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담보·지분 매각 가능성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삼천당제약 오너 일가의 막대한 증여세 납부 부담이 회사 주가와 지배구조의 새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증여세를 마련하기 위해 주식담보대출(주담대)을 활용하고 있지만, 최근 대출 조건이 악화되고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자금 조달 차질 가능성이 있다. 주가가 더 떨어질 경우 추가 담보 제공이나 다른 재원 마련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너 일가의 개인적인 세금 문제가 상장사 주식의 유동성과 지배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윤대인 삼천당제약 회장의 맏사위인 전인석 대표는 지난 10일 우리투자증권과 100억원 규모의 주담대 계약을 체결했다. 이자율은 연 5.9%, 담보유지비율은 200%로, 계약기간은 오는 11월9일까지 3개월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하나증권에서 빌린 기존 주담대와 비교해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 것이다. 앞서 전 대표와 그의 배우자 윤은화 씨는 지난해 10월 보유하고 있는 삼천당제약 주식을 담보로 하나증권에서 각각 230억원과 141억원을 빌렸다. 최초 계약 당시 금리는 연 4.6% 였으며 담보유지비율은 전 대표 181%, 윤 씨 187%였다. 해당 계약은 올해 7월까지 3개월 단위로 갱신됐고 현재 이자율은 4.9%, 담보유지비율은 140%로 변경됐다.
주당 대출금 역시 기존 10만9890원에서 8만2350원으로 약 25%가량 줄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회사가 가격변동성 위험 등을 고려해 신용한도 및 담보 기준을 강화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전 대표와 윤 씨 부부가 하나증권과의 최초 주담대 계약 체결일인 지난해 10월21일 삼천당제약의 주식은 20만원 안팎에서 거래됐으나 금리가 인상된 세 번째 계약 갱신 당시(7월16일) 주가는 18만~19만원 사이를 오갔다. 전 대표와 우리투자증권간 주담대 계약이 체결된 지난 10일 이전까지 삼천당제약 주가는 16만원대에 머물렀다.
다만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금리, 담보유지비율 등 개별 계약의 세부조건은 증권사의 자체 심사 기준에 따라 결정되는 사안"이라면서도 "최근 개인투자자의 신용융자 잔고가 30조원을 넘어서면서 증권사들이 빌려줄 수 있는 자금 여력이 전반적으로 빠듯해졌고, 이에 따라 업계 전반의 담보 심사 기준이 보수적으로 조정된 흐름이 있다"고 설명했다.
거액의 세금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삼천당제약의 주가가 변수로 떠오른 모습이다. 삼천당제약은 올해 3월 경구용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개발 기대감으로 주가가 장중 120만원대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계약 규모 논란과 공시 문제 등이 겹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4월 전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전 대표와 윤 씨 부부가 납부해야 할 증여세는 총 1630억원이며 이 중 약 1240억원이 남아있다. 지난해 7월 윤 회장으로부터 삼천당제약 주식 각 79만9700주, 총 159만9400주를 증여받은 데 따른 세금이다. 현재까지 주담대로 빌린 자금은 총 471억원(하나증권 371억원, 우리투자증권 100억원)이며 용산세무서 납세 담보 20만주를 포함해 주요 계약에 묶인 주식은 전체 보유 지분의 41.21%(65만9043주)에 달한다. 주가가 하락할 경우 추가 대출 여력이 급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담보로 제공하지 않은 126만1790주를 모두 추가 담보로 활용한다 가정해도 주가가 더 하락할 경우 필요한 대출 규모를 충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전 대표는 주가가 고공행진하던 지난 3월 증여세와 양도소득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이 보유한 삼천당제약 주식 26만5700주를 약 2500억원에 블록딜로 처분하겠다는 거래계획을 금융당국에 신고했다. 대규모 대주주 물량이 시장에 풀린다는 소식에 오버행 우려가 커진 가운데 삼천당제약 주가는 급락했다. 전 대표는 이에 블록딜 계획을 철회하고 주담대 등을 활용해 세금을 납부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주가는 고점대비 90%까지 급락했으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등이 겹치면서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현재 주가는 고점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10만원 후반대에 거래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담보 가치 하락에 따른 추가 담보 제공이나 일부 상환 요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계약 조건에 따라 반대매매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세금 재원 마련 과정에서 오너 일가의 자금 사정이 일반 주주의 투자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전 대표와 윤 씨 부부가 향후 주가하락으로 지분 일부를 매각하게 된다면 보유한 직접 지분이 감소해 지배구조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삼천당제약의 최대주주는 비상장사 '소화'로 30.69%를 가지고 있다. 이어 전 대표와 윤 씨가 각각 3.41%를 가지고 있으며 윤 회장이 0.1%를 보유하고 있다. 소화는 윤 회장이 56.52%를 가지고 있으며 나머지 43.48%는 윤 회장의 장남 윤희제 씨가 소유한 인산엠티에스가 가지고 있다. 소화는 지난 2024년 윤 회장의 지분만을 대상으로 불균등 유상감자를 실시하며 인산엠티에스의 지분율을 늘린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증여세 부담을 줄이면서 장남에게 지배력을 이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윤 회장이 소화 지분의 과반을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승계가 완성되지 않은 만큼 향후 승계 과정에서 오너 일가의 추가 자금 부담이 발생할 여지가 크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가 회복과 핵심 파이프라인의 실질적 성과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오너 일가의 세금 재원 확보 방안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물론, 오버행 우려로 주주가치가 지속적으로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증여세로 인한 지분 매도 가능성이나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에 대해 "기존에 밝힌 재원 조달 계획에 변화가 없으며 세금 납부는 과세당국이 정한 일정에 따라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대표이사 개인의 세금 납부와 관련된 사안은 회사의 재무 상태나 사업 운영과는 무관하다. 가정적 상황을 예단해 이야기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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