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네트워크 상호 활용 검토
중국 견제 심화…한국 이점 활용 가능성↑

[더팩트 | 박성호 기자] 글로벌 영토 확장을 노리는 한국과 중국 자동차 업계가 동반자 수준의 협력을 검토한다. KG모빌리티와 체리자동차는 파워트레인 공유부터 글로벌 생산시설·네트워크 활용까지 전방위적 협력을 논의하기로 했다.
관세 등 여파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가중되자 양국 기업이 서로의 강점을 이용하기로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완성차 업계는 한중 합종연횡이 윈윈 전략으로 이어질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G모빌리티(KGM)는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에서 'KGM-체리자동차 글로벌 동반 성장을 위한 전략적 투자 계약 체결식'을 진행했다.
양사는 이번 계약을 통해 KG그룹이 보유한 해외 네트워크 역량과 체리자동차의 친환경차 제조 기술력 등 각 사의 장점을 확인하고 발전시키기로 했다.
현재 논의는 초기 단계 수준이다. 이에 양사는 최고경영층이 참여하는 분야별 테스크포스(TF)를 꾸린다. 분야별 사업 추진방안과 역할 분담 등을 구체화하기로 한 것이다.
예로 KGM은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70년 넘게 쌓아온 신뢰와 네트워크가 강점이다. 체리자동차는 다양한 친환경차 파워트레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로봇 등 미래모빌리티 시장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
이에 양사는 프로젝트 'SE10'에 이은 두 번째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또한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해외 생산 및 사업 거점에 대한 공동 투자도 협의한다. 사업성이 확인된 해외 시장은 구체적인 투자 방식과 협력 모델을 검토할 방침이다.
그 밖에도 자동차 이외의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도 로봇과 반도체 사업 등에 대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관세 유리 한국…자본 우위 중국과 '합작'
완성차 업계는 이번 협력이 양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결정됐다고 본다.
중국 완성차 업계는 자국의 친환경차 육성 정책을 활용해 급성장했다. 엔진과 변속기, 모터를 결합한 신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연구개발비는 1조~2조원 단위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기업들은 국가의 구매보조금 등을 활용해 대규모 투자를 통한 연구개발을 완료했다.
그러나 국가 차원의 지원이 불공정한 경쟁을 유발한다는 주장이 세계 각지에서 제기됐다. 유럽연합(EU)은 중국산 친환경차에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고, 미국은 중국산 자동차의 미국 진출을 사실상 차단하고 있다.
이에 중국 기업들은 우회로 확보에 나섰다. 유럽과 남미 등에 현지 공장을 마련하는 등 추가 관세 부과 조치 대응에 나섰다.
한국 기업인 KGM과의 협력은 또 다른 우회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도 미국 등의 보호무역주의에 자유롭진 못하지만, 중국에 비해 규제에 대응하기 수월하다.
반면 KGM은 중국의 자본을 활용해 신규 해외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친환경차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중국의 친환경차 제조 기술을 활용하면 경쟁 우위를 누릴 수 있다. 또한, 게다가 체리자동차는 이미 130개국에 친환경차를 수출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향후 양사가 공동 출자 등을 통해 해외 거점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중국은 한국의 관세 이점을 활용하고, 한국은 중국의 대규모 자본을 활용하는 식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KGM의 한국 공장을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미 지리자동차그룹 소속 브랜드 폴스타는 르노와 협력을 맺고, 폴스타4를 르노코리아 부산 공장에서 생산 및 수출하며 첫 물꼬를 텄다.
다만, 주요 국가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하고 있다는 점은 양사 협력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생산지 규제에 이어 중국계 커넥티드카 소프트웨어 등까지 규제하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KGM은 체리자동차에 비해 자본력이 부족해 신규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중국은 핵심 자동차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 진출할 교두보가 필요하다"며 "중국은 플랫폼 공유로 추가 수익을 얻고, KGM은 제3국 진출 루트를 확보했다는 점만으로도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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