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경제
[TF미래전략포럼] 이준 웍스피어 전무 "10명 뽑던 자리에 3명만”…AI 시대 '인재'는
8월25일 <더팩트 미래전략포럼> 연사 이준 웍스피어 사업운영부문 전무 인터뷰
"3년간 신규 채용공고 43% 감소·지원 106% 증가"


이준 웍스피어 사업운영부문 전무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웍스피어 사옥에서 <더팩트>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전무는 AI 확산으로 경기 회복세에도 채용공고 수가 과거만큼 빠르게 늘지 않는 등 채용시장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남윤호 기자
이준 웍스피어 사업운영부문 전무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웍스피어 사옥에서 <더팩트>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전무는 AI 확산으로 경기 회복세에도 채용공고 수가 과거만큼 빠르게 늘지 않는 등 채용시장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남윤호 기자

AI는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을까요, 아니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까요. 생성형 AI의 확산으로 산업과 노동시장의 변화가 본격화하면서 업무 방식과 조직 구조, 채용과 인재 육성을 둘러싼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더팩트>는 정부와 산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을 통해 AI 시대의 일자리 변화와 지속 가능한 고용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과제를 짚어봤습니다. <편집자주>

☞ '제2회 더팩트미래전략포럼' 참가 신청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예전에 10명을 뽑는 포지션이었다면 이제는 인공지능(AI) 때문에 5명 정도 뽑아도 되고, 3명 뽑아도 됩니다. 그래서 채용공고 수 자체가 예전처럼 빠르게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채용시장의 공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경기 회복 시 시차를 두고 기업 채용이 살아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경기가 바닥을 통과해도 채용공고 반등 폭은 빠르게 늘지 않고 있다. AI가 기존 인력의 업무 일부를 대체하면서 기업의 채용 수요 자체가 구조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더팩트>는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웍스피어 본사에서 이준 사업운영부문 전무를 만나 AI 시대의 일자리 변화와 기업이 요구하는 새로운 인재상에 대해 들었다. 이 전무는 오는 25일 서울 마포구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열리는 '제2회 더팩트 미래전략포럼'에서 연사로 나서 AX(인공지능 전환) 시대의 인재상과 AI 확산에 따른 청년 고용의 미래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전무는 최근 채용시장에 대해 "2021~2022년 정점을 찍은 뒤 경기가 내려갔다가 내부 데이터를 보면 지난해 8월부터 바닥을 치고 다시 올라가는 회복세"라면서도 "AI가 나오고 나서 원래라면 회복세가 좀 더 빠르게 나타나야 하는데 공고 수를 보면 예상했던 것만큼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웍스피어 데이터에 따르면 채용시장 규모가 정점을 기록했던 2022년과 2025년을 비교할 경우 신규 채용공고는 43%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입사지원은 106% 늘었다. 공고 한 건당 지원자는 4.6명에서 16.4명으로 늘어나면서 경쟁 강도는 3.6배로 뛰었다.

단순한 경기 침체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변화다. 국제정세 불확실성과 장기화된 경기 부진으로 기업의 채용 여력이 줄어든 가운데 AI 전환이 직무 구조까지 바꾸고 있다는 게 이 전무의 분석이다.

◆ 사무·관리직 공고 3년 새 57%↓…"반복·정형화 업무부터 AI 영향"

AI의 영향은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

웍스피어가 2022년과 2025년 채용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사무·관리직 공고는 57% 감소해 직군 가운데 감소폭이 가장 컸다. 전문·기술직은 41%, 서비스·생산직은 38% 줄었다. 산업별로는 IT·정보통신 분야가 58%, 금융·은행 분야가 56% 감소했다.

이 전무는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는 AI를 통해 바로 자동화할 수 있기 때문에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며 "대표적으로 개발·IT 분야가 영향을 많이 받고 있고, 의외로 화이트칼라의 단순 사무 노동 관련 공고도 3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를 AI가 특정 직업을 완전히 없애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경기 침체와 AI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기업들이 자동화가 쉬운 정형화 업무를 중심으로 인력을 먼저 줄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AI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분야도 있다. 사람과 직접 대면하거나 현장에서 물리적으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직종이다.

이 전무는 "사람이 직접 대면해서 해야 하는 직업은 AI의 영향이 확실히 적다"며 "돌봄 업무나 현장에서 직접 무언가를 고치는 일, 사람과 사람이 만나야 하는 서비스업 등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하다"고 말했다.

◆ 개발자도 디자인하고 디자이너도 개발…"5명 팀이 1~2명으로"

AI는 단순히 채용 규모만 줄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존 직무 간 경계도 허물고 있다.

