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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제약, 신약개발 3년 만에 다시 떼낸다…'손익 분리' 승부수
R&D 적자·영업권 손상 부담 덜고 의약품 제조·판매 집중
신설 '티온엑스바이오'는 독자 경영…자생력 확보 과제


코오록제약이 항암 신약개발사와 흡수합병한 지 3년 만에 다시 분할한다. /더팩트 DB
코오록제약이 항암 신약개발사와 흡수합병한 지 3년 만에 다시 분할한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코오롱제약이 신약개발 사업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떼어낸다. 2023년 항암 신약개발사 플랫바이오를 흡수합병한 지 3년 만이다. 신약개발 사업의 수익화가 지연되는 가운데 기존 제약사업이 연구개발(R&D) 비용과 영업권 손상부담을 떠안는 구조가 이어지자, 사업을 분리해 수익성을 높이고 각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오롱제약은 신약개발 사업부문을 단순·인적분할해 의약품 연구개발 전문회사 '티온엑스바이오'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분할 이후 존속회사인 코오롱제약은 기존 의약품 제조·판매 사업을 맡고, 티온엑스바이오는 신약 연구개발을 전담한다.

분할 신주 배정기준일은 오는 9월 30일, 분할기일은 10월 1일이다. 기존 주주는 기준일 현재 보유 지분율에 따라 신설회사 주식을 배정받는다. 분할비율은 존속회사 45.63%, 티온엑스바이오 54.37%로 설정됐다. 신설회사로 넘어가는 사업규모는 작지 않다. 지난 3월 말 기준 신약개발부문의 순자산 장부가액은 389억원으로, 분할 전 전체 순자산(715억원)의 절반을 웃도는 규모다. 단순 연구조직 분리를 넘어 자산과 지식재산권, 계약 및 인력 등 R&D 관련 자원 대부분이 신설법인으로 이관되는 셈이다.

이번 인적분할은 코오롱제약이 2023년 6월 플랫바이오를 흡수합병한 지 3년 만에 이뤄졌다. 당시 회사는 기존 제약사업의 안정적인 영업망에 플랫바이오의 항암 파이프라인을 더해 신약 개발사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내걸었다. 합병 이후에는 전재광 대표가 제약사업을, 플랫바이오 창업자 김선진 대표가 신약개발 사업을 맡는 각자대표 체제도 구축했다.

그러나 합병 이후 신약개발 부문의 실적 부진과 비용 부담이 계속되며 전체 경영 성과의 발목을 잡았다. 신약개발 부문은 지난해 매출 1억2554만원, 영업손실 36억7179만원을 기록하는 등 최근 3년간 1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신약 개발이 지지부진하면서 기대했던 합병 시너지는 나타나지 않은 모습이다. 합병 당시 코오롱제약은 플랫바이오의 파이프라인에 대해 '2025년까지 라이선스 아웃을 목표로 한다'고 했지만 현재 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신약개발 부문은 주로 신약과 관련해 임상 디자인·컨설팅 업무를 맡고 있다. 신약사업에 대한 장부상 가치도 낮아졌다. 플랫바이오 합병 당시 인식했던 영업권(463억원) 중 119억원을 지난해 손상 처리하면서 회계상 부담도 가중됐다.

신약개발 부문의 적자와 영업권 손상은 코오롱제약 전체 실적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코오롱제약 매출은 1455억원으로 전년 보다 4.0%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61억원 흑자에서 3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익 역시 25억원 흑자에서 169억원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기존 제약사업에서 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신약개발 사업의 손실 등이 전체 실적에 반영된 결과다. 코오롱 지주 관계자는 "합병에 실패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서로가 분할이 유리하다 판단해서 분할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분할의 핵심 배경은 이 같은 '손익 분리'로 보인다. 매년 수십억원의 연구개발 비용이 들어가는 신약 사업을 떼어냄으로써, 코오롱제약은 R&D 리스크와 추가 자산 손상 위험에서 벗어나 본업인 의약품 제조·판매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신약개발 관련 영업권과 자산 역시 티온엑스바이오로 이전되는 만큼 향후 신약사업에서 추가적인 손상차손이 발생하더라도 기존 제약사업의 회계상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들 수 있다.

존속법인 코오롱제약은 피부과, 호흡기 등 기존 강점 분야를 바탕으로 에스테틱, 디지털헬스케어(DTx), 진단 등 영업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신규 사업으로 영역을 넓혀 수익성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반면 신설법인 티온엑스바이오는 기존 제약사업의 단기 실적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기존 제약사업의 단기적인 실적에 영향을 받지 않고 신약개발에 필요한 자원과 의사결정을 보다 전문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점도 기대효과로 꼽힌다. 바이오텍 특성에 맞춘 신속한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기술이전(L/O) 및 글로벌 공동연구에 속도를 내고, 향후 외부 투자 유치 등 자금 조달의 다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번 분할이 신약개발 사업의 부담을 단순히 떼어내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독립 이후 티온엑스바이오는 기존 제약사업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에 의존하기 어려워지는 만큼 자체적으로 연구개발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코오롱제약은 기존 의약품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

코오롱 지주 관계자는 "티온엑스바이오는 코오롱제약에서 분할된 자산을 바탕으로 신약개발 등 자체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현금조달 계획이나 IPO 계획은 따로 없다"고 밝혔다. 이어 "코오롱제약은 기존 의약품 사업을 바탕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2023년 제약과 바이오의 결합을 선택했던 코오롱제약이 3년 만에 각자도생을 통한 체질 개선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며 "존속법인은 기존 본업의 흑자 기조 회복을, 신설법인은 독자적인 R&D 성과와 자생력 확보를 신속히 증명하는 것이 이번 사업 재편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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