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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출혈 딛고 학생들 곁에 돌아왔던 초등 교사, 5명에 새 삶
"아이들 다시 가르치고 싶다"
교장에서 평교사로 복귀
심장·간·피부 등 생명 나눔


뇌출혈로 교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다시 교단에 섰던 50대 초등학교 교사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뇌출혈로 교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다시 교단에 섰던 50대 초등학교 교사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더팩트ㅣ이다빈 기자] 뇌출혈로 교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다시 교단에 섰던 50대 초등학교 교사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20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양성우(52) 씨는 제주에서 2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양 씨는 2000년 제주 서귀포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해 26년간 교단을 지켰다.

양 씨는 아이들을 진심으로 아끼는 교사였다. 특히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학생들을 세심히 살피며 끼니를 챙겼다. 집을 나간 학생을 직접 찾아 나선 일도 있었다.

양 씨는 2024년 공모를 거쳐 초등학교 교장에 올랐으나 뇌출혈로 쓰러져 교장직을 내려놨다. 하지만 아이들을 다시 가르치겠다는 마음으로 재활치료를 이어갔다. 결국 지난해 9월 평교사로 교단에 복귀해 몸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퇴근 후 치료를 받으며 다음날 수업을 준비했다.

양 씨는 치료를 받고 상태가 다소 호전됐다가 올해 4월 말 뇌경색 초기 진단을 받고 지난 6월에 다시 병가를 냈다. 학생들을 만나겠다는 희망을 품고 치료와 운동을 이어갔지만, 지난달 31일 갑작스럽게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양 씨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결국 지난 6일 제주한라병원에서 심장과 폐, 간, 양측 신장과 인체조직인 피부까지 기증해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양 씨의 장례식에는 많은 제자와 동료 교사, 학부모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발인식에도 150명이 넘는 이들이 참석했다.

가족들은 다른 사람을 돕고 배려하며 살아온 양 씨의 삶을 떠올리며 기증을 결심했다. 아내 강산주 씨는 "사랑해주고 예뻐해줘서 고마워. 오빠를 만나 정말 행복했어"라며 "두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도록 노력할게. 우리 아들들도 자랑스럽고 다정한 아빠를 많이 사랑하고 존경하고 있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answer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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