과거 IT 프로젝트에서는 기획자와 디자이너, 프론트엔드·백엔드 개발자, 프로덕트 매니저(PM)·프로덕트 오너(PO) 등의 역할이 명확하게 나뉘었다. 그러나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개발자가 직접 기획과 디자인을 하고, 디자이너 역시 AI를 활용해 개발 업무 일부를 수행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이 전무는 "지금은 개발자도 AI를 통해 디자인을 할 수 있고 기획도 할 수 있다"며 "반대로 디자이너가 자신이 디자인한 것을 백엔드와 프론트엔드까지 AI를 통해 만들 수도 있다. 직무 간 경계가 점점 무너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각의 직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직무 전환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디자이너가 PM이 될 수도 있고 개발자가 PO가 될 수도 있다. 예전에 5명이 필요했던 팀이 한두 명으로 돌아가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 분야의 전문성만 갖춘 인재보다 프로젝트 전체를 바라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의 가치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하나만, 내 분야만 알아서는 안 된다"며 "두루두루 전체의 문제를 가지고 우리가 어디로 가야 되는지를 명확하게 볼 수 있는 능력이 좀 더 중요해지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준 웍스피어 사업운영부문 전무는 채용 과정에서도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구직자는 AI로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작성하고, 기업은 AI로 지원자를 평가하는 이른바 'AI 대 AI 채용'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남윤호 기자
이준 웍스피어 사업운영부문 전무는 채용 과정에서도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구직자는 AI로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작성하고, 기업은 AI로 지원자를 평가하는 이른바 'AI 대 AI 채용'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남윤호 기자

◆ AI가 자소서 쓰고 AI가 평가…"결국 실제로 해봤느냐가 중요"

채용 과정에서도 AI 활용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구직자는 생성형 AI로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작성하고 기업은 AI를 이용해 수많은 지원서를 분석한다. 이른바 'AI 대 AI 채용'이다.

이 전무는 "이제는 AI로 지원을 하고 AI로 스캔을 하기 때문에 사실 어떻게 보면 AI와 AI의 경쟁이자 서로 인터랙션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누구나 AI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자기소개서나 이력서 자체의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그는 "서류나 지원에 관련된 데이터나 그 양이나 퀄리티는 AI 덕분에 아마 상향 평준화될 것"이라며 "결국 상향 평준화된 지원자 가운데 실제로 만났을 때, 또는 채용했을 때 이 사람이 문제를 풀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과정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스펙'보다 '경험'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 전무는 "단순히 이력서에 쓴 스펙이라든지 성과가 아니라 이 사람이 그 일을 실제로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냐가 중요하다"며 "진짜 문제를 정의하고 그 문제를 푼 경험이 있느냐 없느냐에서 차이가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실무 스펙이 아니라 실무 경험을 얼마나 많이 쌓았고, 내가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이 있고 그 문제를 풀어본 경험이 있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좁아지는 청년 취업문…신입 공고 48% 감소

문제는 실무 경험을 요구하는 기업이 늘어날수록 사회에 처음 진입하는 청년층의 취업문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웍스피어에 따르면 신입과 경력 무관 공고를 합친 이른바 '신입에게 열린 공고'는 최근 3년간 48%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력직 공고 감소폭은 26%였다. 청년층이 진입할 수 있는 일자리가 경력직보다 약 두 배 빠른 속도로 줄어든 셈이다.

AI 관련 일자리 역시 아직 청년층의 새로운 돌파구가 되지는 못하고 있다. 2025년 AI 명시 공고의 경력 요건을 분석한 결과 경력직이 70%로 가장 많았다. 경력 무관은 17%였고 신입만을 대상으로 한 공고는 3%에 불과했다.

이 전무는 한국 채용시장이 일본식 공채에서 미국식 수시채용으로 이동하는 과도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저희는 일본의 공채시장에서 시작해서 수시채용으로 넘어가는 중간에 있고 지금은 6대4에서 거의 7대3까지 공채가 계속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미국처럼 수시채용이 되다 보면 젊은 층의 청년들은 일단 경험이 있어야 뽑기 때문에 불리하게 된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경험이 없는 신입을 공채로 선발한 뒤 기업이 직접 교육했지만, 수시채용이 일반화되면서 기업이 입사 직후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선호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전무는 "예전에는 경험이 없어도 공채로 들어가서 교육을 회사에서 받았지만 이제는 수시채용이 되면 회사에서는 이미 교육받은, 실무가 있는 사람들을 원하다 보니까 중간에 커지는 시장이 인턴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 같으면 학점을 잘 받고 빨리 졸업해 공채로 들어가는 트렌드가 있었지만 이제는 4년 동안 적어도 인턴을 3~4번 해야 한다"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이 필요한 인재가 돼 그때그때 바로 실무에 투입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AI 아는 사람 아닌 AI 쓰는 사람 필요"…AI 공고는 역주행

전체 채용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AI 활용 능력을 요구하는 채용은 오히려 늘고 있다.

