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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가 만든 1인1표도 안 통하나…조직 열세에 '당심'도 고전
'당심 강자' 鄭에 유리할 것이란 관측
첫 적용 전대서 金에 권리당원 표심 밀려
"대의원제 유지됐다면 더 위험했을 수도"


정청래(사진) 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자신이 추진한 1인1표제가 처음 적용된 전당대회에서 핵심 지지 기반으로 꼽혀온 권리당원 표심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정청래(사진) 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자신이 추진한 1인1표제가 처음 적용된 전당대회에서 핵심 지지 기반으로 꼽혀온 권리당원 표심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정채영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자신의 최대 강점으로 꼽아온 '당심'에서 예상 밖의 고전을 이어가고 있다. 정 후보가 대표 재임 당시 '당원주권'을 내걸고 추진한 1인1표제가 이번 전당대회에 처음 적용됐지만, 기대와 달리 권리당원 표심에서 뚜렷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면서다. 당내 현역 의원들의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정 후보가 남은 경선에서 '당심 강자'의 면모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민주당에 따르면 네 차례 순회 경선을 마친 현재 김민석 후보는 누적 9만5821표(46.01%)를 얻어 정 후보(9만2735표·44.53%)를 3086표(1.48%p) 차로 앞서고 있다. 아직 전체 권리당원의 상당수가 몰린 호남과 수도권 경선이 남아 있지만, 현재까지는 정 후보가 자신의 핵심 지지 기반으로 여겨져 온 권리당원 표심에서도 김 후보에게 밀리고 있는 셈이다.

정 후보는 지난해 당대표 선거 당시 자신의 최대 강점으로 '당심', 즉 권리당원 표심을 꼽았다. 당시 대의원 1표가 권리당원 15~20표에 달하는 구조를 비판하며 1인1표제 도입을 주장했고, 당대표에 선출된 뒤에도 이를 '당원주권'의 핵심 과제로 내세워 제도화를 추진했다. 이후 한 차례 부결 끝에 지난 2월 민주당 중앙위원회를 통과했고, 이번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처음 적용됐다.

1인1표제는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동일하게 적용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기존보다 대의원의 영향력은 줄어들고 권리당원 표심이 당대표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이번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처음 적용되면서 후보들의 선거운동 역시 의원 조직을 통한 세 결집보다 온라인 여론전과 권리당원 직접 공략에 무게가 실렸다.

이 같은 변화는 당초 '당심 강자'로 꼽혀온 정 후보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을 낳았다. 정 후보가 지난 전당대회에서 상대였던 박찬대 후보를 꺾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동력이 권리당원의 압도적인 지지였기 때문이다.

당시 정 후보는 권리당원 투표에서 66.48%를 얻어 박 후보(33.52%)를 크게 앞섰다. 반면 대의원 투표에서는 46.91%에 그쳐 박 후보(53.09%)에게 밀렸다. 대의원 조직표에서의 열세를 압도적인 권리당원 지지로 뒤집으며 당권을 거머쥔 셈이다.

네 차례 순회 경선 누적 결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46.01%로 정청래 후보(44.53%)를 1.48%p 차로 앞서면서 남은 호남·수도권 표심이 최종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사진은 김민석(오른쪽)·정청래 후보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네 차례 순회 경선 누적 결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46.01%로 정청래 후보(44.53%)를 1.48%p 차로 앞서면서 남은 호남·수도권 표심이 최종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사진은 김민석(오른쪽)·정청래 후보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당 안팎에서는 정 후보가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1인1표제가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정치적 판단도 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정 후보가 1인1표제를 도입한 데에는 본인이 다시 당대표가 되는 데 유리하다는 판단도 어느 정도 있었을 거라고 본다"며 "지난 전당대회에서도 대의원 표에서는 박찬대 후보에게 밀렸지만 당원 표에서는 압도적으로 이겼다. 본인도 그 선거를 통해 대의원제가 있으면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걸 학습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전대에서는 정 후보의 기존 승리 공식이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현역 의원 등 당내 조직력에서 상대적으로 열세라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이를 상쇄할 것으로 기대됐던 권리당원 표심에서도 김 후보를 확실하게 앞서지 못하고 있어서다. 오히려 현재까지 누적 득표에서는 김 후보가 선두를 달리면서 조직력 열세를 '당심'으로 만회해온 정 후보의 기존 강점마저 흔들리는 모습이다.

다만 1인1표제가 아니었다면 정 후보가 지금보다 더 불리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리당원뿐 아니라 대의원 표심에 별도의 가중치를 부여하는 과거 방식이 유지됐다면 당내 조직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정 후보의 열세가 더욱 두드러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1인1표제를 하지 않고 기존 대의원제가 유지됐다면 정 후보는 지금보다 더 위험했을 수 있다"며 "현재 정 후보를 지지하는 현역 의원이 많지 않은 상황이고, 대의원제까지 그대로 적용됐다면 최종 결과에서는 표를 더 잃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정 후보의 연임 여부는 남은 호남과 수도권 권리당원 표심에 달렸다. 정 후보가 막판 역전에 성공할 경우 자신이 추진한 1인1표제 아래 다시 한번 '당심의 선택'을 받았다는 의미를 갖게 된다. 반면 김 후보에게 당권을 내줄 경우 정 후보의 기존 승리 공식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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