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측 "비례대표 약속·공모 직접 증거 없어"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교인들을 국민의힘 당원으로 집단 가입시켰다는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첫 공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1일 오전 김 여사와 한 총재 등의 정당법 위반 혐의 사건 첫 공판을 열었다.
김건희 특검(민중기 특별검사팀)은 "통일교는 제20대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했고, 비례대표 등을 약속받고 당대표 경선에 개입해 정당의 민주적 의사결정을 왜곡하고 국회의원직을 정치적 거래 대상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학자 등은 종교적 권위를 앞세워 교인들을 정치적 도구로 활용해 교인들이 의사와 무관하게 정당에 가입하고 특정 후보를 지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게 했다"며 "정교분리 원칙과 대의민주주의라는 헌법적 가치를 훼손한 국정농단 사안인 만큼 사안이 중대하고 사회적 해악이 막중하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재산상 이익이나 공사의 직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고 전 씨와 공모한 사실도 없다는 입장이다.
김 여사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전성배나 통일교 관계자에게 직접 경선 지원을 요구하거나 비례대표를 약속한 통화, 문자, 문건은 어떤 것도 없다"며 "전성배와 피고인 사이 공모관계를 인정할 직접 증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비례대표 공천 약속 혐의도 부인했다. 김 여사 측은 당시 아무런 당직을 보유하지 않아 공천을 보장할 위치에 있지 않았고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이익 제공의 약속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이 근거로 제시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전 씨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의 신빙성도 문제 삼았다. 문자메시지에 등장하는 '여사님', 'V' 등의 표현은 윤 전 본부장과 전 씨 사이의 대화일 뿐 김 여사가 이를 확인하거나 승인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했다.
통일교 교인들의 집단 입당이 실제 전당대회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당시 전당대회 1·2위 후보의 득표 차이가 약 14만표인 데 비해 특검이 주장하는 통일교 교인 입당자는 2400여명이고 이들이 실제 투표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한 총재, 정원주 전 비서실장, 윤 전 본부장, 전 씨 등 나머지 피고인들도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전 씨 측은 김 여사와 이해관계가 대립할 가능성이 있다며 재판을 분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두 사람의 재판을 분리해 진행하기로 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28일 열린다.
김 여사는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 씨와 공모해 윤 전 본부장에게 통일교 교인들의 국민의힘 집단 가입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윤 전 대통령이 지지하는 당대표 후보의 당선을 지원하는 대가로 통일교 측에 정책·현안 지원과 교단 몫의 국회의원 비례대표 자리 제공 등을 약속한 혐의도 있다.
한 총재에겐 지난 2022년 11월 정 전 실장과 윤 전 본부장 등 지도부와 공모해 교인들을 국민의힘에 입당시킨 혐의가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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