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쇼크 딛고 이틀 연속 온기 불어넣어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역대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을 준비 중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여의도 증권가가 술렁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증시 '투톱'인 양사의 주주환원 규모가 합산 최대 30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4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해 전량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국내 상장사 역사상 단일 자사주 소각 최대 규모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이번 발표에서 기존 설정한 잉여현금흐름(FCF)의 주주환원 비율마저 기존 50% 범위 내에서 5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 경우 기본 환원 재원만 최소 100조원에서 최대 245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주가도 반응했다. 전날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12.73% 오른 169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직전 거래일 금리 쇼크 등 여파로 9.75% 급락해 150만원까지 추락한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21일 장에서도 오전 10시 20분 기준 장중 최고 4%대 오른 177만3000원까지 치솟아 호전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대형 발표가 주가에 온기를 불어넣자 시장 시선은 자연스레 삼성전자로 향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달 말 현행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기반으로 한 사상 최대 규모의 추가 환원 방안을 발표를 앞두고 있어서다. 증권가 안팎에서는 삼성전자가 준비 중인 특별재원이나 현금 배당 규모가 최소 100조원에서 최대 20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구체적인 전망까지 흘러 나온다.
삼성전자 역시 주주환원 기대감이 번지며 주가가 빠르게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 19일 7.82% 급락하면서 25만원선도 내줬던 삼성전자는 역시 20일 9.49% 폭등해 27만1000원까지 올랐다. 21일 장에서도 같은 시간 1%대 강보합권을 유지 중이다.
국내 증시를 이끄는 두 대형주가 주주환원 키워드로 묶인 배경으로는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 사이클에 따른 막대한 현금 흐름이 꼽힌다. 고대역폭메모리(HMB)를 필두로 한 인공지능(AI) 하드웨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양사의 재무 목표가 당초 예상치를 크게 초과 달성하고 있어서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3개년 누적 FCF는 약 49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최소 환원율 50%만 적용해도 총 주주환원 재원은 245조원 이상"이라며 "40조원 자사주 매입·소각은 3개년 전체 환원 재원의 일부를 선제적으로 조기 집행한 것으로, 50% 기준이 하한으로 전환된 만큼 실제 환원 규모는 추정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조만간 발표될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에서 연간 환원 규모가 최소 100조원에서 최대 200조원에 달해 기존 대비 10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이 기업가치 재평가의 강력한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TSMC 등 글로벌 경쟁사들과 대치 속에서 과도한 현금 소진이 차세대 연구개발(R&D) 실탄을 축소시킬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양사의 역대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 움직임이 최근 '금리 쇼크'를 누르고 수급을 끌어들이고 있는 만큼 그간 현저히 낮던 국내 기업들의 주주환원율도 글로벌 기준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미국 국채 금리 급등이나 중동발 리스크 등 대외 악재로 코스피 전반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대형주의 강력한 주주가치 제고 의지는 외인 자금의 급격한 이탈을 방어하는 든든한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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