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당권파에 구친윤까지 견제 기류
'반장동혁' 외연 커질수록 韓 공간 확대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비당권파 징계와 당협위원장 재편을 통해 당내 장악력 강화에 나선 가운데, 이 과정이 역설적으로 친한(친한동훈)계를 넘어 옛 친윤(친윤석열)계와 중진들까지 포괄하는 '반(反)장동혁' 전선을 넓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옛 친윤계가 장 대표 체제로 결집하기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 등 차기 주자들과 접촉면을 넓히면서 한 의원의 복당에도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런 기류는 이날 국회에서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주최로 열린 '미국의 대전략과 한국의 선택' 토론회에서도 감지됐다. 김기현 의원이 회장을 맡은 미래혁신포럼은 옛 친윤계 인사들이 주축인 의원 연구모임이다. 이날 행사에는 오 시장과 한 의원이 나란히 참석했다.
김 의원은 장 대표의 ‘당원 중심 정당’ 기조와는 다른 방향의 당 운영론을 제시했다. 그는 "한때 당원 중심이 옳다고 생각했지만 요즘 보니 한쪽으로 편중되는 것 같다"라며 "과도한 당원 중심에서 국민 중심으로 축을 옮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의원도 "국민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김 의원의 말씀이 마음 깊이 다가온다"고 화답했다.
오 시장과 한 의원은 장 대표의 당 운영이 외연 확장보다 내부 통제에 치우쳐 있다는 데 비슷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한 의원은 토론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협위원장 재선출 문제를 두고 "세금으로 유지되는 공당이 사당화의 길로 가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도 "윤리위 정치는 정치 중 제일 하위의 정치"라며 "뺄셈의 정치보다 덧셈의 정치를 통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당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지난 6월 이 포럼에 정회원으로 가입하며 옛 친윤계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혀 왔다. 최근에는 비당권파 4명에 대한 당원권 정지 징계와 당협위원장 재선출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친한계뿐 아니라 중진·구주류의 반발도 커지는 분위기다.

이 같은 흐름이 한 의원의 복당 문제와도 맞물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한계만으로는 장 대표 체제에서 복당 동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지만, 비당권파와 구친윤계까지 장 대표의 당 운영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면 논의의 지형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곧바로 친한계로 이동하지 않더라도 '장동혁 견제'라는 이해관계가 넓어질수록 한 의원이 당내로 복귀할 수 있는 정치적 공간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장 대표가 무엇을 위해 이런 선택을 하는지 뚜렷하지 않다"며 "장 대표가 한 의원을 계속 공격할수록 오히려 한 의원의 정치적 체급만 키워주는 결과가 되고 있다. 지금 야권의 차기 주자를 꼽으라면 한동훈·오세훈을 먼저 떠올리지 장동혁을 거론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 대표로서도 딜레마가 커질 수 있다. 당협 재편과 조직 정비를 통해 당 장악력을 높일 수 있는 반면, 그 과정에서 이탈한 중진과 비당권파가 오 시장이나 한 의원 등 다른 구심점을 찾는다면 잠재적 경쟁자들의 입지를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중진들의 셈법도 복잡하다. 당장은 공천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현 지도부와의 관계를 고려할 수밖에 없지만, 한 의원이 복당해 다시 당내 영향력을 확보하는 상황 역시 배제하기 어렵다. 한 야당 관계자는 "중진들로서도 계산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공천권을 쥔 당대표와 관계를 관리해야 하지만, 한 의원이 복당해 다시 당내 영향력을 확보할 경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장 대표에게 일방적으로 서는 데 부담을 느끼는 의원들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구친윤계와 한 의원의 이해관계가 완전히 일치한다고 보기는 이르다. 오 시장을 비롯해 차기 주자로 거론되는 인사가 여럿인 데다 과거 정치적 갈등의 골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한 의원의 복당 여부는 친한계 자체의 세력 확장보다 장 대표의 당 운영에 거리를 두는 세력이 어디까지 넓어지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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