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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퇴사" 금감원 노조 지방이전 반발 '격화'…정치권서도 반대 목소리
금감원·예보 노조 24일 청와대 앞서 지방이전 저지 공동 기자회견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균형발전 아니라 능지처참"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두고 금융감독원(금감원)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노조와 금융감독원 노조가 2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예보기구 및 감독기구의 일방적 지방이전 반대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한 뒤 청와대 국민경청비서관실 직원에게 의견서를 전달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두고 금융감독원(금감원)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노조와 금융감독원 노조가 2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예보기구 및 감독기구의 일방적 지방이전 반대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한 뒤 청와대 국민경청비서관실 직원에게 의견서를 전달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두고 금융감독원(금감원) 노동조합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아직 이전 대상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노조는 지방이전 계획에서 금감원을 제외하는 것을 목표로 총력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방이전이 현실화할 경우 대규모 인력 이탈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금융노조가 다음 달 총파업까지 예고하면서 정치권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 노조와 예금보험공사(예보) 노조는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정부의 지방이전 추진에 반대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양 노조는 지방이전이 단순한 근무지 변경을 넘어 금융안전망과 금융소비자 보호 체계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금융위기에는 골든타임이 존재한다"며 "분초를 다투는 신속성이 생명인 위기 대응의 순간에 기관 간의 물리적 거리는 곧 의사결정의 지연을 의미하며 그 지연은 곧 국민의 손실로 돌아온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금융의 심장부에서 금융안전망을 분리하는 것은 국가가 스스로 그 안전망을 찢어 위기를 자초하는 최악의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특히 지방이전으로 인한 전문인력 이탈이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금감원 노조가 지난 18~20일 전 직원 15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지방이전 추진 시 이직을 고려하겠다는 응답은 85.6%에 달했다. 이 가운데 적극적으로 이직을 고려한다는 의미인 4점 이상 응답자는 69.7%였다.

젊은 직원일수록 이직 의향은 높았다. 만 40세 미만 직원의 경우 지방이전 시 이직을 고려한다는 응답이 92.5%, 적극적으로 고려한다는 응답은 82.5%로 집계됐다.

전문자격증 보유 인력의 이탈 가능성도 높게 나타났다. 금감원 직원 2450여명 가운데 회계사와 변호사 등 전문직 인력은 700명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문에 참여한 회계사 중 지방이전 시 이직을 고려한다는 응답은 90.6%, 적극적으로 고려한다는 응답은 78.9%였다. 변호사는 각각 94.2%, 85.5%로 더 높았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 노조와 예금보험공사(예보) 노조는 2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정부의 지방이전 추진에 반대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금융감독원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 노조와 예금보험공사(예보) 노조는 2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정부의 지방이전 추진에 반대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금융감독원

노조는 "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금융위기를 알리는 경고음"이라며 "국가의 금융 안전망을 설계하고 운용해온 축적된 전문성이 정책 한 줄로 순식간에 증발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문성의 이탈은 곧 소비자 보호기능의 소실이며 껍데기만 남은 조직으로는 금융시스템 수호라는 국가 중책을 떠받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양 노조는 금융안전망 공백과 전문인력 이탈 등을 이유로 지방이전 계획의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금융권 노조의 반발은 금감원과 노조에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다음 달 4일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인 점을 감안할 때 금융권 내부에서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김삼우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위원장은 "지방이전 관련 진행경과 등에 따라 적절한 대응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현 상황에서 구체화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지방 이전을 두고 "균형발전이 아니라 금융기관에 대한 능지처참"이라며 "서울과 서울시민에 대한 역차별이기도 하다"고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은 "금융회사 본점의 91.6%, 상장기업 본사의 72.7%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며 "감독 대상이 서울에 있는데 감독기관만 세종으로 내려보내겠다는 것은 정책이 아니라 행정 편의주의"라고 꼬집었다.

이어 "균형발전이 목표라면 지방에 새 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간판만 떼어 옮기는 것은 발전이 아니라 파괴"라고 비판했다.

한편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상과 시기는 10~11월께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공공기관 2차 이전은 준비하는 과정에 있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10~11월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2차 공공기관 이전에 관한 논의는 원칙적으로 혁신도시(로 가는 것)를 원칙으로 하고, 집적과 집중을 원칙으로 해서 현재 준비 중에 있다"며 "노조의 의견도 들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 과정을 거쳐서 공식적인 공청회, 청문회를 통해서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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