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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3 대책] 23만호 공급에 금융·세제 풀었지만…"당장 살 집은 어디에"
2030년까지 착공 12만호+α…정비사업·PF 금융지원 확대
서울 공급 적고 입주 시차…유동성 확대·전월세 자극 우려도


국토교통부가 13일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집값과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헌우 기자
국토교통부가 13일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집값과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정부가 수도권 23만호+α의 공급 확대와 함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비사업 이주비 등 금융·세제 지원을 대폭 강화하면서 주택공급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자금 조달과 인허가 등 현장에서 공급을 가로막던 병목을 직접 건드렸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단기간에 집값과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입주 물량이 늘어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데다 금융 완화가 매수심리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3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공공택지와 도심 공급, 민간 금융·세제 지원 등을 통해 수도권에서 23만호+α의 추가 공급 효과를 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2026~2030년 추가 착공 물량은 12만호+α다. 민간 공급 금융·세제 지원과 규제 완화를 통해서는 5만9000호+α의 추가 착공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 PF·이주비까지 풀었다…막힌 사업 자금줄 지원

이번 대책에서 정부는 단순히 신규 공급 물량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사업이 실제 착공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금융 지원을 강화했다.

PF 대출보증 한도를 총사업비의 60%까지 높이는 특례를 2027년까지 연장하고 수도권 본PF 보증도 토지비뿐 아니라 공사비의 70%, 서울은 80%까지 확대한다. 보증료를 낮추고 보증 심사기간도 단축한다.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도 손질한다. 담보가치를 산정할 때 종전자산평가액과 종후자산평가액 가운데 높은 금액을 적용하고, 이주비·분양 중도금·잔금대출 등 주택공급 관련 대출은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목표에서 별도로 관리한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성 개선책도 포함됐다.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을 기존 75%에서 70%로 낮추고 시공사 단독 응찰 때 재입찰 절차를 간소화한다. 공공기여 임대주택 인수가격을 한시적으로 높이고 현금청산 부동산 취득세 감면 등 세제지원도 병행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이번 대책에 대해 "현재 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공급 수단을 사실상 총망라했다"며 기존에 확정된 공급 물량을 얼마나 빨리 시장에 내놓을지에 초점을 맞춘 '속도 중심'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정비사업의 경우 과거 용적률이나 기부채납 등 수치 조정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조합설립 동의율과 시공사 선정, 공사비 분쟁 등 실제 사업을 지연시키는 문제까지 다뤘다는 점에서 사업 속도를 높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23만호 공급하겠다지만…"당장 살 집이 부족"

다만 공급 효과가 당장 시장에 나타나기 어렵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정부가 제시한 23만호+α는 입주 물량이 아닌 전체적인 '추가 공급 효과'이고, 2030년까지 실제 추가 착공하는 물량은 12만호+α다.

공공택지 역시 기존 사업의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무게가 실렸다. 정부는 3기 신도시 등의 착공 기간을 평균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이고 기존 지구는 사업 단계에 따라 최대 1~2년 앞당기기로 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여기저기서 물량을 끌어모았지만 결국 대부분 착공 기준이고 2029년이나 2030년까지 착공하겠다는 내용"이라며 "지금 전월세 시장에서 불안해하는 무주택자가 체감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먼 미래"라고 말했다.

권대중 한성대학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도 이번 발표를 두고 "단기 주택 공급 정책이 아니다"라며 "지금 당장 입주할 집이 없으면 전월세와 주택가격은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 여력을 확대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늘어난 부분이 실수요자들에게 어떻게 배분되는지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의 주택 공급이 여전히 부족하다며 재개발·재건축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시스
전문가들은 서울의 주택 공급이 여전히 부족하다며 재개발·재건축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시스

◆ 공급 부족 서울, 정비사업이 관건…대출 총량 완화, 매수세 자극 우려

수요가 집중된 서울에서 단기간에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변수다. 이번에 공개한 신규 공공택지 가운데 서울 물량은 강서구 염창공원 부지 1000호이며, 남양주 와부읍 2만1700호와 경기 광주시 장지동 4500호 등 상당 부분은 경기지역에 위치한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연구위원은 "지금 집이 부족한 곳은 남양주, 광주가 아니라 서울"이라며 서울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재개발·재건축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울에서 이미 이주·철거 단계에 들어간 정비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면 비교적 빠른 시기에 공급으로 연결할 수 있다고 봤다.

가계대출총량 규제 완화와 이주비 대출 등의 총량관리 제외로 매수심리가 다시 회복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남 연구원은 "대출총량 관리 증가율 3% 상향 및 이주비 대출 등 대출총량관리 미포함은 공급 촉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평가하면서도 "시장에는 '유동성 확대 시그널'로 읽힐 수 있다"고 했다. 대출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서울 중하위 지역이나 수도권 비규제지역에서는 다시 거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정비사업 활성화가 임대차 시장에 미칠 영향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 연구원은 이주비 대출 완화와 사업성 개선, 행정절차 단축이 동시에 작동할 경우 여러 정비사업장의 이주가 비슷한 시기에 몰리면서 전월세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주 시기 분산 등 보완장치에 주의의 끈을 놓치면 안 된다"고 말했다.

mnm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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