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연예
[팬들의 놀이터③] "가수 성장의 필수 전략 거점으로 진화할 것"
'팬이 왜 계속 이곳을 찾아야 하는가'의 싸움
팬 모이는 공간 넘어 산업 움직이는 인프라 가능성


팬 플랫폼이 나날이 성장하며 진화하고 있다. 이젠 팬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참여하며 가수들의 성장을 함께 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2024 TMA' 단체 사진. /더팩트 DB
팬 플랫폼이 나날이 성장하며 진화하고 있다. 이젠 팬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참여하며 가수들의 성장을 함께 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2024 TMA' 단체 사진. /더팩트 DB

K팝 팬들에게 스마트폰은 또 하나의 '덕질' 현장이 됐다. 매일 출석하고 광고를 보고 포인트를 모아 '최애'에게 투표한다. 그렇게 모인 팬심은 순위가 되고 전광판 광고가 되고 때로는 트로피가 된다. 그런데 팬들의 놀이터는 이제 투표만 하는 곳에 머물지 않는다. 소통하고 기록하고 직접 콘텐츠를 만들며 아티스트의 성장에까지 참여한다. 팬덤 플랫폼은 어떻게 '팬들의 놀이터'가 됐고, 팬들은 왜 그곳에서 움직이며, 앞으로 그 놀이터는 어떻게 달라질지 살펴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 | 정병근 기자] 팬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팬들이 이제 투표를 통해 대형 전광판을 움직이고 영광의 트로피를 만든다. 나아가 그 안에서 일상과 추억을 동반한 새로운 경험을 한다. '팬들의 놀이터'가 어디까지 확장될지는 팬의 애정을 얼마나 오래 붙잡느냐가 아니라, 그 애정을 얼마나 즐겁고 신뢰할 수 있는 경험으로 바꾸느냐에 달렸다.

팬덤 플랫폼은 투표 앱을 넘어서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투표는 팬을 모으는 강력한 장치지만 팬덤 생활은 투표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팬은 정보를 찾고 사진을 저장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아티스트의 기념일을 축하하며 자신이 언제부터 누구를 좋아했는지 기록한다. 여기에 기부와 광고, 공연 및 시상식과 연계까지 더해지고 있다.

이는 팬들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주어진 콘텐츠를 보고 듣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이벤트를 기획하고, 아티스트를 홍보한다. 때로는 데뷔 전부터 한 아티스트를 발견하고 그의 성장 과정을 함께한다.

팬 플랫폼은 그런 팬의 행동을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며 성장했다. 투표하고 순위를 올리고 그 결과로 전광판 광고와 트로피를 선물하는 경험은 팬들을 플랫폼으로 불러들였다. 그러나 이제 투표만으로 팬을 붙잡기는 어렵다. K팝 시장이 커지면서 여러 플랫폼, 즉 놀이터가 많아졌다.

2011년부터 클릭뮤직스타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시작해 발전해 온 팬앤스타는 이러한 변화를 가장 오랫동안 지켜본 플랫폼 중 하나다. 운영자는 "우리와 같은 플랫폼이 초창기엔 우리 포함 5개가 채 안 됐는데 이제는 수십 개로 늘어났다. 선택지가 많아지다 보니 팬들도 점점 더 현명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팬들은 플랫폼별 특장점을 비교하고 자신의 '최애'에게 어디가 더 적합한지 판단한다. 시간과 돈을 어디에 쓸 것인지도 따진다. 플랫폼으로서는 만만치 않은 변화다.

팬 플랫폼은 투표 기능을 넘어 팬들의 행동 그 자체를 콘텐츠화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변하지 않는 팬심을 얼마나 즐겁고 편리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경험으로 바꿔주느냐가 관건이다. 왼쪽부터 유픽, 팬앤스타, 블립, 아이돌차트 모음. /각 앱 캡처
팬 플랫폼은 투표 기능을 넘어 팬들의 행동 그 자체를 콘텐츠화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변하지 않는 팬심을 얼마나 즐겁고 편리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경험으로 바꿔주느냐가 관건이다. 왼쪽부터 유픽, 팬앤스타, 블립, 아이돌차트 모음. /각 앱 캡처

2018년 서비스를 시작한 아이돌차트도 비슷한 현실을 이야기한다. 운영자는 "대형 기획사와 막대한 자본으로 운영하는 엄청난 규모의 플랫폼이 자리 잡고 있어 차별화된 콘텐츠와 서비스가 있어야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렇다 보니 팬 플랫폼의 경쟁은 '팬을 어떻게 모을 것인가'에서 '팬이 왜 계속 이곳을 찾아야 하는가'로 이동한다.

