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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회장 오른 한화생명 김동원…해외사업 확장 넘어 결실 맺을까
해외 확장 성과 인정한 승진…기존 CGO 역할 유지
글로벌 내실화 기반 본업·자본·주주환원 선순환 주목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동안 주도해온 글로벌 금융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화생명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동안 주도해온 글로벌 금융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화생명

[더팩트 | 김태환 기자]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동안 주도해온 글로벌 금융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승진 이후에도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역할을 그대로 수행하는 만큼 인도네시아와 미국을 중심으로 확장한 해외사업을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정착시키고, 이를 한화생명의 본업 경쟁력과 자본여력, 주주가치 확대로 연결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달 30일 주요 경영진 승진 인사를 단행하고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김 부회장은 이달 1일부터 부회장 업무를 시작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 부회장은 2014년 한화생명 디지털팀장으로 입사한 이후 최고디지털책임자(CDO)와 CGO를 거치며 한화생명의 디지털 혁신과 해외사업 확대를 이끌어왔다.

특히 보험업에 머물렀던 한화생명의 해외사업 영역을 은행과 증권으로 넓히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리포손해보험과 노부은행을 인수한 데 이어 미국 벨로시티증권을 품으며 해외 금융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기존 생명보험 법인에 손해보험사와 은행을 더해 생명보험·손해보험·은행을 아우르는 종합금융 체계를 구축했다. 미국에서는 벨로시티증권 인수를 통해 현지 증권업에 진출하며 글로벌 사업 범위를 자산관리와 투자금융 영역까지 넓혔다.

해외 자회사들은 한화생명의 연결 실적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8363억원으로, 해외 주요 자회사는 117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노부은행과 벨로시티증권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6개월분의 손익만 연결 실적에 반영됐음에도 인수 첫해부터 이익에 기여했다.

올해 1분기에도 해외 주요 종속법인은 45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한화생명의 연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9% 증가한 3816억원을 기록했고, 별도 순이익도 103% 늘어난 2478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사업이 단순한 외형 확장을 넘어 연결 이익을 구성하는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인사를 김 부회장이 추진해온 글로벌 전략에 대한 그룹 차원의 신임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담당 업무를 바꾸지 않은 채 직급을 부회장으로 높인 것은 기존 사업 방향을 유지하면서도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성과를 주문한 인사라는 해석이다.

특히 오너가 3세인 김 부회장이 한화 금융부문의 차기 리더로 거론돼온 점을 고려하면 단순히 연차나 지위에 따라 이뤄진 승진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외 금융회사 인수를 통해 성장 지도를 넓힌 데서 나아가 인수기업의 수익성과 사업 시너지를 구체적으로 입증하라는 기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승진 이후 김 부회장의 경영 성과를 가를 중심축은 글로벌 사업의 추가적인 외형 확장보다 '내실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부은행과 벨로시티증권 등 기존 해외 거점이 자체적인 이익 창출 능력을 높이고 모회사에 대한 추가적인 자본 의존도를 낮춰야 한화생명의 글로벌 전략도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은행 간 고객과 상품, 판매채널을 연계한 종합금융 모델의 구체적인 성과가 기대된다. 보험 고객에게 은행 상품을 제공하거나 은행 고객을 보험 판매로 연결하는 등 현지 금융사 간 교차판매가 본격화하면 고객 기반 확대와 비용 효율화를 동시에 꾀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벨로시티증권을 기반으로 현지 증권사업의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구축하는 작업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한화생명과 한화자산운용 등 국내 금융계열사의 상품·운용 역량을 현지 사업과 결합할 경우 투자상품 공급과 자산관리 분야에서도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김 부회장이 CDO 시절부터 추진해온 디지털 역량을 해외 금융사에 접목할 가능성도 주목된다. 디지털 플랫폼과 데이터 기반 영업체계를 현지 법인에 적용하면 고객 확보와 상품 판매, 업무 효율화 과정에서 인수기업 간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

글로벌 사업의 내실화는 해외 자회사의 실적 개선에 그치지 않고 한화생명의 본업 경쟁력과 자본관리, 주주환원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해외 자회사들이 안정적인 이익 기반을 구축하면 연결 실적의 변동성을 낮추고, 장기적으로는 한화생명이 보험상품과 영업채널 경쟁력 강화에 투입할 수 있는 여력도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올해 1분기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이 전년 동기보다 25.1% 증가한 6109억원을 기록했고, 보유계약 CSM도 전 분기보다 2072억원 늘어난 8조9209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사업을 통한 수익 다변화와 보장성보험 중심의 본업 성장이 맞물리면 연결과 별도 실적이 함께 성장하는 보다 안정적인 이익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해외 자회사의 자체 수익성이 높아지는 것은 자본관리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현지 법인의 추가 출자나 자본지원 부담을 완화해 한화생명의 자본 배분 여력을 넓힐 수 있어서다. 한화생명의 올해 1분기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은 전 분기보다 4.5%포인트 상승한 162%로 예상됐다. 향후에는 해외사업의 성장과 함께 보험손익 및 자본구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능력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자본여력이 충분히 확보되면 배당 재개와 자사주 처리 등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도 넓어진다. 결국 김 부회장이 주도해온 글로벌 사업의 성과가 해외 자회사 이익 증가를 넘어 본업 경쟁력 강화와 자본건전성 제고, 주주가치 회복으로 이어져야 이번 승진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현실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한화생명은 이번 승진에 따른 업무 변화보다는 기존 역할의 연속성에 무게를 뒀다. 김 부회장이 새로운 사업영역을 맡은 것이 아니라 기존 CGO로서 추진해온 글로벌 전략을 계속 이끌게 된다는 설명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김 부회장의 직급이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높아진 것"이라며 "기존 CGO 역할을 그대로 수행하기 때문에 향후 과제도 글로벌 사업과 관련한 업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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