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교통·특혜 논란 그대로…시 행정력 낭비 우려

[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대전시 도안 2단계 2-9지구 중심상업지역 개발을 둘러싼 논란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어 대전시의 행정력 낭비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중심상업지역에 주상복합 아파트를 짓게 해달라는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신청했다가 결정 직전에 자진 취하했던 시행사가 지난달 초 대전시에 용도 변경 신청서를 다시 제출했다.
도안 2-9지구는 당초 중심상업용지로 계획된 부지로 도안신도시의 업무·상업·문화 기능을 담당하는 핵심 입지로 조성될 예정이었지만, 시행사는 이 부지를 1600여 세대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 단지로 개발하기 위해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시행사는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제출했다가 교육시설 부족과 공공기여 문제, 교통 영향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지난해 자진 취하했다. 당시 지역 사회에서는 대전시의 부정적인 검토 기류를 의식한 '전략적 취하'라는 시선도 나왔다.
그러나 취하 이후 1년여 만에 사업이 다시 추진되면서 기존 논란이 해소됐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교육 인프라 부족이다. 1600여 세대 규모의 공동주택이 들어서면 상당수의 학생 유입이 예상되지만 해당 용지에는 학교용지가 확보돼 있지 않다.
대전시교육청은 과거 검토 과정에서도 학생 배치에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신설 계획 없이 대규모 주거시설이 공급될 경우 인근 학교의 과밀화와 원거리 통학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도시계획의 원칙 훼손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다. 도안 2단계는 상업·업무 기능을 중심으로 계획된 신도시인 만큼 특정 사업자의 사업성을 이유로 용도 변경을 허용할 경우 향후 다른 중심상업용지 개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도안신도시 내 다른 중심상업용지 사업자들이 유사한 용도 변경을 요구할 경우 형평성 논란과 함께 도시계획의 일관성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교통과 기반 시설 문제 역시 과제로 남아 있다. 1600세대가 넘는 공동주택이 들어서면 교통량 증가가 불가피하지만 도로 확충과 공공시설 확보 방안 등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반면, 장기간 개발이 지연된 중심상업용지를 현실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상업시설 공급 과잉과 소비 패턴 변화 등을 고려할 때 일정 부분 주거 기능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다만, 이런 주장 역시 교육과 교통, 공공기여 등 기반 시설 문제가 선행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도시계획 전문가인 한 교수는 "상업지역을 활성화하겠다고 그곳에 집을 짓겠다는 주장은 도시계획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신도시 중심상업지역은 당장 분양성만 보는 공간이 아니라 도시가 완성됐을 때 필요한 기능을 고려해 기다려야 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전시 정권이 바뀌었다고 도시계획까지 곧바로 바뀔수도, 변경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부동산 경기에 따라 도시를 개발하면 도시계획은 공공계획이 아니라 민간사업의 수익성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전락한다"고 경고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시행사의 신청은 법에서 보장한 권리인 만큼 시는 절차에 따라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제출된 신청서는 보완을 요청한 상태로, 보완 서류가 접수되면 대전시교육청과의 협의와 관계부서 검토, 주민공람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안은 시민들의 관심이 큰 만큼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 앞서 자문 절차를 거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관련 법과 절차에 따라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더욱 꼼꼼하게 심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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