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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모두 '한 지붕 두 가족'…심리적 분당 현실화 가능성은
계파 갈등으로 흔들리는 내부 결속
물리적 분당엔 선 긋지만
공천권·차기 권력 다툼 계속


여야 주요 정당이 극심한 당내 갈등을 겪으며 정치권 전반에 '심리적 분당'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17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더불어민주당 정기 전국당원대회에서 당 대표 당선이 확정되자 정청래 후보(가운데)와 포옹을 하고 있는 김민석(왼쪽) 대표. /남용희 기자
여야 주요 정당이 극심한 당내 갈등을 겪으며 정치권 전반에 '심리적 분당'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17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더불어민주당 정기 전국당원대회에서 당 대표 당선이 확정되자 정청래 후보(가운데)와 포옹을 하고 있는 김민석(왼쪽) 대표.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서다빈 기자] 여야가 나란히 극심한 당내 갈등에 휩싸이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심리적 분당' 상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장동혁 대표 체제를 중심으로 징계 정국이 격화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표출된 계파 갈등의 후유증을 안은 채 새 지도부가 출범했다. 아직 집단 탈당이나 신당 창당 같은 물리적 분당 단계는 아니지만, 양당 모두 내부 결속력이 흔들리면서 정치권에서는 향후 정계 개편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에서는 장 대표 체제를 둘러싼 갈등이 당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당 중앙윤리위원회 운영을 둘러싼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윤리위원들의 사퇴까지 잇따르면서 지도부와 비주류 간 충돌이 전면화되는 양상이다. 단순한 징계 논란을 넘어 당 운영 방식과 향후 주도권을 둘러싼 권력투쟁으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역시 전당대회를 계기로 계파 간 균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거 과정에서 친명(친이재명)계와 친청(친정청래)계가 정면으로 맞붙으며 갈등이 노골적으로 드러났고, 새 지도부 출범 이후에는 당내 화합과 계파 갈등 봉합이 최대 과제로 부상했다. 김민석 신임 대표가 연일 '통합'과 '원팀'을 강조하고 있지만, 향후 국정 운영 과정에서 대통령 지지율 하락이나 공천 문제 등이 불거질 경우 갈등이 다시 표면화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현재 거대 양당 모두 내부 상황이 심상치 않다"며 "민주당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대표뿐 아니라 최고위원 선거까지 계파 갈등이 노골적으로 표출됐고, 지금은 통합을 강조하며 봉합을 시도하고 있지만 정국 변화에 따라 언제든 다시 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 역시 윤리위 사태와 지도부를 둘러싼 반발이 단순한 징계 문제를 넘어 당 주도권을 둘러싼 권력투쟁 성격을 띠고 있다"며 "양당 모두 '한 지붕 두 가족'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내부 균열이 깊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현재 상황을 과거와 같은 분당 국면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집단 탈당을 선언하거나 신당 창당을 위한 조직적인 움직임이 본격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 사례를 보면 분당 역시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내부 갈등이 장기간 누적된 끝에 현실화됐다는 점에서 현재 상황을 마냥 가볍게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정치권에서는 집단 탈당이나 신당 창당과 같은 '물리적 분당' 수준까지는 이르지 않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사진은 지난 2024년 12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장동혁 최고위원. /뉴시스
정치권에서는 집단 탈당이나 신당 창당과 같은 '물리적 분당' 수준까지는 이르지 않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사진은 지난 2024년 12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장동혁 최고위원. /뉴시스

대표적인 사례가 2003년 새천년민주당 분당이다. 당시 민주당은 신당 창당을 둘러싼 신·구주류 갈등이 격화됐고, 개혁파 의원들의 집단 탈당이 이어지면서 결국 같은 해 11월 열린우리당이 창당됐다. 2016년 새누리당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을 거치며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이 폭발했고, 비박계 의원 29명이 집단 탈당해 개혁보수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이후 바른정당이 출범하면서 보수 진영은 사상 첫 분당을 맞았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실제 분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진보와 보수 모두 과거 분당을 겪었지만 결국 다시 통합의 길을 걸었다"며 "한국 정치에서 제3정당이 장기간 독자적인 전국정당으로 자리 잡은 사례도 드물다. 지금의 갈등은 새로운 판을 짜기 위한 움직임이라기보다 당내 공천권과 주도권을 둘러싼 집안싸움의 성격이 더 강하다"고 분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신당 창당은 위험 부담이 큰 정치적 승부수"라며 "당장 큰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상황에서 조직을 새로 만들고 장기간 동력을 유지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밖으로 나가 신당을 만드는 단계라기보다 당 안에서 세를 키우고 명분을 축적하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했다.

다만 차기 권력 구도와 공천권 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권 경쟁이 단순한 지도부 선출을 넘어 차기 대권과 공천 주도권을 둘러싼 세력 경쟁으로 확산될 경우 갈등의 성격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 평론가는 "차기 선거가 가까워지고 지도부 리더십 위기나 공천 갈등이 극에 달하는 시점이 오면 비주류를 중심으로 한 실질적인 신당 창당 논의가 여야 모두에서 다시 불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여야가 정책 경쟁보다 내부 권력 다툼에 몰두할 경우 민생 현안은 뒷전으로 밀리고 의회 정치에 대한 국민 피로감도 커질 수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일부 세력이 외부 정치세력과 연대하거나 새로운 정치 공간을 모색하는 등 정계 개편의 변수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sum@tf.co.kr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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