웍스피어에 따르면 전체 채용공고가 2022년 대비 43% 감소하는 동안 제목에 'AI'를 명시한 공고는 19% 증가했다. 전체 공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57%에서 1.19%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2025년 AI 명시 공고를 직무별로 보면 개발·AI·데이터가 45%로 가장 많았지만 기획·전략 16%, 영업 14%, 마케팅 7% 등 비(非)개발 직군으로도 빠르게 확산했다. AI 경력직의 제시 연봉은 전체 평균보다 41% 높았다.

올해 들어 이 같은 흐름은 더욱 뚜렷해졌다. 2026년 1분기 채용공고 직무기술서(JD)에 등장한 'AI' 키워드는 전년 동기 대비 87.4% 증가했다.

다만 이 전무는 AI 활용 능력이 별도의 경쟁력으로 평가받는 현상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1990년대 후반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 때는 '인터넷 검색사'라는 자격증도 있었지만 지금 그 자격증을 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누구나 인터넷을 쓰기 때문이다. 지금도 과도기이기 때문에 AI라는 키워드가 계속 올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3년 지나면 아마 모든 직업이나 일자리에서 AI를 무조건 기본적으로 쓸 것"이라며 "그때 가서 AI를 따로 떼서 보는 것 자체가 큰 의미는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은 특정 AI 자격증이나 단순한 도구 사용 능력이 아니라 이를 실제 업무에 적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전무는 "특별한 자격증보다는 실무 능력이 중요하다"며 "자기가 좋아하거나 잘하는 분야에 따라 프로젝트나 실무 경험을 일관성 있게 쌓고, 그 경험이 이력서에 남는 것이 훨씬 더 매력적인 인재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준 웍스피어 사업운영부문 전무는 전체 채용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AI 활용 능력을 요구하는 인재 수요는 오히려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웍스피어에 따르면 전체 채용공고가 2022년 대비 43% 감소한 반면 제목에 'AI'를 명시한 공고는 19% 증가했다. /남윤호 기자
이준 웍스피어 사업운영부문 전무는 전체 채용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AI 활용 능력을 요구하는 인재 수요는 오히려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웍스피어에 따르면 전체 채용공고가 2022년 대비 43% 감소한 반면 제목에 'AI'를 명시한 공고는 19% 증가했다. /남윤호 기자

◆ "일자리 구조 이미 바뀌었다…경기 회복돼도 과거로 안 돌아가"

향후 채용시장은 구직자가 기업의 공고를 찾아 지원하는 방식에서 기업이 적합한 인재를 먼저 찾아 제안하는 구조로도 빠르게 이동할 전망이다.

실제 웍스피어 플랫폼에서 2022년부터 2025년 사이 입사·이직 제안 건수는 31% 증가했다. 구직자 1인당 연간 입사 제안은 평균 8회 수준으로 나타났다. 제안 주체는 중소기업이 62%로 가장 많았고 대기업 24%, 중견기업 13% 순이었다.

수시채용이 확대될수록 추천과 네트워크의 중요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전무는 "같이 일해본 사람이 추천하는 경우 이미 실무 능력이 검증됐기 때문에 추천으로 들어가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라며 "수시채용이 확대될수록 검증된 인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기 때문에 추천이 검증의 한 요소로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채용시장이 경기 회복과 함께 다시 반등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모습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 전무는 "새로운 것이 나오면 빨리 배우고 트렌드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면서도 "트렌드는 계속 바뀌지만 바뀌지 않는 것은 결국 사람과 관계에서의 신뢰"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 입장에서도 당장 우리가 가진 문제를 채용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도 그런 트렌드가 굉장히 강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AI가 바꾸고 있는 것은 단순한 일자리의 숫자만이 아니라 기업이 사람을 뽑는 방식과 구직자가 취업을 준비하는 방식 자체라는 설명이다.

이 전무는 "규모는 경기를 따라 돌아올 수 있지만 구조는 이미 다른 방향으로 가 있다"며 "지금 시장이 찾는 건 AI를 아는 사람이 아니라 AI를 쓰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christ@tf.co.kr

'제2회 더팩트미래전략포럼' 참가는 기사 위 링크를 통해 무료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일시 : 2026년 8월 25일(화) 오후 3시 30분
장소 : 서울 마포구 상암동 1622, 중소기업DMC타워 4층 컨벤션홀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