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제주=조효근 기자] 실종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제주 현직 경찰관이 구속된 가운데 제주경찰에서 과거에도 사건을 임의로 끝내거나 수사 기록을 조작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제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2024년 서귀포경찰서 수사과에서 근무하던 A 경위는 이미 접수된 고소·고발 사건 일부를 민원인의 동의를 받은 것처럼 꾸며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허위 입력한 혐의로 적발됐다.
고소·고발 사건을 반려하려면 당시 절차상 고소인이나 고발인의 동의가 필요했지만 A 경위는 이를 거치지 않고 사건을 임의로 되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팀장 계정으로 시스템에 접속해 자신이 처리한 사건을 직접 승인하는 이른바 '셀프 결재'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사한 사례는 앞서 다른 경찰서에서도 있었다.
제주서부경찰서 수사과에서 근무했던 B 경사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임시 접수된 사건 17건을 고소·고발인의 동의 없이 반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 경사 역시 팀장 계정을 이용해 자신의 반려 처리를 직접 승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사기 사건 7건은 이후 다시 수사가 시작되면서 피의자 혐의가 인정돼 검찰에 송치됐다.
두 경찰관은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 같은 방식으로 사건을 처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기관의 임의 반려 문제가 잇따르자 정부는 이후 경찰이 고소·고발장을 원칙적으로 접수하도록 제도를 손질했다.
교통사고 기록 자체를 바꾼 사례도 있었다.
서귀포경찰서 교통조사팀에서 근무했던 C 경장은 2020년 5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인명피해가 발생한 교통사고 14건을 단순 물적 피해 사고로 처리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 가운데 3건은 무보험 차량 사고나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가능성이 있는 사건이어서 기록 조작이 그대로 넘어갔다면 피해자의 권리 구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장미란(37) 씨와 60대 남성의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혐의로 구속된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은 여전히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 경장은 두 실종자와 실제로 연락했다는 기존 주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두 실종자의 통화기록 등을 대조한 결과 부 경장과 연락한 정황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부 경장은 장씨 실종 신고를 받은 뒤 가족에게 연락이 닿았다고 설명하고 사건을 종결했으며, 경찰 내부 시스템에서는 장씨 기록을 관리 대상에서 삭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접수된 60대 남성 실종사건도 비슷한 방식으로 종결한 혐의를 받는다.
두 실종자는 이후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제주지법은 지난 25일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부 경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부 경장이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실종팀에서 종결한 사건 298건을 전수조사하며 추가 허위처리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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