팬앤스타가 강조하는 것은 오랜 시간 쌓아온 팬과의 관계와 공정성이다. 투표 결과를 기사와 전광판 광고, '더팩트 뮤직 어워즈' 등으로 연결하면서 팬에게 참여할 이유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서울 약 200개를 비롯해 국내 300여 개, 해외까지 약 400개의 전광판 매체에 팬들이 광고를 집행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공정함을 담보할 수 있는 건 정확한 데이터다. 아이돌차트는 프로야구 데이터 통계 전문회사 스탯티즈가 야구에서 축적한 데이터 분석 경험을 가요계에 접목한 것이 출발점이다. 운영자는 "신뢰할 만한 데이터 없이 마구잡이로 집계되고 있는 여러 평판이나 순위 사이트와 차별화된 공신력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유픽은 팬의 '참여'에 주목한다. 유픽 운영자가 최근 팬 문화에서 가장 크게 체감하는 변화 가운데 하나는 그룹 전체를 응원하는 방식에서 멤버 개인의 역량과 캐릭터, 매력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점이다. 동시에 팬이 아티스트의 완성된 모습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 성장 과정 자체에 참여하려는 욕구도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그 변화는 플랫폼의 역할도 바꾼다. 운영자는 "팬들이 자유로운 소통과 콘텐츠 공유가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유픽에 오면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응원 활동이 있다는 경험을 제공하려고 한다"며 "궁극적으로 아티스트와 팬덤,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보다 긴밀하게 연결하면서 새로운 팬덤 경험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팬이 '무엇을 볼 것인가'보다 '무엇을 할 것인가'가 중요해진 셈이다.

블립 운영자는 "스케줄 확인부터 소통, 덕질 기록, 서포트 및 투표, 글로벌 팬덤 결집까지 단절 없이 이어지는 '원스톱 버티컬 생태계'를 구축한 곳이 시장을 선도할 거라고 본다"며 "전 세계 팬들이 시공간 제약 없이 한곳에 모여 아티스트를 함께 응원하고 축제처럼 즐기는 '글로벌 K팝 문화의 메인 놀이터'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블립은
블립은 "전 세계 팬들이 시공간 제약 없이 한곳에 모여 아티스트를 함께 응원하고 축제처럼 즐기는 '글로벌 K팝 문화의 메인 놀이터'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유픽은 "아티스트의 실질적 성장을 견인하고, 아티스트의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을 이끄는 필수 전략 거점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팬 플랫폼의 미래를 전망했다. /각 사 로고

여기서 팬 플랫폼의 미래를 결정할 또 하나의 요소가 등장한다. 데이터와 AI다. 팬이 어떤 아티스트를 좋아하고, 어떤 콘텐츠를 보고, 어떤 활동에 참여하고, 무엇에 지갑을 여는지는 개인에게는 '덕질'이지만 플랫폼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는 중요한 데이터가 된다.

블립은 빅크 합류 이후 케이팝레이더의 팬덤 행동 데이터와 빅크의 유료 결제 데이터, AI 기술을 결합하는 방향을 그리고 있다. 이를 통해 팬에게는 취향에 맞는 콘텐츠와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엔터테인먼트 업계에는 마케팅과 글로벌 진출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플랫폼의 역할이 팬들이 모이는 공간을 넘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움직이는 하나의 인프라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유픽도 비슷한 미래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다. 팬의 활동을 데이터보다 아티스트의 성장과 연결한다. 운영자는 "이제 팬덤은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존재가 아니라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홍보하고 새로운 팬을 유입시키며 아티스트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적극적인 참여자"라고 말했다.

때문에 앞으로의 플랫폼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부터 만들고, 응원하고, 홍보하고, 서포트하는 것까지 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는 'K팝 올인원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게 유픽의 전망이다. 신인 아티스트에게는 글로벌 팬덤을 발굴하고 형성하며 함께 성장하는 인큐베이팅 공간이라는 또 다른 역할도 가능하다.

유픽은 "미래의 팬덤 플랫폼은 팬의 참여가 아티스트의 실질적 성장을 견인하고, 아티스트의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을 이끄는 필수 전략 거점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술과 서비스는 계속 바뀌어도 사실 출발점은 같다. 아이돌차트 운영자는 "단지 방법만 바뀌고 있을 뿐 팬들이 스타를 응원하는 마음은 과거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거 남진과 조용필, 전영록과 서태지를 응원했던 마음이 스마트폰 안으로 자리를 옮겼을 뿐인 셈이다.

그 마음이 존재하는 한 팬들의 놀이터도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놀이터가 많아진 만큼 선택권은 팬에게 넘어갔다. 미래의 '팬들의 놀이터'를 결정하는 것은 기능도 기능이지만, 변하지 않는 팬심을 얼마나 즐겁고 편리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경험으로 바꿔주느냐가 관건이다. <끝>

kafka@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관련 기사>

[팬들의 놀이터①] 내 행동이 곧 콘텐츠..팬 플랫폼의 진화

[팬들의 놀이터②] "내 '최애'에게 영광을"..왜 매일 '출석'하는가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