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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실적 사상 최대…삼전·닉스가 꺼낸 '장기공급계약'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서 LTA 설명에 무게
5년 단위 메모리 공급 계약이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장기공급계약(LTA)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팩트 DB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장기공급계약(LTA)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우지수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분기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가운데 각각 컨퍼런스콜에서 장기공급계약(LTA)을 언급했다. 두 회사 모두 실적 수치는 물론 미래 메모리 공급 계약 설명 비중을 키웠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 간 메모리 거래는 분기 단위로 가격을 새로 매기던 방식에서 여러 해 물량을 미리 약정하고 공급을 보장하는 형식으로 재편되고 있다. 양사가 이번 실적발표에서 LTA를 주요 발표로 다룬 배경으로 읽힌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6.8%, 영업이익은 557.2%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76%다. 삼성전자는 이튿날인 30일 매출 171조4995억원, 영업이익 89조4924억원을 확정 공시했다. 반도체(DS)부문이 매출 127조5000억원, 영업이익 89조2000억원을 담당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전체 생산능력(캐파) 가운데 60~70%를 LTA 물량으로 운영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5년을 기본으로 매년 협상을 거쳐 기간을 1년씩 늘려가는 롤링 방식이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고객 5곳과는 계약을 마쳤고 인공지능(AI) 분야 대형 고객 5곳과도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고 설명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채우지 못한 수요가 내년으로 넘어가 공급 부족이 심화하고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며 "많은 고객사들이 다년 공급 계약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약에는 선수금과 가격 하한선 조건이 붙었다.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에서도 계약이 시작됐다.

SK하이닉스는 핵심 고객을 포함한 10여개 고객과 협상을 마무리했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 측은 고객과 제품 특성에 따라 계약 형태를 달리 설계한다며 통상 5년을 기본으로 계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질적인 구매 약정을 받아내는 것이 관건이며 예치금처럼 이행력과 수요 가시성을 높이는 장치를 넣었다는 설명이다. 계약을 맺으려는 고객 의향이 강해지는 흐름은 "AI 인프라 투자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방증"이라고 해석했다.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관계자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를 항공기에 탑재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관계자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를 항공기에 탑재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그룹 총수 행보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이 자리에서 브로드컴과 향후 5년간 2000억달러 규모 첨단 메모리 공급 및 AI 칩 파운드리 협력 업무협약을 맺었다. SK는 엔비디아 등과 향후 5년간 7500억달러 규모 첨단 메모리 장기 공급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메모리 업계 장기계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다만 과거 호황기 계약은 기간이 짧고 구속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근 계약은 기간이 최대 5년으로 늘고 선수금과 하한선이 붙었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는 시각이 나온다. 미국 마이크론도 6월 실적발표에서 기존 장기계약보다 구속력을 강화한 전략적고객합의(SCA) 16건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호황이 꺾인 뒤를 겨냥한 포석으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 메모리는 가격이 오르면 실적이 급등하고 내리면 적자로 돌아서는 경기민감형 산업으로 분류돼 왔는데, 5년 계약에 선수금과 하한선이 붙으면 다음 하강 국면에서도 일정 물량과 가격이 미리 확정된다. 파운드리처럼 수주 기반 사업 구조로 옮겨가는 과정이라는 평가다.

반대로 가격 급등기에 상승분을 온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은 제약으로 지목된다. SK하이닉스가 시장이 우호적일 때 추가 수요와 성장 기회를 활용할 유연성도 유지하겠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부담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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