역전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AP뉴시스
스코티 셰플러가 투어챔피언십 최종일 3타차 열세를 딛고 역전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AP뉴시스

[더팩트 | 박호윤 전문기자] 스코티 셰플러(30 미국)가 결국 PGA투어의 2026시즌을 자신의 이름으로 끝냈다.

셰플러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 골프클럽에서 끝난 시즌 최종전 투어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4언더파 66타를 쳐 최종합계 16언더파 264타로 정상에 올랐다. 3라운드까지 선두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에게 3타 뒤졌지만 마지막 날 승부를 뒤집어 3타 차 우승을 완성했다. 1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플레이오프 1차전 페덱스 세인트주드챔피언십에 이은 시즌 3승째이자 PGA투어 통산 22승째다. 특히 플레이오프에서만 2승을 거두며 시즌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 힘을 집중시켰다.

#우즈·매킬로이 이어 세 번째 ‘복수 페덱스컵 챔피언’

셰플러는 2024년에 이어 두 번째 페덱스컵을 품었다. 페덱스컵을 두 차례 이상 차지한 선수는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맥길로이에 이어 셰플러가 세 번째다. 우즈는 2007, 2009년, 맥길로이는 2016, 2019, 2022년 정상에 올랐다. 시즌 최종전 투어챔피언십 우승도 2024년에 이어 두 번째다.

상금에서도 역사가 바뀌었다. 셰플러는 우승 상금 1천만달러를 추가해 PGA투어 통산 공식 상금 1억3,039만661달러를 기록, 오랫동안 1위를 지켜온 우즈(1억2,099만9,166달러)를 넘어 맨 앞자리에 섰다. 올시즌 공식 상금도 3,093만7,525달러로 PGA투어 사상 처음 한 시즌 3000만달러를 돌파했다. 셰플러 자신이 2024년 7승을 거두며 작성한 종전 기록( 2,922만8,357달러)를 2년 만에 갈아치웠다.

셰플러가 우승 후 가진 공식 기자회견 도중 재밌는 표정으로 질문에 답하고 있다./AP.뉴시스
셰플러가 우승 후 가진 공식 기자회견 도중 재밌는 표정으로 질문에 답하고 있다./AP.뉴시스

#7승→6승→3승…그런데 더 무너지지 않았다

흥미로운 것은 기록보다 그 과정이다. 2024년 7승, 지난해 6승과 비교하면 올 시즌 셰플러는 분명 덜 이겼다. 첫 승 이후 두 번째 우승까지 거의 7개월이 걸렸다. 투어챔피언십 전까지 19개 대회에서 우승은 2번뿐이었다. 하지만 준우승이 5차례였고 톱10 12회, 톱25에는 무려 18차례 들었다. 19개 대회에서 컷 탈락은 단 한 번이었다. 우승하지 못했을 뿐, 좀처럼 리더보드 상단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경기 내용도 달라졌다. 지난해까지 가장 강력한 무기였던 아이언의 위력이 다소 떨어졌다. 시즌을 마친 셰플러의 SG:어프로치는 8위였다. 하지만 SG:토털과 평균타수, 스크램블링은 1위, SG:퍼팅은 5위였다. 아이언이 흔들리면 쇼트게임으로 버텼고, 그린을 놓치면 퍼터로 살렸다. 최고의 경기력이 나오지 않는 날에도 우승 경쟁을 이어간 것이다.

#셰플러가 말한 ‘Intensity’의 의미

셰플러는 이런 꾸준함의 원천으로 ‘Intensity’를 꼽았다. 단순한 집중력이 아니라 매 라운드 일정한 수준의 집중 강도를 유지하는 능력이다. 그는 투어챔피언십을 앞두고 "커리어를 보내면서 배운 것 중 하나는 매 라운드 일정한 종류의 집중력을 가지고 나가는 것이다. 말하기는 쉽지만 실제로 하기는 훨씬 어렵다"고 말했다. 수 년째 세계 최정상에서 매주 우승을 기대받고,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 올해는 경기장 밖에서도 에너지를 관리해야 했다. 게리 우들랜드가 셰플러를 두고 "셰플러 만큼 스스로를 잘 이해하는 선수는 없다"며 "에너지 관리에서는 누구보다 뛰어나다"고 평가한 이유다.

잘되지 않는 것은 그대로 두지 않았다.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는 쏟아지는 비 속에서 몇 시간씩 연습하며 스윙의 문제를 파고들기도 했다. 예년에는 기본적인 점검에 집중했던 코치 랜디 스미스와도 올해는 보다 세밀한 스윙 메커니즘까지 들여다봤다. 자신의 골프를 끝없이 풀어야 하는 ‘퍼즐’이라고 표현한 셰플러다운 방식이었다.

그리고 한 번의 실패를 다음 라운드와 다음 대회까지 끌고 가지 않았다. 준우승이 다섯 번이나 쌓였지만 흐름은 꺾이지 않았다. 결국 플레이오프 첫 대회 세인트주드에서 8타 차 압승을 거둔 데 이어 마지막 이스트레이크에서는 3타 차 열세마저 뒤집었다.

2024년과 지난해의 셰플러가 올해 달라진 점은 올시즌에는 최고의 상태가 아닐 때도 얼마나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가를 증명한 점이다.

김시우가 투어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퍼팅하는 모습. 김시우는 최종 9언더파 271타로 공동 14위를 마크하며 한국 선수 최초로 시즌 상금 1천만달러를 돌파했다./AP.뉴시스
김시우가 투어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퍼팅하는 모습. 김시우는 최종 9언더파 271타로 공동 14위를 마크하며 한국 선수 최초로 시즌 상금 1천만달러를 돌파했다./AP.뉴시스

#타이거의 ‘5년 연속 올해의 선수’까지 넘본다

이제 남은 것은 올해의 선수다. 셰플러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PGA투어 올해의 선수에 선정됐다. 올해 다시 잭 니클라우스 어워드를 받으면 우즈가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세운 역대 최장 5년 연속 수상 기록과 타이를 이룬다. 우즈는 통산 11차례 올해의 선수를 차지한 바 있다. 선수들의 투표로 결정되는 만큼 아직 확정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시즌 3승, 플레이오프 2승, 두 번째 페덱스컵에 SG:토털과 평균타수 1위의 꾸준함까지 더해졌다. 맥길로이조차 플레이오프 도중 "나는 올해의 선수가 아니다. 셰플러다"라고 단언했다.

어쩌면 올해 셰플러가 보여준 지배력은 예년보다 덜 화려했기에 더 의미가 있는지도 모른다.

가장 좋은 날 누구보다 잘 치는 것은 세계 최고의 선수라면 보여줄 수 있다. 그러나 좋지 않은 날에도 좀처럼 무너지지 않고, 그것을 한 시즌 내내 반복하는 것은 또 다른 능력이며 그것이 바로 셰플러다.

(동반 출전한 김시우와 김주형은 나란히 합계 9언더파 271타로 공동 14위를 기록했다. 올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보였던 김시우는 시즌 상금 1,028만444달러를 벌어 들어 한국 선수중 처음으로 시즌 1천만달러를 돌파한 선수가 됐다.)

김시우가 투어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퍼팅하는 모습. 김시우는 최종 9언더파 271타로 공동 14위를 마크하며 한국 선수 최초로 시즌 상금 1천만달러를 돌파했다./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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