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수익성 지표 악화 전망…고부가 전환 집중

[더팩트|우지수 기자]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올해 2분기 나란히 영업이익 흑자를 내면서 호실적을 냈지만 하반기 업황이 다시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2분기 영업이익 4265억원, 매출 5조3289억원을 거뒀다. 롯데케미칼은 영업이익 1101억원, 매출 5조6864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적자에서 벗어났다. 금호석유화학은 영업이익 3390억원, 매출 2조2682억원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19.7% 늘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도 영업이익 871억원, 매출 1조4650억원을 기록했다.
실적을 떠받친 것은 재고 래깅 효과다. 래깅 효과는 원료를 사들인 시점과 이를 제품으로 만들어 파는 시점 사이의 가격 차이에서 생기는 손익이다. 원료 가격이 오르는 구간에서는 미리 싸게 확보해둔 재고가 투입돼 마진이 늘지만, 반대로 원료값이 내리면 비싸게 사둔 재고가 투입되는 사이 제품 가격만 떨어져 수익성이 쪼그라든다. 상반기에는 중동 전쟁으로 원료값이 뛰면서 전자가 작동했다.
문제는 3분기부터 이 효과가 거꾸로 작동하는 역래깅 국면에 들어섰다는 점이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이미 손익분기점 아래다. 산업통상부 원자재가격정보 기준 에틸렌 스프레드는 4월 평균 톤당 약 315달러에서 6월 135.3달러로 내려앉은 뒤 지난달 30일 100달러에 그쳤다. 업계가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250~300달러를 여전히 밑돈다. 현물 기준으로는 지난달 22일 톤당 -17.7달러로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원료 가격은 안정되지 않았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나프타 국제가격은 지난 6월 25일 배럴당 66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중동 정세가 다시 악화하며 반등해 지난달 30일 95.75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날 산업통상부 원자재가격정보 기준 국제 나프타 가격은 톤당 840달러로 올해 초 대비 56.42% 올랐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래깅 효과가 하반기에 회수되고 종전 이후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불확실한 상황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중국발 공급과잉도 부담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석탄화학(CTO)과 에탄화학(ECC) 설비를 활용해 에틸렌 수출을 늘리면서 아시아 시장의 공급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중국의 석유화학 설비 증설은 최소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들도 3분기 업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봤다. LG화학은 원료가 하락에 따른 반대 효과와 물류비 상승을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았다.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의 수요 관망과 합성수지 비수기 진입을, 한화솔루션은 케미칼 부문 역래깅 효과를 각각 언급했다. 롯데케미칼은 기초화학 수요 회복 지연과 원료가 변동성을 예상했다.
수요 회복 신호도 뚜렷하지 않다. 심영섭 롯데케미칼 영업본부장은 지난 7일 컨퍼런스콜에서 고객사 재고가 전반적으로 정상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진단하며 "최근 구매 패턴도 실수요 중심으로 변화했다"고 말했다. 3분기에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더라도 2분기만큼의 재고 축적 수요가 다시 나타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내놨다.
구조 개편 속도도 변수다. 업계에서는 대산 110만톤과 여수 139만톤을 합친 국내 나프타분해설비(NCC) 가동 중단 규모 249만톤을 정부 감축 목표 270만~370만톤의 67~92% 수준으로 본다. 다만 울산 산단과 여수 2호는 참여 기업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지연되고 있다.
석화업계는 수익성을 지키기 위해 범용 제품 의존도를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LG화학은 고부가 제품인 전기차용 합성고무(SSBR)와 반도체용 이소프로필알코올(IPA), 초고중합도 폴리염화비닐(PVC) 등의 매출 비중을 올해 10%에서 2030년 25%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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