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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마가목 열매 대신 칡넝쿨…울릉 일주도로 관리 '구멍'
가을 관광철 앞두고 마가목·가로등까지 칡넝쿨에 뒤덮여
주민들 "말로만 관광객 유치 말고 도로변 기본 관리부터 챙겨야"


가을을 알리는 울릉군의 향토 수종인 마가목 열매가 칡넝쿨에 뒤덮혀(붉은 원안) 제 모습을 잃고 있다. /독자 제공
가을을 알리는 울릉군의 향토 수종인 마가목 열매가 칡넝쿨에 뒤덮혀(붉은 원안) 제 모습을 잃고 있다. /독자 제공

[더팩트ㅣ울릉=김성권 기자] 울릉도의 아름다운 해안도로를 따라 심어진 향토수종 마가목이 무성하게 자란 칡넝쿨에 뒤덮이면서 제 모습을 잃고 있다.

특히 가을이면 붉은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아 울릉도의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해야 할 마가목이 칡넝쿨에 묻혀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확인되면서, 관광객 맞이를 앞둔 도로변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울릉군 일주도로변 현장에서는 마가목을 비롯한 각종 수목과 주변 비탈면이 칡넝쿨에 점령당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울창하게 뻗은 칡넝쿨이 나무와 지면을 뒤덮으면서 마가목의 줄기와 가지는 물론 주변 식생까지 가리고 있다.

문제는 수목뿐만이 아니다.

도로변을 밝히는 가로등 주변까지 칡넝쿨이 감싸고 올라가면서 조명시설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할 우려를 낳고 있다. 관광객과 주민들이 오가는 도로변의 경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도로시설물 관리 측면에서도 세심한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을을 알리는 울릉군의 향토 수종인 마가목 열매가 칡넝쿨에 뒤덮혀(붉은 원안) 제 모습을 잃고 있다. /독자 제공
가을을 알리는 울릉군의 향토 수종인 마가목 열매가 칡넝쿨에 뒤덮혀(붉은 원안) 제 모습을 잃고 있다. /독자 제공

마가목은 울릉도를 대표하는 향토수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봄이면 가장 먼저 푸른 싹을 틔우고 여름에는 하얀 꽃을 피운 뒤 가을에는 붉은 열매를 맺는다. 겨울에는 흰 눈과 어우러진 붉은 열매가 독특한 경관을 만들어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계절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나무다.

하지만 현재 일부 일주도로변에서는 이 같은 마가목의 모습을 제대로 찾아보기 어렵다.

서면 태하리에 거주하는 최모(65) 씨는 "수년 전만 해도 일주도로변의 칡넝쿨을 제거하기 위해 이른 봄 밑동을 베어내고 약제를 발라 고사시키는 등 관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지금은 칡넝쿨이 해안도로 주변을 뒤덮으면서 울릉도의 아름다운 경관을 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씨는 이어 "마가목은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계절의 변화를 보여주는 소중한 가로수인데 이렇게 방치해서야 되겠느냐"며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겠다는 구호보다 관광객들이 실제로 보고 걷는 도로변부터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울릉도는 섬 전체가 하나의 관광자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과 바다, 해안도로가 어우러진 자연경관 자체가 관광객들에게 중요한 볼거리다. 때문에 도로변에 식재된 가로수와 주변 수목, 가로등 등 기반시설의 관리 상태 역시 울릉도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특히 가을철은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이 계절의 아름다움을 즐기기 좋은 시기인 만큼 지금부터라도 칡넝쿨 제거와 가로수 주변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로변을 밝히는 가로등 주변까지 칡넝쿨이 감싸고 올라가면서 조명시설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독자 제공
도로변을 밝히는 가로등 주변까지 칡넝쿨이 감싸고 올라가면서 조명시설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독자 제공

현장에서는 단순히 칡넝쿨을 한 차례 제거하는 데 그치기보다 마가목의 생육을 방해하는 덩굴류를 정기적으로 제거하고, 가로등과 도로시설물 주변까지 포함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울릉군이 관광객 유치와 관광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관광지의 화려한 콘텐츠 못지않게 관광객들이 실제 마주하는 도로변 환경을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관광객이 오지 않는다고 걱정하기에 앞서 관광객이 울릉도에 들어와 처음 마주하는 도로와 주변 환경부터 제대로 가꿔야 한다"며 "붉은 마가목 열매가 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도록 행정당국이 하루빨리 현장을 점검하고 정비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가을을 알리는 붉은 마가목 열매와 푸른 동해가 어우러진 울릉도의 풍경은 그 자체로 훌륭한 관광자원이다. 이제 울릉군이 관광을 외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섬 곳곳의 작은 경관 하나까지 챙기는 '기본부터 바로 세우는 관광행정'을 보여줘야 할 때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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