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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치면 내홍·멀어지면 표분산…민주당이 마주할 '혁신당 딜레마'
與 전대 주요 의제 된 '합당'…향후 재추진 가능성
벼랑 끝 혁신당, 총선 대거 공천 방침…與에 영향?


향후 더불어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재추진할 때 어떤 방법으로 추진하던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사진은 신장식 조국혁신당 신임 대표(오른쪽)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예방하며 인사말을 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향후 더불어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재추진할 때 어떤 방법으로 추진하던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사진은 신장식 조국혁신당 신임 대표(오른쪽)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예방하며 인사말을 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이태훈·이하린 기자] 향후 더불어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재추진할 때 시도할 수 있는 방식으로는 '당 대 당 합당'과 '흡수 합당'이 언급된다. 다만 두 방법 모두 추진 시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는 게 여권의 주된 시각이다. 어떤 방식으로 합당을 추진하더라도 민주당이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향후 선출되는 여당 지도부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당권 주자인 송영길·정청래·김민석(기호순) 당대표 후보는 8·17 전당대회 과정에서 토론 등을 통해 혁신당과의 합당에 대한 견해를 가감 없이 밝히고 있다. 정 후보는 전대 후 혁신당과 최대한 빠르게 합당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김 후보는 합당 자체에 반대하진 않으면서도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송 후보는 민주당 당권 주자 중 가장 합당에 비관적이다.

이번 민주당 전대에서 혁신당과의 통합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 만큼, 향후 특정 시점에서 민주당과 혁신당의 합당론이 재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여권 내 주된 시각이다. 다만 합당 방식에 따라 다양한 후폭풍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민주당으로서도 과거 정청래 지도부의 '깜짝 합당 추진 발표'와 같은 섣부른 접근은 어려울 거란 관측이 나온다.

향후 이뤄질 수 있는 양당 합당 논의의 핵심은 '민주당이 혁신당 지분을 얼마나 인정할 수 있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혁신당이 사실상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식의 합당으로는 혁신당의 원활한 협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범여권 내부 시각이다.

민주당 내부에선 혁신당 간판인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의 정치적 위상 하락 등을 고려할 때, 합당 과정에서 혁신당의 지분을 크게 인정해 주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상당히 깔려 있다. 민주당 유력 당권 주자인 김민석 후보는 지난달 27일 KBC광주방송 인터뷰에서 "(혁신당에) 미안하지만 흡수합당 외에 무슨 방법이 있겠나. 힘을 합치는 것은 좋지만, 기본 틀을 바꾸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의 흡수 합당 시도는 조국혁신당의 생존 본능을 자극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은 김준형 혁신당 원내대표(왼쪽 네번째)가 혁신당 신임 지도부와 함께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흡수 합당 시도는 조국혁신당의 생존 본능을 자극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은 김준형 혁신당 원내대표(왼쪽 네번째)가 혁신당 신임 지도부와 함께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다만 이 경우 혁신당의 '생존 본능'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게 민주당 고민이다. 민주당과의 합당을 통해 얻을 게 없다는 판단을 내린다면 혁신당은 독자 생존을 위해 이어지는 선거에 후보들을 내야만 한다. 이는 2028년 총선에서 보수 정당 후보와 겨뤄야 하는 민주당 후보들에 분명 부담이다. 혁신당 후보들의 독자 출마는 특히 접전지에서 국민의힘 후보와 경쟁해야 하는 민주당 후보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더팩트>와 만나 "2022년 대선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가져간 표가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의 낙선에 영향을 미치면서 진보 진영이 상당히 곤욕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그것 때문에 당시 (진보 진영의) 내홍이 상당했다"면서 "계엄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도 민주당은 과반 득표를 얻지 못했는데, 만약 혁신당이 조국 원장을 독자 대선 후보로 내세운다면 (보수 진영을 상대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당도 실익 없는 합당보단 민주당과의 경쟁을 감수해서라도 생존에 나설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신장식 혁신당 대표는 지난달 18일 충청권 당원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에서 "2024년 총선에서 혁신당은 민주 진영의 승리를 위해 지역구 후보를 출마시키지 않았지만, 2028년 총선은 다를 것"이라며 "특히 '문재인·조국 때리기'를 일삼으며 돌팔매질하는 반개혁 세력이 있는 곳에 반드시 후보를 내겠다"고 했다. 혁신당 관계자는 <더팩트>와 만나 "혁신당이 총선에서 호남뿐 아니라 수도권, 충청권, 영남권 모두 후보를 내면 민주당이 접전 지역에서 의석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조국혁신당 지분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합당을 추진하더라도 진통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엔 민주당 내에서 공천을 둘러싼 내홍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사진은 정청래 당시 민주당 대표와 조국 혁신당 대표가 지난해 11월 26일 국회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는 모습. /남윤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조국혁신당 지분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합당을 추진하더라도 진통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엔 민주당 내에서 공천을 둘러싼 내홍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사진은 정청래 당시 민주당 대표와 조국 혁신당 대표가 지난해 11월 26일 국회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는 모습. /남윤호 기자

민주당이 혁신당 지분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합당을 추진하더라도 진통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경우엔 민주당 내에서 '내홍'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분을 인정받은 혁신당은 당 지도부와 사무처 등에 자신들의 자리를 요구하는 것을 넘어, 당선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에서의 2028년 총선 공천권과 비례대표 의석 배분을 요구할 공산이 크다.

한 범여권 성향의 의원은 <더팩트>와 만나 "민주 진영의 당선 가능성이 낮은 영남 지역을 제외하곤 이미 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과 출마 희망자들이 즐비하다"며 "(합당이 성사되면) 혁신당에서도 당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요구할 텐데, (이 경우) 내부 갈등이 크게 번질 수 있다"고 짚었다.

현재 민주당 당권 주자 중 혁신당과의 통합에 가장 긍정적인 인물은 정청래 후보다. 정 후보는 최근 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관련해 "통합·합당을 하려는데 '흡수합당' 같은 말을 하면 누가 (합당을) 하려고 하겠느냐. 그럴수록 대우해야 한다"며 합당 추진 시 혁신당의 지분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다만 혁신당이 실제 합당 과정에서 협상력을 키우기 위해선 자강 노력을 통한 존재감 확장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통화에서 "민주당이 혁신당을 '총선 파트너'로 인정하기 위해선 혁신당이 몸값을 스스로 증명해 내야 한다"며 "지금처럼 혁신당만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집권 여당인 민주당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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