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반발 속 속도 조절
외연 확장 성패가 관건

[더팩트ㅣ국회=김수민·김시형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1주년을 맞아 당원 권한 확대와 조직·평가 시스템 개편을 앞세운 쇄신 드라이브에 나섰다. 6·3 지방선거 패배 이후 거듭된 사퇴 요구로 흔들린 리더십을 추스르고 임기 후반기 당 운영의 주도권을 다시 확보하려는 승부수로 풀이된다. 관건은 당심 결집에 초점을 맞춘 쇄신이 실제 민심 회복과 외연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대표는 2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당원주권 2.0'을 비롯해 당 조직 혁신, 청년·민생 정당 강화, 보수 가치 재정립 등을 핵심으로 한 4대 혁신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핵심은 당원의 직접 참여 확대와 조직·평가 시스템 개편이다.
장 대표는 시·도당위원장과 당협위원장 선출 과정에 당원의 직접 참여를 확대하고 당무감사 평가지표와 선출직 평가제도도 손질하겠다고 밝혔다. 당 조직 운영과 인재 평가 방식을 함께 바꿔 2028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체질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당협위원장 선출과 선출직 평가제 개편은 향후 당내 권력 지형과 총선 공천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으로 꼽힌다. 장 대표는 "당심을 얻은 당협위원장들이 위원장직을 이어가는 게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며 "방향성과 확고한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며 현역 의원들의 반발에도 추진 방향 자체는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다만 "시기와 속도에 대해 여러 우려가 있는 만큼 많은 분들의 의견을 참고해 합리적인 기준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전국 254개 당협위원장을 당원 투표를 통해 다시 선출하는 방안의 처리를 보류했다.
이에 장 대표가 당원 직선제 추진 의지는 유지하면서도 구체적인 범위와 시기, 방식에서는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서는 장 대표가 해당 안건을 조만간 최고위원회의에 다시 상정해 의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의원총회에서 직접적으로 컴플레인을 한 의원들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며 "온전히 장 대표의 결정에 달린 문제"라고 말했다.

평가기준과 결과가 향후 총선 공천과 인적 쇄신에 반영될 경우 현역 의원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협위원장 선출제도 개편과 선출직 평가가 동시에 추진되면 장 대표가 임기 후반기 당내 주도권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평가 기준과 절차의 객관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비당권파 물갈이'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장 대표는 이같은 당심 결집을 민심 확장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지난 1년이 무너진 당을 일으키고 흩어진 보수를 결집하는 시간이었다면 지금부터는 본격적으로 승리의 교두보를 쌓는 시간"이라며 "결집된 당심을 토대로 민심의 바다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이번 쇄신안이 민심 확장보다는 장 대표의 임기 후반기 주도권 확보에 더 무게가 실렸다는 시각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당협 재선출에 대한 설득력도 원내에서 갖지 못했는데 쇄신안도 그 연장선상 아니냐"며 "당의 근본적인 혁신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본인의 힘만 강조하는 쇄신안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가 내놓은 메시지의 상당 부분도 외연 확장보다는 핵심 지지층 결집에 맞춰졌다. 장 대표는 이재명 정부를 '독재', '폭정', '주권 수탈 정권'으로 규정하며 강경한 대여 투쟁 기조를 재확인했고, 보수 정체성 재정립과 보수세력 연대 강화도 쇄신안의 주요 축으로 제시했다.
다만 핵심 지지층 결집에 치우친 전략만으로는 지방선거에서 확인된 확장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당 관계자는 "이재명 정권 실책에 따른 일시적 반사이익과 '올공'에 의존하는 행태에 그치고 있다"며 "지금의 쇄신이 대표의 정치적 자산과 확실한 지지 기반을 만드는 데까지 이어지고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당내에서는 지방선거 패배 이후 제기됐던 리더십 논란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쇄신안 추진 과정이 또 다른 내홍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 안팎에서는 용퇴론까지 다시 제기됐다. 개혁파로 꼽히는 이성권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정권의 실정에도 대안 정당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했고, 지방선거에서도 낙제점을 받은 지난 1년의 성적에 대한 장 대표의 자평은 너무 관대하다"며 장 대표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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