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울릉=김성권 기자] 경북 울릉군의회가 지역경제의 기반인 골목상권을 지원하고 군정 주요 정책에 주민과 전문가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14일 울릉군의회에 따르면 이날 제294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를 열고 홍성근 의원이 발의한 '울릉군 골목형상점가 지정 및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안'과 '울릉군 정책자문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안' 등 2건의 조례안을 의결했다.
이번 조례 제정은 크게 두 가지 변화에 초점이 맞춰진다. 하나는 그동안 각종 지원사업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소규모 골목상권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군정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 주민과 전문가의 참여를 확대하는 것이다.
울릉군의 경우 섬이라는 지역적 특성상 대규모 상권이나 전통시장 형태의 상권이 발달하기 어려운 만큼 소규모 점포들이 지역경제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지원제도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전통시장이나 상점가를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규모가 작은 골목상권은 상대적으로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경우가 있었다.
이번에 제정된 골목형상점가 조례는 이러한 현실을 제도적으로 보완하기 위한 장치다.
조례에 따라 일정 요건을 충족해 골목형상점가로 지정된 구역은 예산 범위에서 시설·경영 현대화, 공동시설 설치 및 환경개선, 상인 역량 강화 교육, 공동마케팅과 상권 홍보 등의 사업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특히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등록이 가능해지면서 골목형상점가로 지정된 지역의 소비 접근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단순히 개별 점포를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권을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 경쟁력을 높이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조례가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앞으로 실제 골목상권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지정하느냐가 관건이다.
울릉지역의 상권은 관광객 소비와 지역 주민의 생활 소비가 맞물려 있는 만큼, 골목형상점가 지정 이후 공동 마케팅과 관광 콘텐츠 연계 등을 어떻게 추진하느냐에 따라 정책 효과도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울릉공항 개항을 앞두고 관광객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관광객의 소비가 특정 시설이나 대형 업종에 집중되지 않고 지역 곳곳의 소상공인에게 확산될 수 있도록 골목상권을 관광자원과 연계하는 전략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조례가 단순한 지원 근거를 넘어 울릉의 골목상권을 관광과 지역경제가 결합하는 생활경제 플랫폼으로 키우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함께 의결된 '울릉군 정책자문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는 군정 운영 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제도적 장치로 주목된다.
이 조례는 군정 주요 정책의 입안과 계획 수립 과정에서 주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정책자문위원회 설치가 골자다.
홍성근 의원은 앞서 지난 지난달 30일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정책자문위원회 설치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지방행정이 복잡해지고 지역 현안 역시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행정 내부의 판단만으로 정책을 결정하기보다 현장의 주민과 분야별 전문가가 정책 과정에 참여하도록 제도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울릉은 지리적 특수성과 관광·교통·정주·환경 등 다양한 현안을 동시에 안고 있는 만큼 외부 전문가의 전문성과 지역 주민의 현장 경험을 함께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에 의결된 두 조례는 서로 다른 영역을 다루지만 궁극적으로는 지역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담는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골목형상점가 조례가 지역경제의 현장에서 활동하는 소상공인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장치라면, 정책자문위원회 조례는 주민과 전문가가 군정 정책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는 제도다.
홍성근 의원은 "이번 2건의 조례가 제정되면 골목상권 소상공인들의 자생력을 강화하고, 군정 운영에 주민의 목소리가 더 폭넓게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철우 울릉군의회 의장도 "골목상권은 지역 경제의 뿌리"라며 "골목상권이 살아나야 울릉 경제 전체가 활력을 되찾는 만큼, 의회가 소상공인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례 의결을 계기로 울릉군의 지역경제 정책이 개별 점포 지원을 넘어 상권 공동체 육성으로 확대되고, 군정 역시 행정 중심에서 주민·전문가와 함께 정책을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한 단계 진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결국 조례의 성패는 제도 자체보다 실행에 달려 있다. 골목형상점가의 적극적인 발굴과 지원사업 확대, 온누리상품권 가맹 확대, 정책자문위원회의 실질적인 의견 반영이 뒤따를 때 이번 조례는 울릉의 지역경제와 행정에 변화를 만드는 실질적인 제도로 자리 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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