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정치
[취재석] 장동혁에게 날아온 '올공 정치'의 청구서
張 '광복절 참석' 두고 당내 공방
스스로 만든 '아이러니'
강성 지지층에 갇힌 '올공 정치'…존재 이유 부정


오는 8월 15일 광복절 경축식을 앞두고 당 일각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불참 가능성이 제기되자 지도부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6월16일 오후 장 대표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 모습. /박헌우 기자
오는 8월 15일 광복절 경축식을 앞두고 당 일각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불참 가능성이 제기되자 지도부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6월16일 오후 장 대표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 모습.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제1야당 대표가 국가 경축식에 참석할 것인가, 말 것인가. 정상적인 정당 정치라면 질문거리조차 되지 않을 사안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어색한 설전이 벌어졌다. 오는 8월 15일 광복절 경축식을 앞두고 비당권파 일각에서 장동혁 대표의 불참 가능성을 제기하자, 지도부가 "이미 참석을 통보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급기야 장 대표 본인이 직접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광복절 행사에 당연히 참석하고, 오후에 올림픽공원에서 '올공데이'를 할 것"이라고 해명하는 촌극까지 이어졌다. 제1야당이 '당대표의 국가 행사 참석'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일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당사자가 직접 참석 여부를 확인해주는 장면은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다.

이 해프닝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은 다름 아닌 장 대표 자신이다. 지난 7월 17일 제헌절, 장 대표는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공식 경축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헌법 제정을 기념하는 국가적 의례 대신 그가 향한 곳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앞 시위 현장이었다. 국가 경축식보다 장외집회를 택한 '올공 행보'가 불과 한 달 만에 본인의 발목을 잡는 부메랑이 돼 돌아온 셈이다. 스스로 국가 행사를 건너뛴 선례를 남겼으니, 당 안팎에서 "이번에도 경축식 대신 올림픽공원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산 것도 자승자박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올공 정치'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는 점이다. 장 대표는 제헌절 하루뿐 아니라 6·3 지방선거 이후 올림픽공원 개표소 봉쇄 시위 현장을 반복해서 찾았다. '부정선거' 구호와 음모론이 난무하는 현장에서 피켓을 들고, 부정선거론을 주도해 온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의 현장 대면까지 연출했다.

그간 장 대표가 보여온 장외 행보가 당 안팎의 불신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6월16일 오후 장 대표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를 찾아 발언하고 있는 모습. /박헌우 기자
그간 장 대표가 보여온 장외 행보가 당 안팎의 불신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6월16일 오후 장 대표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를 찾아 발언하고 있는 모습. /박헌우 기자

이쯤 되면 장 대표의 지역구가 충남 보령·서천인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정치인이 지지자들을 만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 자체가 문제일 수는 없다. 그러나 제1야당 대표의 시선이 특정 장외집회에 지나치게 오래 머무는 동안 국민의힘이 정작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는 묻게 된다.

장 대표의 '올공 정치'가 향하는 곳에는 강성 지지층은 있지만 중도층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부정선거'를 외치는 집회 현장을 반복해서 찾는 모습이 국민의힘 외연 확장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도 의문이다. 황 전 총리와 한 프레임에 들어서는 모습은 더욱 뼈아프다. 보수정당의 새로운 길을 제시해야 할 현직 대표가 과거의 극단적 주장과 결별하기는커녕 그 한복판으로 걸어 들어가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결국 광복절 경축식 참석 여부를 둘러싼 이번 소동은 당 내부의 단순한 신경전만은 아니다. 장 대표 스스로 쌓아온 정치적 행보가 당내에서조차 '국가 경축식보다 올림픽공원을 택할 수 있는 대표'라는 의심을 낳았다는 데 본질이 있다. 당대표가 "국가 행사에 당연히 참석한다"고 직접 설명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그간의 행보가 남긴 청구서다.

제1야당 대표의 자리는 특정 지지층만을 대변하는 자리가 아니다. 정부·여당을 견제하고 민생의 대안을 제시하며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까지 설득해야 하는 자리다. 장 대표가 계속해서 올림픽공원이라는 좁은 울타리에 갇혀 그 반경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외연을 확장해야 할 야당 대표로서의 존재 이유마저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다. 지금 장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올공데이'가 아니라, 제1야당 대표가 있어야 할 자리가 어디인지 돌아보는 일이다.

sum@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